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를 활용한 울산 울주 땡땡마을
월간 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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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교실에 '깍두기 김치교실' 만드니 인기 만점, 상도 받았어요 https://omn.kr/24552
모든 학교가 울산 울주 땡땡마을처럼 될 수 있는 것은 아닐 터. 17개의 학교가 문을 닫은 후 지역 주민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매각·임대되며 아쉬움을 사는 것은 옥천만이 아닐 것이다.
옥천의 한 폐교를 임대해 문화 예술 활동을 하다 떠나게 된 한 관계자는 "임대 기간이 정해져있는데다 이후 임대 가능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계속 사비를 투자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민간 차원의 폐교 활용이 지속되기 어려운 이유를 지적했다. 그는 "결국 행정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없이는 좋은 활용 사례가 있다 해도 그 지속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정책적 고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폐교 활용의 열쇠는 해당 지역의 특성과 자원에 맞춰 그만의 방식을 찾는 것은 물론 이를 지속적으로 해낼 수 있도록 하는 관계당국의 관심과 지원에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울산시 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폐교 활용을 위한 다양한 사업 추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상남도교육청은 2022년, 주민참여 폐교 활용 공모사업을 진행했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사업이었지만 특별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경남교육청 재정과 서영교 주무관은 "공모사업을 진행했지만 신청자가 없어, 결국 실적 없이 마무리를 하게 됐다"며 "폐교가 있는 지역 대부분 고령화된 경우가 많아 활용 주체를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남교육청은 이런 경험을 토대로 올해는 지역별 간담회를 통해 지역민의 욕구와 필요를 먼저 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폐교 활용에 있어 행정적 접근의 필요성을 교육청 내부에서도 절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사례를 발판 삼아 올해 18개 시군별로 지역민 참여 간담회와 관련 부서 내부 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주민·지자체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폐교 활용의 돌파구를 모색할 예정입니다."
전라북도교육청은 기존의 소극적인 폐교 보존·관리를 넘어 지역의 필요를 듣고 적극적으로 폐교를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2022년 8월 '지역과 상생하는 맞춤형 폐교 활용 TF'를 출범시켰다. 이어 같은 해 12월 '폐교재산 활용 및 관리 업무 매뉴얼' 수립 후 각 지자체와 공유하는 등 지역 맞춤형 폐교 활용법 찾기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중으로 9개교가 교육청 자체 운영 교육기관(특수학교, 유아안전체험장, 학교스포츠클럽전용구장, 닥나무한지체험장, 오감만족갤러리 등)으로, 2개교가 지자체 매입을 통한 지역복합문화공간(귀농귀촌센터, 농촌유학센터)으로 새 단장할 예정이라고.
전북교육청 재무과 박관호 주무관은 "자체 운영 교육기관은 교육청 필요에 의해서 설립되는 경우가 많지만, 폐교 활용 TF팀이 설립 추진 과정에서 폐교가 있는 마을을 방문해 마을 이장님들을 만나서 의견을 듣고 있다"며 가능한 부분에서 지역민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자체 매입으로 활용되는 경우 지역교육행정협의회를 통해서 지자체와 논의하고 있고, 교육청 자체 활용보다 지역과 더 긴밀히 연결되어 활용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