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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100주년 기념 '우리 동요 100' 음반 나왔다

4년 전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에 이어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발매

23.05.29 15:58최종업데이트23.05.2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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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100주년 기념으로 기획.제작된 동요집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 아울로스 미디어


일제강점기에 방정환은 아이를 인격을 지닌 독립된 사회구성원으로 대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어린이'라고 불렀고, "어린이에게 존댓말을 쓰자"라는 캠페인도 벌였다. 지난 1923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문화운동단체인 '색동회'를 만들었고, 어린이잡지인 <어린이>를 창간했으며,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공식 지정했다. 특히 작곡가 윤극영을 찾아가 '우리 동요를 만들자'고 제안했고, 이듬해(1924년) 10월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동요인 '반달'(윤극영 작사.작곡)이 <동아일보>에 발표됐다.  

이렇게 '1923년'과 '1924년'은 어린이와 동요의 역사에서 매우 뜻깊은 해가 됐다. 그로부터 각각 100년과 99년이 흐른 가운데, 우리 동요 100곡이 담긴 동요집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에게>(아울로스 미디어)가  나왔다. 어린이날 100주년을 기념하는 것은 물론이고 최초의 창작동요 '반달' 발표 100주년(2024년)을 미리 축하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코로나 속에서 기획된 동요 음반… "실내악 편성으로 제작"

우리 동요 100곡이 담긴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음반은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관계 단절이 일상화되던 지난 2021년 5월 기획됐다. 하지만 노래를 부르는 어린이들과 음반 기획.제작 실무자들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한동안 녹음이 연기되기도 했다. 음반 기획.제작에 참여한 권단비 작가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로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잃어버렸다. 마스크에 가려진 아이들의 예쁜 미소와 목소리도 듣기 어려웠다. 음반을 녹음할 당시에도 어려운 상황은 이어졌다. (중략) 녹음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가창 어린이들이 '발음'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쉽고 흔한 우리말 단어조차 발음하기 어려워하는 어린이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다 함께 그 이유에대해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다 발음 방법을 알려줄 때조차 '에', '애'가 아닌 'e', 'æ' 영어식 접근으로 설명해야 쉽게 이해하는 어린이들을 보며 아마도 한국어발음을 제대로 익히기 전에 외국어 발음이 익숙해진 탓은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그럴수록 어린이들이 우리 동요를 많이 접하고, 예쁜 우리말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자라길 바라는 마음이 커졌다."

그런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음반은 나왔다. "동요에 관심이 없는 어린이들에게 어떤 곡을 들려줘야 동요를 사랑하게 될까?", "어린이들이 들으면 좋은 동요는 과연 어떤 곡일까?" 등의 질문 속에서 '우리 동요 100곡'의 선곡이 이루어졌고, 이는 각각 '아침해님', '저녁노을', '아기별님', '엄마달님'이라는 이름(title)을 달고 총 네 장의 음반에 담겼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음반은 '방송 인기 동요'로 꾸몄다. '나무의 노래'(최신영 작사, 김동신 작곡), '연어야 연어야'(주유미 작사.작곡), '다섯글자 예쁜 말'(정수은 작사, 임수연 작곡), '네 잎 클로버'(박영신 작사.작곡), '참 좋은 말'(김완기 작사, 장지원 작곡), '내 손은 바람을 그려요'(박윤희 작사, 정보형 작곡), '별동별'(김봉학작사.작곡), '노을 지는 강가에서'(김봉학 작사.작곡), '사과나무'(곽진영 작사, 이은수 작곡) 등 최근에 창작된 인기 동요 총 50곡을 수록했다.  

세 번째 음반은 '아기달님'이라는 이름처럼 유아들에게 인기있는 동요들로 구성했다. '둥근 해가 떴습니다'(작가 미상, 용택수 작곡), '둥글게 둥글게'(이수인 작사.작곡), '짤랑짤랑'(정근 작사, 이수인 작곡) 등 익숙한 동요들은 어른들에게도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이 음반에는 '곰 세 마리', '나비야', '머리 어깨 무릎발', '옹달샘', '똑같아요', '비행기' 등 외국곡들도 포함돼 있다. 특히 그 중에서 '옹달샘'과 '똑같아요', '비행기' 등은  작사가 윤석중이 가사를 붙인 곡들이다.  

