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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전용' 군포 실버도서관 논란... "굳이 왜 이런 공간을?"

7월 개관에 시민들 갑론을박... "세대차이 조장" 지적에 군포시 "일반인도 출입가능"

등록 2023.06.08 14:47수정 2023.06.0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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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해서 문을 열게 될 산본도서관 조감도. ⓒ 군포시

 
경기도 군포시가 야심차게 추진한 '실버도서관'과 관련해 정작 고령층인 실버세대가 이를 반기지 않는 눈치다. 
 
군포시는 리모델링을 해서 오는 7월에 문을 열 예정인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의 산본도서관(산본동 1122번지) 1~2층 일부에 실버도서관을 조성했다. 버스 등 대중교통에 있는 '어르신 좌석'을 도서관에 도입해 '실버존'을 만든 것이다. 
 
군포시는 이미 명칭 공모까지 마치고 지난 2일 "여유당이 실버도서관의 새 이름이 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군포시 관계자는 "여유당에, 물리적·공간적·시간적으로 넉넉하여 남음이 있는 상태라는 뜻이 있다"며 "시민들의 참여로 선정된 '여유당'이 세대 간 공감과 소통의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지역 누리집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비판적 의견을 올리고 있다. "지켜보자"는 신중론도 일부 있다.
 
한 시민은 지역 커뮤니티에 "실버도서관을 따로 만드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오히려 세대 간의 갭을 더 조장시키는 생각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 자신을 65세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저보다 나이 어린 이들과의 소통, 만남이 좋다"며 "꼭 그래야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책을 읽을 수만 있다면 젊고 늙고 함께 할 수 있는 건데"라며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고 썼다.
 
반면 "뭔가 계획이 있어서 새롭게 만들었을 것이니 조금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신중한 댓글을 단 이도 있다.
 
"실버 배려 차원의 공간, 세대 갈등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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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 시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 군포시민 제공

 
 
군포시민 A씨는 기자에게 "카페 같은 데서 특정 연령 이상 출입을 거부하는 노시니어존 논란이 있었는데, 이런 예스 시니어존도 그다지 반갑지는 않은 현상"이라고 SNS를 통해 전달했다.
 
군포 시민단체 활동가 B씨 역시 "굳이 실버도서관이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군포시 관계자는 "실버세대가 도서관을 편안하게 이용하기 위해 만들었다. 고령화 시대에 맞춰 실버들이 인생 후반기를 지혜롭게 보내도록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실버도서관에 큰 글자 도서, 그림책, 독서 보조기기, 컴퓨터, 혈압계 등을 비치하고, 다양한 인문학 프로그램 등을 기획·운영할 예정이다.
  
군포시 관계자는 "실버도서관이라고 해서 일반인들 출입을 막는 게 아니고, 또 어른신들의 일반실 출입을 막는 것도 아닌, 어르신 배려 차원의 공간"이라며 "세대 간 오해를 걱정은 없지만, 세대 간 갈등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실버도서관논란 #군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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