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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쓰레기가 그대로... "금호강 르네상스? 청소부터 해야"

"청소도 제대로 못하는 대구시가 무슨 '금호강 르네상스'... 홍준표 시장에 보여줘야"

등록 2023.06.01 11:05수정 2023.06.0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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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변에 그대로 방치된 채 버려져 있는 쓰레기. 외형이 다 해질 정도로 방치돼 있는 모습이다. 지난 5월 25일 촬영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국가하천 금호강 팔현습지 안에 생활 쓰레기가 1년 넘도록 그대로 방치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는 지난해 이맘때쯤에도 현장조사·모니터링을 위해 이 곳에 갔다가 해당 쓰레기를 목격한 바 있다. 팔현습지는 대구를 대표하는 3대 습지 중 하나임에도, 이를 지키고 보호해야 할 대구시가 오히려 생활 쓰레기를 오랜 기간 내버려두고 있는 셈이다(관련 기사: "대구 3대습지 팔현습지 파괴? 이게 무슨 짓인가"  https://omn.kr/245f5 ).

5월 30일 현장에서 목격한 이 쓰레기들은 지난해 장마기간 등에 떠내려온 쓰레기를 주워 모은 것으로, 마대자루에 담겨 있다. 쓰레기는 금호강 팔현습지의 핵심 생태구간인 무제부 구간 나무숲 사이에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오랫동안 방치해둔 탓에, 마대자루 포장이 다 해져 자루 안의 쓰레기가 그대로 다 노출될 정도였다.

일반적으로 제방 공사나 하천정비사업 같은 국가하천 금호강의 구조를 개선하는 하천관리를 전반적으로 책임지는 것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이지만, 금호강의 둔치 청소나 가시박 제거사업 같은 일반적인 하천관리는 해당 지자체인 대구시가 담당한다. 그대로 방치돼 굴러다니는 생활쓰레기는 팔현습지 탐방객들의 눈살마저 찌푸리게 하는 풍경이다.

"쓰레기 방치... 이래 놓고 금호강 르네상스라니,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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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9일 내린 폭우로 인해 일부 쓰레기들이 그대로 하천으로 다시 유입되고 있는 현장이다. 지난 5월 30일 촬영.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설상가상 이렇게 방치된 쓰레기 중 일부는 지난 5월 29일 내린 폭우에 그대로 강물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기까지 했다. 쓰레기가 강물과 함께 다시 떠내려간 것 또한 5월 30일 현장조사 당시 확인할 수 있었다.

대구시는 도대체 하천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모를 일이다. 마대자루에 담았다는 것은 당시 청소를 했다는 것이고, 그것을 처리하려고 모아둔 것 같은데 이를 어떻게 1년 넘도록 방치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성명에 따르면, 단체 측에서 대구시 유관 부서에 이 건으로 몇 차례 민원 제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대구시 측이 이를 방치했다는 것이다. 

이에 환경사회단체들의 연대체들인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까지 이를 규탄하고 나섰다. 

공동대책위는 지난 5월 31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대구시는 도대체 일을 어떻게 하는 것인가? 시민 민원을 이렇게 무시하고, 하천관리 책임을 어떻게 이렇게 방기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래 놓고 '금호강 르네상스'(금호강 개발사업명칭)라니,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대구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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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현습지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공대위 측은 또 "'시민 이용 중심의 금호강'을 만들겠다는 홍준표 시장에게 이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라며 "이게 '시민 불편 중심의 금호강 르네상스'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공대위는 이어 "홍준표 시장은 '금호강 르네상스'라는 거창한 구호부터 내지르고 볼 것이 아니라, 금호강 하천관리부터 제대로 할 것을 촉구한다. 그 시작은 청소부터다. 청소도 제대로 못하는 대구시가 무슨 '르네상스'를 한단 말인가? 홍준표 시장은 공무원들 교육부터 제대로 실시해서, 대구시부터 진정 거듭나길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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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습지 안에 하천 쓰레기들이 1년 넘도록 방치돼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이라면 이는 대구시의 명백한 직무유기라 할 수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하천 쓰레기는 통상 큰 비가 내릴 때 강으로 많이 유입되곤 한다. 인간 활동의 결과물들이 그대로 강으로 유입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평소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시민들의 습관도 중요하지만, 대구시와 같은 관할 지자체에서 주기적으로 하천관리를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곳 팔현습지에서 30여km만 흘러가면 금호강은 영남인의 식수원 낙동강과 만나게 된다.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과 더불어, 시청 측 공무원들에게 보다 높은 책임감이 요구되는 이유다. 금호강이 맑고 깨끗해야 영남의 낙동강 또한 맑고 건강해진다는 사실, 강이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모두 명심해야할 때다. 
#금호강 르네상스 #홍준표 시장 #팔현습지 #대구시 #하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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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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