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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쌀로 만든 라면, 인도·영국·미국 사로잡다

쌀가루, 감자전분으로 만든 소화 잘 되는 시골쌀라면... "질 좋은 농산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파"

등록 2023.06.02 21:00수정 2023.06.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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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로컬푸드생산자협동조합의 대표제품 ‘강화섬 쌀로 만든 시골쌀라면’ ⓒ 인천로컬푸드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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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농사를 짓는 곳도 많고, 농업인도 많다. 소농도 꽤 있는데, 이들은 자신이 땀 흘려 기른 농산물의 판로를 찾지 못해 애로를 겪는다. 이런 인천 농부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가 있다.

'인천로컬푸드생산자협동조합(이하 인천로컬푸드생협)'은 인천의 좋은 먹거리를 소비자들에게 연결하기 위해 탄생했다. 인천로컬푸드생협은 지난 2019년부터 인천 쌀로 만든 채식라면 '강화섬 쌀로 만든 시골쌀라면'을 출시해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인천시민이 뽑은 3대 사회적 경제 기업에 선정된 인천로컬푸드생협 권순실(61) 이사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인천로컬푸드생협은 지난 2014년에 설립됐다. 당시 식생활 교육 인천 네트워크의 대표를 하던 권 이사장은 바른 식생활을 위해 건강한 먹거리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 인천로컬푸드생협과 인연을 맺었다.

인천로컬푸드생협은 로컬푸드 매장 운영과, 농산물 꾸러미 사업 등을 진행했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잘 운영되지 않았다. 권순실 대표는 사외이사로서 로컬푸드 순회 장터 등을 개설하며 운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원했고, 3대 이사장으로 선출되어 협동조합을 이끌고 있다.

그는 "인천의 농민들이 땀 흘려 만든 농산물을 제값에 팔 수 있도록 도울 수 없을까?", "시민들이 원하는 질 좋은 인천 지역의 농산물을 알릴 수 없을까?" 두 가지 고민을 풀어내려 애썼다.

물론 단체 운영에 어려운 점도 많았다. 구조상 적자를 면하기 어려운데 생산자들에게는 일정 소득을 보장해 주어야 했고, 임대료와 인건비도 들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동조합이 독자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제품이 절실히 필요했다.


인천로컬푸드생협의 큰 힘, 시골쌀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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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로컬푸드생산자협동조합 매장 모습 (인천 미추홀구 주안로 117-16, 2층 위치) ⓒ 인천로컬푸드생협

 
"당시는 생협에 쌀 25%가 들어간 쌀라면이 있었어요, 여기에 우리 밀을 넣은 라면이죠. 최대로 쌀을 넣으면서 쫄깃하게 만들 수 있는 라면을 만든다면 쌀이 몇 프로정도냐 하니까 한 40%대다 이렇게 해서 독자적인 쌀라면을 기획하게 됐어요."

쌀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인천의 쌀을 활용한 제품을 기획했다. 유기농 매장에서 팔리고 있는 쌀라면에 주목했다. 인천 쌀이 최대로 많이 들어간 쌀라면을 만들면서, 시중의 라면들과 다르게 순 식물성 100%인 채식주의자들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지난 2019년에 '강화섬 쌀로 만든 시골쌀라면(이하 시골쌀라면)'이 나왔다. 시골쌀라면은 처음엔 펀딩으로 시작했는데, 소비자들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라면의 품질과 맛이 좋아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알려졌다. 현재는 유통기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네이버, 쇼핑, 쿠팡 등을 통해 꾸준히 팔리고 있는 인기 제품이 됐다.

인기 여세를 몰아 지난 2021년에는 인도, 2022년에는 영국과 미국에 수출의 길을 텄다. 친환경 유기농 식품을 선호하는 외국인들이 시골쌀라면을 찾고 있다.

시골쌀라면은 쌀가루와 감자전분으로 만들어 밀가루로 만든 라면과는 다르다. 밀가루를 잘 소화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데 먹고 나서 소화가 잘되어 속이 편하다는 평이 많다. 기존 라면이 소화가 잘 안되는 시민들이 주로 구입하고, 어린 자녀들을 먹이기 위해, 혹은 부모님 선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쌀가루의 상태에 따라 면 색도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는데, 단골들은 그런 점을 바로 알아낸다. 그럴 때마다 진짜 단골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질 좋은 쌀로 만든 좋은 쌀라면을 제조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시골쌀라면의 인기는 인천 쌀의 소비로 이어진다. 2022년 한 해에만 라면 제조에 20톤 이상의 인천 강화섬 쌀을 소비했다. 인천의 친환경 유기농 쌀을 소비하면서 소비자들에게 특별하고 맛있는 라면을 제공하는 것이다.

인천로컬푸드생협은 인천 친환경 강화섬 쌀·잡곡·콩·고구마 등 제철 농산물과 강화 천연 꿀·장봉도 김 등 지역의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지역사회 공헌 활동도 꾸준히 한다. 독거노인에게 무료 급식을 하는 유명한 성언의 집에 쌀과 쌀과자를 기부하고, 대한적십자사에는 인천 취약계층을 위한 라면 기부 행사로 시골쌀라면을 제공한다.

인천로컬푸드생협은 인천의 농업을 지키고, 인천의 농산물로 만든 다양한 제품들을 개발한다.

가장 큰 지역 사회 공헌은 인천의 소농들에게 제품의 판로를 찾아주는 일이다. 농민이 땀 흘려 기른 좋은 농산물을 제값에 구입해서, 소비자들에게 연결해 주는 일이 가장 큰 보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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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로컬푸드생산자협동조합 권순실 이사장 ⓒ 인천로컬푸드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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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에게 로컬푸드를 알리는 모습 ⓒ 인천로컬푸드생협

 
지영준 i-View 객원기자, pikich89@naver.com
#인천 #로컬푸드 생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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