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납북귀환어부 수사 당시 검찰의 수사지휘와 관련한 문서
진실화해위원회 결정문 중 일부
진화위가 작성한 대양호 등 1969년 5월 28일 귀환 선박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문(이하 결정문)에 따르면, '단계별 심문계획' 중 "선적지 관할 검찰의 지휘를 받아 구속 입건할 예정"이라고 되어 있다. 즉,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아 납북 귀환 어부를 조사하고 송치했다는 것이다.
실제 납북 귀환 어부들은 영장없이 여인숙 등에서 고문을 당하며 조사받았는데 이는 검찰의 지휘 아래 진행되었다. 당시 수사가 법적 절차 없이 진행된 불법 수사인 것을 알면서도 검찰은 경찰 등에서 조사한 불법 수사 내용을 토대로 기소한 것이다. 적어도 수사 지휘를 잘못한 점, 잘못한 수사 내용으로 기소했다는 사실에 대한 책임이 분명한 것이다.
또 검찰은 납북 귀환 어부들에 대한 '고의 월선' 혐의 등이 명확하지 않는데도 무리한 기소와 항소를 강행했다. 앞선 결정문에 따르면 1969년 귀환 선박에 대해 항소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피고인들은 북한 지배하에 있는 지역인 해상에서 어로 작업을 하면 납치될 우려가 농후할뿐더러 납치되면 이적 행위를 하여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하고 북한 지역으로 탈출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시 어선들이 북한 지역에서 조업했다는 증거는 오로지 가혹 행위를 통한 자백 이외에 증거가 없다. 그런데도 어선들이 북한 지역에서 조업했다며 무리한 항소를 했다.
진화위는 당시 납북 선박들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선 조업하지 않았음을 수사 당국도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도 월선을 이유로 반공법, 국가보안법으로 기소를 유지한 검찰의 책임은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

▲ 진실화해위원회는 69년 5월 귀환한 선박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선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진실화해위원회 결정문 중 일부
더 큰 문제는 피해자들에 대한 지속적 사찰의 책임이다. 지난 5월 12일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은 선원 중 속초의 김성대씨의 경우 1980년대까지 당국의 감시를 받으며 살아야 했다. 1980년 수원지방검찰청검사장 명의로 작성된 보안관찰 '동태보고'에는 그의 주거이전 사실이 기재되어 있다.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학력, 주거 수준에 대한 광범위한 사찰도 있었다.
이렇듯 검찰에 의한 피해 사실이 명백한데도 검찰은 여전히 피해자에 대한 사과에 인색하다. 그러면서 22일 비롯해 6월 들어 직권 재심을 한다며 홍보성 보도자료만 뿌리고 있다.
지난 5월 12일 춘천지법이 대규모 무죄 선고를 한 후 검찰의 직권 재심 신청을 통한 무죄 선고가 줄을 잇고 있다. 한편으로 직권 재심을 통한 재심 개시 결정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도 무죄 선고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사과에는 때가 있다. 피해자에 대해 무죄 선고가 이어지고 재판이 진행되는 이때가 바로 검찰의 사과가 필요한 순간이다. 단순히 재심을 신청하는 것만으로 그 사명을 다했다 하지 말고, 스스로 피해자를 찾아 과거의 잘못된 수사 지휘와 기소, 사찰 등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래야 과거사를 대하는 검찰의 태도에 대해 피해자는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연재 기사]
납북귀환어부 이야기 https://omn.kr/1z3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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