네 번째 음반(엄마달님)은 '우리 동요의 클래식'이자 '고갱이'라고 할 만한 곡들을 모았다. 최초의 창작동요인 '반달'부터 시작해 '오빠생각'(최순애 작사, 박태준작곡), '나란히 나란히'(윤석중 작사, 윤극영 작곡), '섬집아이'(한인현 작사, 이흥렬 작곡), '초록바다'(박경종 작사, 이계석 작곡), '과수원길'(박화목 작사, 김공선 작곡) 등 주옥같은 동요들이 출렁거린다. 

특히 이번 음반에는 국내 최초이자 국내 유일의 어린이 음악 프로그램인 KBS의 '누가 누가 잘하나'와 '창작동요대회', KBS 1라디오의 '내 마음의 동요'에서 동요전문 작가로 활동해온 황설윤 작가가 협력프로듀서(Associate Producer)로 참여했다. 또한 KBS의 '창작동요대회' 대상 등 각종 동요대회에서 수상하고 다양한 공연활동을 펼치고 있는 어린이들과 합창단('현음 어린이 합창단', '위드 엔젤스', '브릴란떼 어린이 합창단')이 직접 노래를 불러 음반의 수준을 한껏 높였다. 

권단비 작가는 "모두에게 친숙한 동화 속 해님, 별님, 달님, 노을로 나눠진 다양한 장르의 동요 100곡은 원곡의 클래식한 느낌을 살려내기 위해 디지털 미디, 전자악기가 아닌 실내악 편성을 바탕으로 제작된 반주에 96KHz/24bit로 녹음되었다"라며 "디지털 재생시 고용량 무손실 음원파일인 FLAC서비스가 가능한 고음질로 녹음했다"라고 전했다. 

"'우리 동요 100'은 세계에 내놓을 만한 K-키즈송이자 우리 음악사의 자부심"
 

우리 동요 123곡을 담은 음반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 아울로스 미디어


황설윤 작가는 "동요가 필요한 이 시대의 우리 어린이들에게 어린이 속에서 어린이가 되어 어린이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좋은 동요가 널리 알려져 불리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음반을 기획.제작했다"라며 "옛 동요 명곡부터 유아 동요, 최근 방송 인기 동요까지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100곡의 어린이 음악종합 선물 세트로 꾸렸다"라고 설명했다. 

황 작가는 "동요에는 계절이 담겨 있고, 우리의 삶이 담겨 있기에 동요는 단지 어린이만을 위한 노래라기보다 우리 모두의 노래로,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부를 때 더 좋은 노래,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희망의 노래라 할 수 있다"라며 "아이들은 노래와 함께 자란다, 한 곡 한 곡의 노래는 나무의 결처럼 어린이들 마음에 새겨진다"라고 동요의 현재적 의미를 풀었다.  

박수진 (사)한국동요문화협회 공동대표는 "2023년 올해는 어린이날 행사 100주년이 되는 해고, 2024년은 창작동요 100년이 된다"라며 "이렇게 뜻깊은 시기에 유아 동요, 그리고 방송 애창 동요 100곡이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어른들에게는 추억과 위안의 시간으르 가져다주는 소중한 선물이 되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 음반이 어린이 사랑 실천의 증표가 되고, 동요의 가치를 다시금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우리나라 창작동요 역사에 또 하나의 빛나는 기록물이 되리라 확신한다"라고 이번 음반 발매에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로스 미디어의 월드뮤직 기획자이자 시인인 임의진 메이홀 관장은 "어린이의 노래가 사라진 시대다"라며 "아이들이 어른들의 노래를 그대로 부르게 되고, 자기들의 세계와 시기를 잃어버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조숙도 모방도 아닌 파괴와 무(non)동심의 시대다"라며 "우리 동요 100은 세계 어디에도 내놓을 만한 K-키즈송이고 우리 음악사의 자부심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음반은 국내 클래식 전문 음반사인 아울로스 미디어(대표 임용묵)에서 기획하고 제작했다. 이 음반에 앞서 아울로스 미디어는 지난 2019년 방정환 탄생 120주년에 맞춰 창작동요집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를 발매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관련기사] 
방정환 탄생 120주년에 나온 '창작동요집' https://omn.kr/1m5ja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어린이날 방정환 우리 동요 100 아울로스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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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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