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평안북도에 압록강치약공장과 신의주미래상점이 준공돼 지난 13일, 14일 현지에서 각각 준공식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사진은 신의주미래상점 내부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중국이 코로나19 팬데믹의 긴 터널로부터 벗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북한 또한 북중 국경 지역을 재정비하며 2020년 2월부터 3년 넘게 이어온 국경봉쇄를 순차적으로 해제하고 있다. 이미 북중, 북러 간 무역은 팬데믹 이전으로 복구된 상황이다. 특히 북중 무역은 지난 3월 기준 전년 동월대비 161% 증가했고, 이중 대중 수출은 475%(2055만 달러) 급증했다(중국해관총서).
북중 무역의 재개와 함께 북한은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김정은 위원장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맞서 준비한 히든카드가 바로 관광사업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차질을 빚기도 했으나 중국의 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광사업은 북한의 경제위기에 탈출구가 될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북한 여행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한국과 미국 등 소수 국가를 제외하면 모든 국가의 국민들은 북한 여행이 가능했다. 일본조차도 자국민의 북한 여행을 통제하지 않았다.
최근 미중, 미러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UN안보리가 북한 여행을 제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설사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고 해도 추가 대북제재에 중국과 러시아는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여러 차례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추가적인 대북제재 결의안을 부결시킨 바 있기 때문이다.
북한 관광이 재개된다면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제재를 통한 북한 길들이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3 미국과 일본은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

▲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장관이 2023년 6월 18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양자 및 다자관계에서 대결구도가 강화돼 온 한반도 국제정치에 외교의 시간이 다가왔다. 먼저 미국은 지난 18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베이징 방문을 통해 미중대화를 시작했다. 블링컨 장관은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했으며 "오해와 오판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외교와 폭 넓은 현안에 대한 소통 채널을 열어두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아가 블링컨 장관은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친강 외교부장을 워싱턴D.C.로 초청했다.
미중전략경쟁은 경제적 차원의 예방 전쟁이라 할 수 있다. 최근의 모습은 경제문제를 국가안보 문제로 치환하며 경제와 안보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 간 대화를 모색하는 것은 분명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는 순기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간 대화에 앞서 기시다 일본 총리는 지난 5월 27일 북일정상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일 정상회담을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 북한과 고위급 협의를 갖기를 원한다"라고 제안했다. 그는 6월 8일에도 "정상회담을 조기 성사시키기 위해 내가 직할하는 고위급 협의를 진행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면서 재차 정상회담 의지를 표명했다.
일본의 정상회담 제안에 박상길 북한 외무성 부상은 "만일 일본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변화된 국제적 흐름과 시대에 걸맞게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대국적 자세에서 새로운 결단을 내리고 관계 개선의 출로를 모색하려 한다면, 조일(북일) 두 나라가 서로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공화국 정부의 입장"이라며 호응했다. 과거 형식적인 정상회담 제안이나 날 선 거부반응과는 사뭇 온도 차가 느껴지는 교감이다.
지금 윤석열 정부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경기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을 주관하며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그렇다면 한국 정부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중국과 북한에 대응해 한미일 연합전선을 구축하려던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 최근의 대화 분위기는 분명 낯선 모습일 것이다. 그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아마추어적인 외교정책이 가져온 참사다.
특히 지난 5월 7일 한일정상회담이 개최된 지 얼마지 않아 일본이 북일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은 우리 정부의 '외통수 외교'가 얼마나 근시안적인 것인지 드러낸 장면이었다. 북한에 대해 가장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 온 일본조차도 북한과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마당에, 감정적인 북한 길들이기로 '정신 승리'에 빠져있는 윤석열 정부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다.
대통령실이 나서 중국 대사의 발언에 감정을 드러내거나, 민주당의 중국 방문에 쌍심지를 켜고 비난하는 집권 여당의 모습도 슬기로운 외교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정부가 한미동맹을 핵심가치로 외교를 펼친다 하더라도 대외무역의 중요 파트너인 중국을 관리하는 데 야당을 활용하는 지혜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필자는 한국의 국익이 평화와 경제임을 강조해 왔다(
바보야, 문제는 '평화'와 '경제'야 https://omn.kr/21682 ) 미중, 북일이 대화를 모색하는 지금, 한반도 평화를 위한 좁은 틈, 기회의 창이 열리고 있다. 우리는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한반도 평화의 명제 앞에 여야도, 보수와 진보도 없다. 정부가 '감성외교'에서 벗어나 냉정한 '실리외교'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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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정일영입니다.
저의 관심분야는 북한 사회통제체제, 남북관계 제도화, 한반도 평화체제 등입니다.
주요 저서로는 [한반도 리빌딩 전략 2025], [한반도 오디세이], [평양학개론], [북한경제는 죽지 않았습니다만], [속삭이다, 평화], [북한 사회통제체제의 기원]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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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의 사정, 미국-중국의 만남... 윤석열 외교의 앞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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