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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억 '대기업 창업주 거대 흉상' 건립에... 울산 '들썩'

야권·시민노동단체 "시의회, 예산 삭감을"... 일부 단체 "건립 환영, 랜드마크로"

등록 2023.06.07 15:23수정 2023.06.0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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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24개 시민노동단체가 오후 2시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재벌총수 흉상제작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회에 전액 삭감을 요구했다. ⓒ 박석철


울산광역시가 추진하는 250억 원짜리 '대기업 창업주 거대 조형물(흉상)' 조성사업을 다룰 울산광역시의회가 7일 개회했다. 

울산시는 '친기업 정책' 기조로 울주군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 인근 부지(소유자 유니스트)에 높이 30~40m 규모로 '위대한 기업인 조형물' 제작을 추진 중이며, 이에 소요되는 250억 원의 예산을 올해 2차 추경에 반영해 관련 조례와 함께 시의회에 제출했다.

이에 울산시의회는 오는 21일까지 15일간의 일정으로 제239회 제1차 정례회를 열어 2023년도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와 조례안 등을 심사 처리할 계획이다. 시의회는 정례회 마지막 날인 21일 오전 10시 제2차 본회의를 개의, 안건을 최종 의결한다.

'대기업 창업주 거대 조형물'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진보정당, 시민노동당체가 강하게 반발하며 시의회에 조례 부결을 요구하고 나섰다.

진보당 울산시당은 7일 오전 9시 30분 시의회 본회의장 입구에서 기업인 흉상 건립 반대 행동을 진행했다. 윤한섭 진보당 울산시당 위원장은 입장문에서 "울산시는 구시대적인 재벌총수 흉상 건립을 중단하고 250억 예산을 청년세대에 투자하라"고 요구했다. 윤 시당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회가 관련 예산안을 부결할 것을 촉구했다.

정의당 울산시당도 오전 11시 30분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가 흉상 건립계획 백지화"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직 울산시의원들로 구성된 울산 민주의정회도 이날 오전 11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흉상 건립 250억 2차추경 예산편성이 타당한가에 대한 공개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울산 민주의정회는 "많은 시민들이 만류함에도 불구하고 만에 하나 이 사업이 지자체의 이름으로 시민의 혈세로 건립된다면, 그 흉상은 울산시민의 자존심에 씻기 힘든 흉한 상처로 남을 것"이라며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다 더 나은 대안을 찾지도 않고 흉상 건립사업을 무리하게 강행하고자 한다면, 흉상 건립사업의 타당성에 대해서 공개토론 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울산시민연대, 울산 여성회, 울산북구주민회, 울산416기억행동, 울산언론발전을위한시민모임울산 등 24개 시민노동단체도 이날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재벌총수 흉상제작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회에 전액 삭감을 요구했다.

시민노동단체는 "막대한 예산과 공공경관 훼손, 도시 정체성이 걸린 사업을 시민 합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울산시의회는 시민 동의도, 타당성과 공공성도, 예산 원칙도 없는 재벌 총수 흉상 제작 예산 전액을 삭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생생한 삶의 현장에서 피와 눈물 그리고 산업재해로 생명과 건강을 잃기도 한 이들이 주인공이어야 한다"며 "한국 자본주의의 문제로도 일컬어지는 재벌 체계 그리고 이를 상징하는 총수들이 그 어떤 의미와 지역성을 가지고 있기에 울산을 대표하는 상징이 될 수 있는가라는 시민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단체 대기업 창업주 조형물 찬성 "랜드마크로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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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암댐 일원 주민, 울산여성팔각회, 동구전하1동바르게살기위원회, 교통문화시민연대 등 단체가 7일 오후 1시 30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기업인 조형물 건립 환영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박석철

 
한편 대암댐 일원 주민, 울산여성팔각회, 동구전하1동바르게살기위원회, 교통문화시민연대 등 단체는 이날 오후 1시 30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과 나라를 이끈 기업인 조형물 건립을 적극 환영하고 지지한다"며 "산업수도 울산의 정체성을 지키고 이를 랜드마크로 활용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다"라고 찬성했다.

이어 "한국 경제강국과 울산 산업수도 초석을 마련하고 헌신한 기업인 조형물을 건립하고 랜드마크화 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이와 함께 산업역사박물관 건립도 멈출 수 없는 과제다"며 "어려운 경제 현실을 감안하여 기업의 참여 등 폭넓은 공감대 형성이 선행된다면 산업도시에서 관광도시로 변모하는 울산의 장점을 부각할 기회다. 이를 폭넓은 시민운동으로 전개하자"고 밝혔다.
#울산 기업인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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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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