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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 없는 클린스만호, 페루에 패배... '첫승 언제?'

손흥민·김민재 빈자리 극복 못해... 출범 후 3경기째 승리 없어

23.06.17 09:45최종업데이트23.06.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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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축구 대표팀 황희찬이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공을 다투고 있다. ⓒ KFA

 
클린스만호가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고 첫 승리를 다음 기회로 미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저녁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남미의 복병'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11분 결승골을 내주면서 0-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페루와 통산 3차례 맞대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1무 2패(1971년 0-4 패, 2013년 0-0 무, 2023년 0-1 패)의 열세를 이어갔다. 

또한 클린스만호는 데뷔 무대였던 3월 A매치 2연전(콜롬비아 2-2 무, 우루과이 1-2 패)에서 1무 1패를 거둔 데 이어 6월 A매치 첫 경기에서도 패하면서 출범 후 3경기에서 1무 2패를 기록하고 있다. 

주전 대거 빠진 한국, 새 얼굴로 승부수 

출발부터 아쉬운 경기였다. '캡틴' 손흥민은 스포츠 탈장 수술 여파로 벤치에 앉았고, '괴물 수비수' 김민재는 기초군사훈련을 받느라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김영권, 김문환, 정우영 등도 부상으로 빠지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새 얼굴을 대거 발탁했다. 

공격은 손흥민 대신 오현규가 선발 출전해 황희찬과 손발을 맞췄다. 미드필드는 이재성과 이강인이 좌우 날개를 맡고 원두재와 황인범이 중앙을 담당했다. 

이기제, 정승현, 박지수, 안현범이 나선 수비라인은 완전히 새로웠다. 정승현과 박지수는 클린스만호에 처음 발탁됐고, 안현범은 A매치 데뷔전이었다. 골키퍼는 손흥민을 대신해 주장을 맡은 김승규가 나섰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조합이기에 견고함이 떨어졌다. 수비진과 미드필더들이 자기 위치를 잘 잡지 못하면서 전방으로 공을 보내주지 못했다. 결국 페루에 주도권을 빼앗겼고, 전반 5분 만에 위협적인 슈팅을 내줬으나 김승규가 몸을 던져 막아냈다.

그럼에도 균형은 오래가지 않았다. 전반 11분 페루의 베테랑 공격수 파올로 게레로가 넣어준 패스를 브라이언 레니가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파고들며 받은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것이다.

수비진이 게레로를 막는 데만 신경 쓰면서 우왕좌왕하다가 레니의 돌파를 놓친 것이 뼈아픈 결과가 되었다. 

'인종차별' 논란까지 감수했으나... 소득 없던 90분 
 

16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축구 대표팀 이강인이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 KFA

 
시간이 지나도 조직력이 살아나지 않은 한국은 이강인의 개인기에 의존했다. 전반 34분 황희찬의 패스를 받은 이강인이 날카로운 왼발슛을 날렸고, 페루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내면서 한국의 첫 유효슈팅이 나왔다.

전반을 소득 없이 마친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들어 교체 카드를 과감하게 썼다. 후반 18분 이재성과 오현규 대신 홍현석과 조규성을 투입했고, 25분에는 허벅지를 다친 원두재를 빼고 박용우를 넣었다. 

정승현과 박용우는 최근 소셜미디어 인종차별 글로 논란에 휘말렸으나, 선수층이 얇아진 클린스만 감독으로서는 이들을 벤치에만 놔두기가 아까웠다. 

이렇듯 논란까지 감수하며 만회골을 노렸으나, 한국은 결정력이 부족했다. 오현규는 후반 16분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았으나 살리지 못했다. 최근 스코틀랜드 무대에 진출해 좋은 활약을 펼친 데다가, 첫 A매치 선발 출전을 골로 장식하고 싶었던 오현규로서는 너무 아쉬운 장면이었다. 

후반 28분에는 황희찬의 왼쪽 측면을 돌파하고 올린 크로스를 이강인이 헤더로 연결했으나 또다시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조규성도 후반 32분 이강인의 완벽한 크로스가 올라오자 몸을 날려 헤더를 시도했으나,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녔지만 후반 44분에도 이강인의 크로스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면서 허탈함을 감추지 못한 표정이었다. 

'골 결정력 부족' 숙제 안긴 클린스만호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 KFA

 
한국은 경기 종료를 앞두고 나상호, 황의조, 박규현까지 연거푸 투입하며 끝까지 만회골에 대한 기대를 놓치 않았으나 페루의 탄탄한 수비를 뚫지 못하면서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끌려다닌 전반과 달리 후반은 45분 내내 주도하며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었으나,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경기다. 전략적 허술함 속에 빨리 만회골을 넣어야 한다는 조급함까지 더해지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최상의 전력이 아니었고, 손발을 맞출 시간도 부족했으나 적절한 이유는 되지 않았다. 페루도 5명에 주전 선수가 빠졌고, 장거리 이동과 시차의 어려움까지 있었다. 

그나마 중원을 휘저으며 전체적인 경기력에 활기를 불어넣은 이강인이 돋보였으나,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이강인은 분명 좋은 선수지만, 혼자서는 승리는 가져올 수 없다"라며 뼈아픈 지적을 남기기도 했다.

가능성과 숙제를 동시에 남긴 클린스만호는 20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첫 승리에 다시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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