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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도록 음주운전 해임 검사는 단 1명, 그 속사정

[검사 징계 관보 10년③] 경찰 음주운전과 검사 음주운전, 그 결정적 차이

등록 2023.06.09 04:59수정 2023.06.09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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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 윤석열 정부 취임 1주년이었던 2023년 5월 9일까지 법무부 관보를 통해 공개된 검사 징계 처분 내역을 살펴봤다. 해당 기간 103건의 징계 처분이 있었다. 유형별로는 '부당직무'로 인한 징계가 2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직무비위(22건), 음주운전(14건), 직무태만(11건), 성비위(10건), 재산 부실신고(10건), 폭행·상해(3건), 대외 활동(3건), 기타(1건) 순이었다. 유형별로 그 실태를 분석해봤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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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19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음주운전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 배승아 학생의 사고현장에 시민들이 고인의 명복을 빌며 놓고 간 꽃과 편지 등이 놓여 있다. ⓒ 유성호

 
음주운전 처벌 강화. 음주운전으로 인한 비극이 사회적인 관심을 받을 때마다 거론되는 대책 중 하나다. 당장 떠오르는 몇 가지 사건만 돌아봐도 그렇다. 음주운전에 의해 2018년 9월 윤창호씨의 삶이 끊겼을 때 그랬다. 2022년 12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초등학생 이동원군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숨졌을 때도 그랬다. 지난 4월에는 만취한 운전자에 의해 배승아양이 사망하고 다른 세 어린이가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역시,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이와 관련 '윤창호법'이 시행되는 등 일부 변화는 있었지만, 음주운전에 대한 사법적 처벌은 여전히 '솜방망이' 수준인 것이 현실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2019∼2021 단일범 1심 선고형 비율'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 0.20%이상으로 적발된 음주운전자에게 실형이 선고된 비율은 2.6%다. 면허 취소를 훨씬 뛰어넘는 범법을 저질러도 100명 중 3명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일상으로 복귀했다는 뜻이다. 혈중알코올농도 0.03% ∼ 0.20%일 때 실형이 선고된 경우는 1000명 중 3명 정도(0.3%)다. 

사법적 처벌이 강하지 않으니 음주운전 재범률 또한 높을 수밖에 없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음주운전 재범률은 44%로 절반에 육박했다. 2021년 재범률은 44.5%로 2017년 재범률(44.1%)보다 오히려 상승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새로운 입법 못지않게 기존 법 테두리 안에서 강력한 처벌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음주 운전 처벌에 대한 사법적 의지가 우선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 주체 중 하나인 검찰의 경우는 어떨까. 

음주운전 검사 처벌... 음주운전 경찰보다 '솜방망이'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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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6일,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제정된 ‘윤창호법’을 대표 발의했던 하태경 당시 미래통합당 의원과 청와대 청원 등 법안 발의에 힘쓴 고 윤창호씨의 친구인 이영광씨, 김민지씨, 예지희씨 등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났다. ⓒ 유성호

 
이를 간접적으로나마 따져볼 수 있는 것이 음주운전 검사에 대한 징계 처벌 수위다. 검사징계법에 따라 음주운전은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 중 하나로 처벌 대상이다. 그 대상에 오른 검사는 2013년부터 윤석열 정부 취임 1주년이었던 2023년 5월 9일까지 모두 11명이었다. 11명을 대상으로 14회 징계가 이뤄졌는데 감봉 5회, 견책 5회로 70% 이상이 경징계였다. 정직 이상의 중징계는 4회 이뤄졌으며, 음주운전으로 해임된 경우는 단 1건이었다.

"혈중알코올농도 0.146%의 술에 취한 상태로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전방에 신호 대기중인 차량을 들이받아 피해자 3명에게 각각 3주, 2주의 상해를 입게 하여 품위 손상." (2013년 9월 26일 징계 처분)

운전면허 취소 기준에 해당하는 음주 상태에서 차를 몰다가 인명 사고까지 일으킨 이 검사, 감봉 2개월 처분을 받았다. 과거 음주운전 검사에 대한 처벌 수위가 어느 정도였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 10여 년 간 검사의 음주운전에 대한 징계 처분 내역을 살펴보면 2022년 전까지 이와 같은 상황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아래 '검사 음주운전 징계 처분 내역' 참조).

2014년 혈중알코올농도 0.179% 상태로 차를 몰다 적발된 검사에게 내려진 징계는 견책이었다. 2015년 혈중알코올농도 0.179% 상태의 음주운전 검사는 감봉 1개월 처벌을 받았다. 0.179%, 같은 혈중알코올농도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두 검사의 징계가 달랐던 것은 2015년의 경우 교통사고를 일으켰다는 점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 해 혈중알코올농도 0.098% 상태에서 차를 몰았던 검사가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았던 것 역시 교통사고를 야기했기 때문이었다. 음주운전 적발만으로 징계가 이뤄진 경우는 2015년까지 확인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이런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2018년 11월 19일, 윤창호법 국회 본회의 통과 직후인 2019년 1월 23일 당시 한 부장검사의 경우 면허 정지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95%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접촉사고를 냈다. 이 사건은 언론에도 보도됐지만 2019년 12월 19일 이 검사에게 이뤄진 징계는 견책이었다. 고 윤창호씨 사망 사건으로 인해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더 높아졌던 시기였음을 고려하면 음주운전 검사에 대한 검찰 내부 인식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주는 셈이다. 

