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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공'-'사재기' 잊었나... 멜론의 차트 개편은 양날의 검

'핫100' 도입과 순위 집계 방식의 변경... 실시간 순위로의 회귀에 우려 시선도

23.06.22 11:48최종업데이트23.06.2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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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음원 서비스 멜론(Melon)이 최근 차트 집계 방식을 변경했다. ⓒ 멜론 캡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음원 서비스 멜론(Melon)이 최근 차트 집계 방식을 변경했다. 멜론은 그간 <탑100>과 <최신 차트>의 두 가지 지표를 운영 중이었다. 이번 개편의 골자는 <최신 차트>의 명칭을 <핫100>으로 변경하고, 24시간 이용량 50%와 1시간 이용량 50%를 동일하게 가져가던 기존 집계 방식을 1시간 이용량 100%로 전환한 것이다.

차트 개편은 흐름에 발맞춰 종종 있는 일이었지만 <핫100> 명칭은 아무래도 빌보드 차트를 떠오르게 한다. 2023년 6월 13일부터 멜론의 음악 감상 데이터가 빌보드 '사우스 코리아 송스(South Korea Songs)'와 '빌보드 글로벌 200(Billboard Global 200)',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차트 '빌보드 글로벌(Billboard Global Excl. US)'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이런 시도는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로선 최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대중적인 음악 차트와의 협업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판단이다.  

새롭게 도입한 <핫100>은 1시간 단위와 5분 단위로 인기 순위를 한눈에 보는 <핫100 그래프>도 함께 제공한다. 특히 1시간 단위 그래프에는 각 곡의 < 24시간 히스토리 >와 <탑100 히스토리>를 첨부해 실시간 트렌드를 확보했다.

실시간 순위로의 회귀
 

핫100그래프. ⓒ 멜론

 
2004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멜론은 근 20년간 가장 두터운 데이터를 쌓았고, 사용자의 동향과 그에 따른 수익성을 파악하는 노하우도 단단하다. 핀포인트 개편을 통해 사용자의 편의성과 수익 창출의 실리적 측면을 함께 가져가는 전략도 무리한 예측은 아니다. 그간 멜론의 차트 개편이 유튜브 뮤직 등 타 업체보다 빈번했고, 그에 따른 팬덤의 움직임도 잦았음을 상기하게 된다.

실시간 순위로의 회귀에 우려되는 점도 있다. 케이팝, 아이돌 팬덤과 최근 부피가 커진 트로트 팬덤의 활동으로 스트리밍 서비스의 점유율은 높아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덜한 장르 음악이 거대 가림막에 가려지게 될 것이다.

다양성은 침해되고, 일반 사용자들에게 불편함을 안길 소지도 있다. 순위 높이기의 과열 양상은 때때로 팬덤 간 싸움으로 번지기도 하고 필요 이상의 분란을 낳기도 한다.

물론 유튜브 뮤직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조사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사용자 수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분명한 건 유튜브 뮤직 사용자 수가 높은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

영상 광고가 제거되는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하면 자동으로 유튜브 뮤직이 구독되다보니 사용자 수 증가에 유튜브 프리미엄의 지분이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상대방의 가파른 상승세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전기를 마련할 적극적 행보가 예상되는 이유다.

이번 개편은 양날의 칼처럼 보인다. 보다 효과적인 자료 제공을 통해 경향성과 통찰력 제고, 보다 본질적인 사용자의 즐거움이 증대할 수 있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제기되었던 '총공'과 '사재기' 등 불투명성과 불공정성을 함의한 담론들이 반복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

음악과 영상을 더불어 즐기는 <오늘의 숏뮤직>(2023년 4월 도입), <차량 음원 서비스 제공>(2022년 4월 도입)같은 경쟁력 강화와는 분명 다른 질감의 개편임이 확실해 보인다. 
멜론 멜론뮤직 스트리밍서비스 차트 음악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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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염동교라고 합니다. 대중음악을 비롯해 영화와 연극,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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