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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삼성의 유일한 희망... 뷰캐넌이 에이스인 이유

[KBO리그] 8일 NC전 7이닝2피안타5K 무실점 승리, 삼성 3연패 탈출

23.07.09 09:22최종업데이트23.07.0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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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위 삼성이 적지에서 공동 4위 NC를 완파하고 3연패의 수렁에서 탈출했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8일 통합창원시의 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1안타를 터트리며 8-0으로 승리했다. '제2 홈구장' 포항에서 열린 주중 3연전에서 두산 베어스에게 당했던 3연패에서 탈출한 삼성은 이날 SSG랜더스에게 7-9로 패한 9위 한화 이글스와의 승차를 5.5경기로 좁혔다(29승48패).

삼성은 3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때린 김동진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호세 피렐라가 시즌 9호 홈런을 포함해 2안타3타점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삼성의 대승을 이글었다. 사실 삼성은 이날 승리와 별개로 최하위로 전반기를 마감하게 됐다. 이렇게 우울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삼성 팬들에게 가장 큰 위안을 주고 있는 선수는 KBO리그 4년 차 시즌에도 변함없는 기량으로 삼성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외국인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다.

확실한 외국인 에이스 없었던 삼성

삼성은 2000년대 이후 무려 7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실제로 같은 기간 삼성보다 더 많은 우승을 차지한 팀은 없었다(SK와이번스&SSG랜더스 5회). 삼성을 '21세기 최고의 명문구단'이라 부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이유다. 하지만 외국인 에이스에게 크게 의존했던 다른 팀들에 비해 삼성은 많은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상대적으로 절대적인 존재감을 가진 외국인 에이스가 거의 없었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1998년에 활약했던 좌완 스캇 베이커는 그 해 15승을 따냈지만 평균자책점이 4.13에 달하며 리그를 지배하는 투수와는 거리가 있었다. 2002년 삼성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멕시코 출신 좌완 나르시소 엘비라는 2002년13승6패2.50의 뛰어난 성적으로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더욱 뛰어난 활약을 기대했던 2003년, 엘비라는 6경기에서 1승1패7.06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퇴출됐다.

선동열 감독 부임 후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던 2006년, 삼성에는 팀 하리칼라와 제이미 브라운으로 이어지는 외국인 원투펀치가 있었다. 하리칼라와 브라운은 정규리그에서 23승을 합작했고 특히 하리칼라는 2006년 한화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2경기에서 9.2이닝1실점(평균자책점0.93)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하리칼라는 구위가 압도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브라운은 큰 경기에 약하다는 이유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한국시리즈 2연패 후 2~3년 간 슬럼프(?)가 있었던 삼성은 2011년 류중일 감독(국가대표 감독) 부임 후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라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세우며 왕조를 건설했다. 하지만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왕조로 불리던 시대에도 확실하게 에이스 역할을 해준 외국인 투수는 찾기 힘들다. 삼성에서 2년 동안 활약하며 2014년 탈삼진 1위(180개)를 차지했던 릭 밴덴헐크도 13승이 개인 최고 승수였다.

빅리그에서 한 시즌 10승 경력을 가진 미치 탈보트는 2012년14승3패로 승률왕에 올랐지만 평균자책점이3.97에 달하며 재계약에 실패했다. 2015년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강속구 투수 알프레도 피가로가 13승7패3.38의 준수한 성적으로 삼성의 한국시리즈 5연패에 기여했지만 피가로는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경기서 8이닝10실점(9자책)으로 무너졌다. 심지어 삼성에는 한국에 '의료관광'을 왔던 에스마일린 카리대 같은 외국인 투수도 있었다.

삼성 구단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투수

2014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한 뷰캐넌은 2014년 필라델피아에서 선발로 20경기에 등판해 6승을 따냈지만 이듬 해 15경기에서 2승9패6.99로 부진했고 2016시즌이 끝나고 팀에서 방출됐다. 2017 시즌을 앞두고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에 입단해 3년 동안 활약한 뷰캐넌은 2018년 두 자리 승수를 따내기도 했지만 2019년4승6패4.79로 부진하며 방출됐다.

2020시즌을 앞두고 총액 85만 달러에 뷰캐넌이 삼성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삼성팬들의 기대치는 반반이었다. 삼성의 왕조시대가 끝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동안 두 자리 승수를 따낸 외국인 투수가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뷰캐넌은 삼성 입단 첫 시즌이었던 2020년부터 1998년의 베이커가 22년 동안 보유하고 있던 삼성의 외국인 투수 한 시즌 최다승수(15승)와 타이기록을 세우며 삼성의 외국인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뷰캐넌은 삼성이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던 2021년에는 16승5패3.10으로 더욱 좋은 성적을 올리며 삼성 구단 한 시즌 외국인 투수 최다승 기록을 갈아 치웠다. 뷰캐넌은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 알버트 수아레즈가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며 2.49의 평균자책점으로 시즌 6승에 머물렀던 작년에도 팀 내 최다승인 11승과 함께 한국진출 3년 만에 가장 좋은 3.0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작년 12월 총액 160만 달러에 재계약하며 삼성의 역대 최장수 외국인선수가 된 뷰캐넌은 올해 팀의 극심한 부진과 최하위 추락에도 한결같은 활약으로 삼성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올해 한 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16경기에 선발 등판한 뷰캐넌은 10번의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6승6패3.05의 성적으로 꾸준한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뷰캐넌은 8일 NC전에서도 7이닝2피안타2볼넷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6번째 승리를 챙겼다.

마운드 위에서는 냉정해 보일 정도로 감정표현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뷰캐넌은 자신이 등판하지 않는 날에는 덕아웃에서 기행에 가까운 장난과 돌발행동으로 팬들과 동료선수들을 즐겁게 하는 선수다. 특히 구자욱과 오재일,피렐라 등 팀 내 간판타자들과는 개별적인 세리머니를 하기도 한다. 삼성 팬들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팬들에게 많은 기쁨을 주는 에이스 뷰캐넌이 더 오랜 시간 동안 삼성의 유니폼을 입고 활약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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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데이비드 뷰캐넌 외국인 에이스 7이닝 무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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