그 후 음주운전 검사에 대한 징계가 다소 엄격해진 것으로 나타나는 시점은 2022년 들어서다. 혈중알코올농도 0.083% 상태에서 음주운전한 경우, 혈중알코올농도 0.107% 상태에서 음주운전한 경우 모두 정직 1개월의 징계 처분이 이뤄졌다. 앞서와 달리 도로교통법에 따라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가능한 혈중알코올농도 0.080% 이상 음주운전의 경우 과거보다 강하게 처벌했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공무원 징계양정 기준 vs. '군더더기' 덜한 경찰공무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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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중 '음주운전 징계양정 기준" ⓒ 이정환

 
그렇다면 2013년부터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음주운전으로 해임된 검사의 경우는 어떠했을까. 그는 이른바 '음주운전 삼진아웃'에 해당했다. 해당 검사가 음주운전으로 처음 징계를 당한 것은 2015년 11월 30일, 혈중알코올농도 0.179%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일으켰는데 당시 내려진 징계는 감봉 1개월이었다. 두 번째 징계는 2017년 7월 27일 이뤄진다. 혈중알코올농도 0.095%로 음주운전하다 적발된 그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가 이뤄졌다. 

그리고 세 번째 징계가 2019년 5월 2일 있었다. 징계 사유는 역시 음주운전이었고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64%였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그 검사는 음주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다른 차량과 충돌한 뒤 도주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그의 자택을 방문해 음주 측정을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결국 그는 해임 처분을 받았다. 감봉 1개월 → 정직 1개월 → 해임 순으로 징계가 이뤄진 것이다. 

만약 해당 검사가 경찰 신분이었다면 어땠을까. 그에게 검찰에서처럼 세 번이나 기회가 주어졌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경찰공무원 징계 양정 등에 관한 규칙'은 음주운전 1회 적발시 검찰과는 달리 곧바로 혈중알코올농도와 무관하게 정직의 중징계가 이뤄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2차 적발의 경우는 강등∼해임, 3차 적발의 경우는 해임∼파면이다. 또한 음주운전 적발 횟수와 상관없이 인적·물적 피해가 있는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는 해임까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기준이 적용된 시점은 2011년 11월 1일자다. 

경찰의 이 기준을 해당 검사에게 적용했을 경우, 2015년 11월 30일 1차 징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179%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일으켰기 때문에 곧바로 해임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또한 1차 적발로 인해 해임이 되지 않았다고 해도 경찰 규칙은 음주운전으로 2회 적발된 경우 징계 처리 기준이 강등∼해임이다. 1차 징계 이후 2년도 되지 않아 2차 적발된 이 검사의 경우는 '삼진 아웃'까지 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뜻이다. 음주운전 처벌에 있어서는 경찰보다 검찰이 '솜방망이' 수준에 훨씬 더 가까웠던 셈이다.

'검찰공무원의 범죄 및 비위 처리지침'의 징계 양정 기준을 보면, 혈중알코올농도 0.10% 미만의 경우는 견책∼감봉, 0.10% 이상 또는 음주측정불응의 경우는 감봉∼정직이다. 앞서 살펴 본 경찰의 경우와 달리 0.10% 이상일 경우에만 정직까지 처벌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음주운전으로 인적·물적 피해가 있는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또한 경찰은 해임까지 가능하지만 검사의 경우는 중상해를 일으킨 경우를 제외하면 최대 정직이다. 경찰의 경우와는 달리 음주운전 검사를 처벌하는데 있어 혈중알코올농도 등의 '단서 조항'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검, 음주운전 징계양정 기준 일부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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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이 2022년 9월 20일 공개한 검찰공무원의 범죄 및 비위 처리지침(안) ⓒ 대검찰청

 

이와 같은 상황에 다소 변화가 생긴 것이 작년 9월이다. 검찰의 음주운전 관련 징계 지침이 여타 공무원에 비해 약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대검찰청은 '검찰공무원의 범죄 및 비위 처리 지침(안)' 음주운전 징계양정 기준을 개정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 기준을 보면 감봉∼정직 구간이 기존의 0.10% 미만에서 도로교통법상 운전면허 정지 대상에 해당하는 0.08%미만으로 조정됐다. 또한 혈중알코올농도 0.20% 이상의 경우는 음주운전 적발 회차에 상관없이 해임까지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혈중알코올농도 0.20%이상 음주운전으로 2013년부터 2023년 5월 9일까지 적발된 경우는 앞서 '삼진아웃'으로 해임됐던 검사, 단 한 명뿐이다. 검사라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부합하는 징계 규정인가, 그 물음표를 해소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2013년부터 2023년 5월 9일까지 법무부 관보에 실린 음주운전 검사 징계 내역을 역순으로 정리한 것이다. (징계처분일 - 대상자 - 징계 종류 - 혈중알코올농도 - 사고 여부) 

2023년 02월 17일 - 김○○ - 견책 - 0.034%
2022년 09월 13일 - 성○○ - 정직 1월 - 0.107%
2022년 08월 31일 - 김○○ - 견책 - 0.044%
2022년 01월 11일 - 김○○ - 정직 1월 - 0.083%
2019년 12월 19일 - 정○○ - 견책 - 0.095%
2019년 05월 02일 - 김○ - 해임 - 0.264%
2018년 10월 23일 - 양○○ - 견책 - 0.080%
2017년 07월 27일 - 김○ - 정직 1월 - 0.095%
2016년 02월 01일 - 김○○ - 감봉 1월 - 0.153%
2015년 11월 30일 - 김○ - 감봉 1월 - 0.179% - 교통사고
2015년 11월 30일 - 채○○ - 감봉 1월 - 0.098% - 교통사고
2015년 11월 30일 - 정○○ - 감봉 3월 - 0.130% - 교통사고
2014년 02월 03일 - 박○○ - 견책 - 0.179%
2013년 09월 26일 - 류○○ - 감봉 2월 - 0.146% - 교통사고
#음주운전 검사 #음주운전 처벌 #검사 음주운전 #경찰 음주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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