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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 8출루' 추신수, 다시 달리는 '추추트레인'

[KBO리그] 17일 롯데전 멀티히트 포함 3출루2득점 활약, SSG 선두 탈환

23.06.18 09:24최종업데이트23.06.1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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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추신수 ⓒ SSG랜더스


SSG가 롯데에게 짜릿한 역전극을 펼치며 이틀 만에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SSG랜더스는 1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장단 7안타를 때려내며 8-5로 승리했다. 7회까지 1-5로 끌려가던 SSG는 8회말 공격에서 대거 7득점을 올리는 '빅이닝'을 만들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고 이날 두산 베어스에게 4-7로 패한 LG트윈스를 반 경기 차로 제치고 다시 선두로 올라섰다(36승1무22패).

SSG는 선발 김광현이 5이닝3실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8회초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루키 이로운이 타선의 도움을 받아 시즌 3번째 승리를 챙겼다. 타선에서는 8회2사 만루에서 3타점 2루타를 터트린 전의산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부상에서 복귀한 리드오프는 전날 5출루에 이어 이날도 3출루 경기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복귀 후 2경기에서 8번의 출루를 기록한 '불혹의 추추트레인' 추신수가 그 주인공이다.

SSG의 첫 간판스타로 낙점 받은 추신수

신생구단이 리그에 빨리 자리잡기 위해서는 팀을 대표하는 간판스타의 발굴이 필요하다. 2011년에 창단해 2013년부터 1군 리그에 참가한 NC다이노스는 나성범(KIA타이거즈)이라는 선수가 창단멤버로 팀에 합류한 후 순조롭게 스타로 성장하면서 일찍 리그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 반면에 1군 합류 후 간판스타 강백호가 입단할 때까지 4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kt 위즈는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며 고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SSG는 지난 2021년 1월 신세계그룹의 계열사인 이마트가 SK와이번스 구단의 자산 일체를 1352억 8000만 원에 인수하고 그 해 3월에 공식 창단을 선언하면서 탄생했다. SSG는 한국시리즈 4회 우승에 빛나는 SK구단을 인수해 탄생한 구단으로 NC나 kt 같은 '순수 신생팀'은 아니었다. 게다가 구단에는 이미 2005년 SK에 입단해 4번의 우승을 모두 경험했던 최정이라는 간판스타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SSG입장에서는 SK 출신이 아닌 오직 SSG를 대표하는 또 다른 간판스타가 필요했다. 그리고 SSG가 점 찍은 선수는 바로 메이저리그에서 16년 동안 활약하며 1671안타218홈런782타점961득점을 기록했던 '추추트레인' 추신수였다. 비록 인천출신 선수도 아니고 전성기도 지난 노장이지만 한국야구가 배출한 역대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인 추신수를 영입하면 단숨에 팀의 위상을 높일 수 있었다.

결국 SSG는 끈질긴 구애 끝에 추신수 영입에 성공했다. 빅리그 잔류와 국내 복귀, 은퇴 등 여러 진로를 두고 고민하던 추신수도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생겼다. 물론 KBO리그 역대 최고인 27억 원이라는 연봉도 추신수가 국내 복귀를 선택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만약 전성기가 지난 추신수가 빅리그 잔류를 선택했다면 SSG에서 제시한 만큼의 연봉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추신수는 국내 복귀 첫 시즌이었던 2021년 우익수와 지명타자를 오가며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265 21홈런69타점84득점25도루의 성적을 기록했다. 국내 복귀 시 KBO리그를 완전히 지배하게 될 거라던 일부 야구팬들의 예상은 빗나갔지만 만 39세 시즌임을 고려하면 충분히 훌륭한 성적이었다. 특히 21홈런25도루로 KBO리그 역사상 '최고령 20-20클럽'에 가입하며 호타준족으로서 변함없는 위용을 과시했다.

발목 부상 회복 후 2경기서 8출루 맹활약

작년 시즌 연봉이 동결된 추신수는 발목과 늑골 부상으로 112경기 출전에 그치며 타율 .259 16홈런58타점77득점15도루로 성적이 다소 하락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복귀한 추신수는 6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320(25타수8안타)6득점으로 1번타자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SSG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추신수 개인으로서도 프로 데뷔 후 처음 경험하는 우승이었다.

16년의 화려한 빅리그 생활과 거액의 FA계약, 올스타 출전, 그리고 고국에서의 우승까지. 추신수로서는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선수생활의 마무리였다. 실제로 추신수는 2022시즌이 끝나고 은퇴를 결심했지만 SSG 구단에서는 팀의 첫 번째 슈퍼스타를 단 2년 만에 보낼 수 없었고 긴 설득 끝에 추신수에게 현역 연장 약속을 받아냈다. 추신수는 10억 원의 연봉 삭감까지 받아 들이며 2023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시즌 개막 후 약 두 달 동안 타율 .202 3홈런6타점20득점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5월 초에 당한 발목 부상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결국 추신수는 부상회복을 위해 2군행을 자처했고 5월2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빠르면 열흘이면 돌아올 거 같았던 추신수는 20일이 되도록 복귀하지 못했고 SSG팬들은 부상공백이 점점 길어지는 베테랑 선수에 대한 아쉬움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 16일 20일 만에 1군에 돌아온 추신수는 복귀 후 2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뽐냈다. 16일 롯데전에서 시즌 4호 홈런을 포함해 2안타3볼넷3타점3득점으로 완전무결한 활약을 선보인 추신수는 17일 경기에서도 2루타 한 방을 포함해 멀티히트로 2득점을 기록하며 SSG의 역전승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8회말 4번째 타석에서는 롯데의 좌완 김진욱을 상대로 몸 맞는 공을 얻어내며 빅이닝의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사실 .223의 시즌 타율은 리그 선두를 다투는 팀의 붙박이 1번타자가 올리고 있는 성적으로는 결코 만족하기 어렵다. 하지만 추신수는 올 시즌 29개의 안타를 치는 동안 32개의 사사구를 골라내며 타율보다 훨씬 높은 .377의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1번타자로서 제 몫을 해주고 있다는 뜻이다. 은퇴를 미루고 선수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추신수는 한국시리즈 2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한 후 선수생활을 멋지게 마무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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