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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화 울린 팬의 한마디... '댄스가수 유랑단' 존재의 이유

[TV 리뷰] tvN <댄스가수 유랑단> 어린 관객들도 떼창... 서로 용기 얻은 가수와 팬들

23.06.23 11:12최종업데이트23.06.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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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방영된 tvN '댄스가수 유랑단'의 한 장면. ⓒ CJ ENM

 
<댄스가수 유랑단> 엄정화-김완선-이효리-보아-화사가 이번엔 대학 축제를 환호성으로 흔들어 놓았다. 지난 22일 방영된 tvN <댄스가수 유랑단> 5회에선 지방 순회 행사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던 유랑단의 새로운 무대, 대학교 축제 현장의 뜨거운 열기가 소개되었다.  

​수십년에 걸친 활동을 통해 다양한 행사를 경험한 이들이지만 엄정화, 김완선 등 대선배들에겐 대학 축제는 그저 후배들의 무대 정도로만 생각하던 자리였다. 이효리와 보아조차 대학교 공연은 10여 년 전의 일이었기에 수십년 경력자 가수들조차 긴장감을 가득 품고 준비에 돌입했다.  

이번엔 두 팀으로 나눠져 이효리-김완선-화사는 성균관대학교를, 엄정화-보아는 고려대학교를 찾아 지난 5월 화려함으로 수놓았던 대학 축제의 중심에 당당히 자리 잡았다. 특히 이번 무대에선 라이머, 이승훈(위너), 로꼬 등 동료 선후배들도 동참해 두 배의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런가하면 팬들과의 자리로 마련된 사인회 현장의 가슴 뭉클했던 이야기도 함께 소개되었다.  

20년 만에 준비한 'Hey Girl'... 생애 첫 대학 행사 출연까지
 

지난 22일 방영된 tvN '댄스가수 유랑단'의 한 장면. ⓒ CJ ENM

 
지난 5월 전국 각지의 대학교에서 풍성한 축제가 펼쳐지면서 젊음의 열기로 무대가 한가득 채워진 바 있었다. <댄스가수유랑단>이 이렇게 좋은 기회를 그냥 놓칠 리 만무했다. 이효리는 20년 전 음반 수록곡이었던 'Hey Girl'을 모처럼 꺼내들면서 당시 랩 피처링을 맡아줬던 라이머와 재회했다. 지금은 래퍼 대신 유명 기획사 사장님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그였기에 모처럼의 만남은 두 사람 모두에게 설렘과 걱정의 연속이었다.  

지금 들어보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가사 내용에 연습 과정부터 이효리는 마치 "웃음 참기 챌린지"를 방불케하는 민망함과의 싸움을 펼쳐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본 공연이 시작되기가 무섭게 '10 Minute'과 더불어 180도 달라진 카리스마 가득찬 퍼포먼스로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았다.  

​그런가 하면 김완선 역시 관록의 무대로 행사 직전 가졌던 걱정을 단숨에 날려버렸다. '오늘밤',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등 30여 년 전 히트곡으로 현장을 말 그대로 뒤집어 놓았다. "(대학교에서) 안 불러주니까..."라는 말로 그간 경험이 없었던 대학 행사였지만 한참 어린 학생들의 떼창까지 이끌어내는 감격 어린 공연을 만끽했다. 

"차정숙! 차정숙!" 엄정화를 반겨준 학생들
 

지난 22일 방영된 tvN '댄스가수 유랑단'의 한 장면. ⓒ CJ ENM

 
​최근 유튜브 공간 속 화제의 직캠 영상으로 떠올랐던 엄정화의 고려대 공연이 드디어 정식 방송을 통해 공개되었다. 최고 2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엄정화의 대학 행사 등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한동안 갑상선 치료로 인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조금씩 가수로서의 활동을 재개하면서 자신감을 얻은 그로선 근 20여 년 만에 오른 대학교 무대를 통해 건재함을 과시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역시 모처럼 대학 공연을 하게 된 보아가 'Better', '아틀란티스 소녀' 등 요즘 노래 외 과거 인기곡으로 현장의 열기를 한껏 끌어 올린 후 엄정화는 일명 '마성의 인트로'로 불리는 자신의 최고 인기작 'Poison'으로 화려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내 노래 과연 알까?" 걱정도 가졌지만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발표된 곡을 목청껏 따라 부르는 관객들의 호응에 더욱 힘을 얻어 멋지게 공연을 이끌었다.  

한창 드라마 <닥터 차정숙>이 인기리에 방영되던 시기였던 터라 'Poison'이 끝난 후 일부 관중들은 "차정숙! 차정숙!"을 외치며 환호를 보냈다. 이에 엄정화는 "어~나, 차정숙!"이라고 화답하며 즐겁게 첫 곡을 부른 소감을 피력했다. 이어 이승훈(위너)이 특별 게스트로 참여한 'D.I.S.C.O', 스포츠 응원곡으로 빼놓을 수 없는 '페스티벌'을 연달아 소화하면서 당당하게 축제의 주인공임을 입증했다.

감격의 첫 사인회... 서로 용기 얻은 가수와 팬들
 

지난 22일 방영된 tvN '댄스가수 유랑단'의 한 장면. ⓒ CJ ENM

 
이번 <댄스가수 유랑단>은 공연의 즐거움 못잖게 팬들과의 감격어린 만남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비록 추첨을 통해 100명의 팬들과 간단한 자리를 마련했지만 모처럼의 대면 사인회를 통해 유랑단원들은 더 큰 용기와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비닐 조차 뜯지 않은 30여 년 전 김완선 LP를 들고 온 팬부터 나이 지긋한 연배의 팬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은 오랜 기간 응원을 보냈던 우상을 직접 만나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어려웠던 시절, 자신에게 용기를 줘서 고맙다는 그들의 이야기에 가수들 역시 울컥하면서 고마움을 표시했다. 특히 "내 소원 중에 하나가 누나 콘서트 가보는 거다. 버킷리스트다. 그런 날이 올까요?"라는 말에 엄정화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MC를 맡은 홍현희는 "팬들이 다들 그 말을 하더라. 오래오래 봐야 하니까 건강하시라고"라고 그들의 이야기를 대신 전달해주기도 했다.  

어찌보면 단순히 예능 프로그램의 내용 속 한 장면이었지만 가수와 팬 서로에겐 소중한 시간이 마련되었다. 그들의 음악을 따라 부르고 즐거움을 만끽해왔던 사람들에게 <댄스가수 유랑단>은 더할나위 없이 좋은 추억을 재생하는 카세트 테이프이자 라디오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누군가에겐 그저 "추억팔이"라는 날카로운 SNS 속 글감에 불과했을지 모르지만 현장을 찾아준 이들부터 안방에서 조용히 TV를 시청해온 사람들에겐 유랑단원들의 공연, 노래는 늘 자신의 삶을 지탱해주게 만든 든든한 동반자이기도 했다. 젊은이들과의 교감 기회를 마련한 대학 축제 공연과 팬 사인회를 거치면서 <댄스가수 유랑단>은 이 프로그램이 왜 존재하는지를 다시 한번 스스로 입증해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댄스가수유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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