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공공병원엔 의사가 없다

청주·충주의료원, 건대충주병원 전문의 없는 과 상당수....코로나 이전 대비 병상 가동율 절반에도 못 미쳐

등록 2023.06.07 17:16수정 2023.06.0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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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보건의료노조 충북본부)는 7일 충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인력 확중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 충북인뉴스


"지방의 의료공백을 메꾸기 위해서는 의료인력 확충이 가장 시급합니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사인력 확충을 위한 의대정원 확대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단순히 병원만 신축한다고 의료공백은 절대 메꿔지지 않습니다."

충북의 공공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청주의료원과 충주의료원의 의료공백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청주의료원엔 호흡기, 소화기내과, 신경과 전문의가 없는 상황이고 가정의학과, 심장내과, 영상의학과는 의사가 부족해 원활한 진료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청주의료원에는 호흡기 의사가 없어서 기관지 내시경 센터를 아예 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주의료원엔 현재 호흡기내과, 신경과, 소화기 내과에 전문의가 없는 상황이고 매월 적자가 10억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병원은 아니지만 충주의 유일한 대학병원인 건대충주병원 또한 23개 과 중 9개 과의 전문의가 없고 심장혈관내과, 안과, 이비인후과, 호흡기내과의 응급실 진료는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해 어린이 야간진료를 위해 건대충주병원에 '영유아 야간진료센터'를 만들었지만, 소아청소년 전문의가 한명 밖에 없어 실제 야간진료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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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인뉴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보건의료노조 충북본부)는 7일 충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인력 부족으로 우리의 의료체계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위기상황에 놓여 있다. 의사 부족은 말할 것도 없고 간호인력 부족도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의료인력 부족과 공공의료 인프라 부족 문제는 지역별 필수 의료분야에서의 의료공백으로, 지역의료격차의 확대로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우리의 의료체계는 특단의 대책 없이 해결 불가능한 수준으로 떠밀려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청주의료원 김경희 지부장은 "의사 인건비가 현실적으로 너무 높고 지금 수준에서 기대 이상은 줘야 인력을 구할 수 있다. 청주 시내 모 병원은 10억을 준다 해도 심장내과 의사를 구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러다간 의사 인건비 때문에 공공의료 기관의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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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충북지역본부 김경희 청주의료원지부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충북인뉴스



건국대충주병원지부 신종현 사무장은 "충주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서는 충주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원정 진료를 가는 경우가 많다. 최근 5살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건대 충주 병원 진료를 최악이라고 표현했다"며 "지역의 의료공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인력 확충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건의료노조 충북본부는 공공의료기관의 의사인력 확대 이외에도 지방의료원의 코로나19 손실보상금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청주·충주의료원의 병상 가동율은 40% 수준으로 이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것.

김경희 지부장은 "청주·충주의료원은 지난 3년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전환하여 코로나 최일선에서 감염병 치료를 맡아왔다. 전국에 있는 코로나 환자를 받았다. 집중 치료가 필요한 요양원 환자가 몰려오면 끼니를 걸러 가며 일했다. 코로나가 끝나면서 정부는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이제 병원은 손실보상금으로 운영하는 비정상적인 경영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고 전했다.

보건의료노조 충북본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감염병 전담병원은 현재 의료기관의 기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진료역량과 운영시스템이 현저하게 약화되었고 인력 운영 또한 감염병 대응에 최적화하기 위해 임시 배치되는 비상체계로 운영되었기 때문에 감염병 외의 다른 진료과에는 숙련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이흥훈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본부 전략기획센터장은 감염병 전담병원이 본래의 역할을 다시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대 4.3년이 걸릴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 충북본부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제도 확대를 주장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입원환자가 보호자나 개인 고용 간병인 없이 간호인력에 의한 간호서비스를 받는 것을 말한다. 현재 이 서비스가 적용되는 의료기관은 약 25%가량이다.

보건의료노조 충북본부는 "간병 문제 해결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국가가 책임지는 간호간병통합 서비스 제도 확대는 매우 절실하다"며 "정부는 2026년까지 전면 확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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