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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철 처분된 조수미 기증 '휠체어 그네'... 설치 근거 마련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안전인증대상 어린이제품의 안전기준' 개정안 예고... "무장애 놀이터 확산계기 돼야"

등록 2023.06.07 16:55수정 2023.06.0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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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2일 대전에서 열린 기적의 마라톤에서 토닥토닥 김동석 대표의 아들 건우(중증장애)가 휠체어그네를 타고 있다. ⓒ 이재환 - 김동석

   
우여곡절 끝에 어린이 놀이터에 장애아들을 위한 휠체어그네를 설치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마련됐다.

앞서 지난 2017년 세종시의 한 장애학교는 '놀이터에 설치할 법적인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기증한 휠체어그네를 철거했다. 이어 2019년에는 휠체어그네가 고철로 처분됐다. 

최근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고 비판 여론이 일자, 지난 5월 17일 최교진 세종시 교육감은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최 교육감은 "휠체어 그네의 안전기준이 마련되도록 노력하겠다. 더 나아가 무장애 통합 놀이터가 조성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 일을 계기로 장애인 단체와 시민단체들은 '어린이 놀이터에 휠체어그네를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산업통산자원부와 행정안전부 등 정부기관들이 법안 마련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 2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원장 진종욱)은'안전인증대상 어린이제품의 안전기준'개정안을 예고했다.

개정안에는 장애 어린이가 휠체어 또는 유모차를 타고 그네에 탑승해 휠체어 그네를 이용할 수 있는 기구이용형 그네(휠체어그네)에 대한 안전기준을 담고 있다.

안전기준의 주요 내용은 ▲휠체어 그네 미사용 시 비장애 어린이가 이용하지 않도록 고정할 것 ▲휠체어 그네와 지면 사이의 간격을 230mm로 확보해 지면과 그네의 끼임 사고를 방지할 것 ▲휠체어그네 모서리에 충격흡수물질을 추가하고 주의경고표시도 강화 등이 포함됐다. 휠체어 그네의 설치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장애인 관련 단체에서는 법안 마련을 계기로 장애아와 비장애아들이 함께 놀 수 있는 무장애 놀이터 건립이 확산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동석 사단법인 토닥토닥대표는 <오마이뉴스>에 보내온 문자 메시지를 통해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휠체어 그네가 놀이기구가 아니라는 이유로 철거된 지 6년 만에 안전기준이 마련됐다.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휠체어그네 철거와 처분사건은 단지 그네 하나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장애어린이의 놀권리를 창고에 넣어두고 고철로 처분한 일이다"라며 "이는 한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장애어린이들이 어떻게 차별받고 있는지 드러난 사건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이어"휠체어그네의 안전기준 마련은 의미가 있는 진전이지만 휠체어그네가 설치된 것은 아니다. 전국의 특수학교와 모든 놀이터에 휠체어그네를 포함한 통합놀이터 설치가 의무화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덧붙였다.
#휠체어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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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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