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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세금 고복지 고행복, '3고'의 덴마크를 가다

[북유럽여행기④] 16개 다리를 통과하는 코펜하겐 운하 투어

등록 2023.07.24 17:35수정 2023.07.2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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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덴마크를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인 인어공주 동상.

덴마크를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인 인어공주 동상. ⓒ 오문수


1991년 혼자서 배낭을 메고 한 달간 유럽 일주 여행을 한 후 다시 북유럽 여행에 나섰으니 꼭 32년만의 재방문이다. 인터넷도 없던 시절 혼자서 여행 스케쥴 짜고 무거운 배낭을 멘 채 다니느라 제대로 구경도 못했었는데,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코펜하겐을 돌아보니 새롭다.

덴마크는 유럽 북부 연안의 유틀란드 반도 및 그 동쪽 해상의 섬들로 구성된 입헌군주국이다. 면적이 약 4만 3천 킬로미터인 나라에 인구는 약 560만명이 살고 있다.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와 페로제도를 포함하면 우리나라보다 큰 나라다.
  
a  덴마크 왕실이 거주하는 아말리엔보리 궁전 모습

덴마크 왕실이 거주하는 아말리엔보리 궁전 모습 ⓒ 오문수

   
a  전면에 왕립 오페라하우스 모습이 보인다. 여름이면 스카이다이빙 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전면에 왕립 오페라하우스 모습이 보인다. 여름이면 스카이다이빙 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 오문수

 
덴마크는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스칸디나비아 3개국과 함께 북유럽 4개국으로 불린다. 이들 나라의 공통점은 UN이 발표하는 인간행복지수 상위권에 속하는 나라들이다. 국기에는 북유럽 국가 공통의 국기인 스칸디나비아 십자가 문양이 들어있다.


초기 바이킹시대인 9세기경 독립국가를 이뤄 13~14세기 경에는 북유럽 전역을 지배하는 강대국이었지만 1523년 스웨덴이 독립해 나가고 1814년 나폴레옹 전쟁의 패전으로 노르웨이를 잃으면서 세력이 약해졌다.

덴마크 사람들은 오랜 농경사회와 지속된 전쟁, 농지 개간 등을 거치며 검소함이 몸에 배어있으며 다른 나라의 문화도 스스럼없이 잘 받아들이는 편이다.

덴마크인들은 어린 시절부터 자전거와 동고동락한다. 각 도시에는 자전거전용도로와 빽빽하게 들어찬 자전거 보관소가 자리잡고 있다. 아침 저녁 출퇴근 시간에는 대도시의 거리 전체가 자전거 행진을 이룬다. 덴마크를 여행할 때 주의할 점은 사람보다 자전거에 우선권이 있어 보행시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덴마크 '휘게(Hygge)' 문화

덴마크인들의 성향을 정의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휘게(Hygge)'이다. '편안한' '아늑한'의 뜻을 가진 '휘게'는 특히 긴겨울을 보내는 덴마크인들의 비법이다. 편안한 의자, 적당한 조도의 조명, 조화를 이루는 촛불 등의 소품으로 집안 분위기를 아늑하고 따뜻하게 만든다.
  
a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모습으로 가로등이 도로 중앙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모습으로 가로등이 도로 중앙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 오문수

   
a  보트를 타고 뉘하운 일대를 돌아보던 중 만난 시가지 모습이다.

보트를 타고 뉘하운 일대를 돌아보던 중 만난 시가지 모습이다. ⓒ 오문수

 
휘게에 대한 관심은 덴마크의 행복 지수와 관련이 있다. OECD 국가 중에서 세금을 가장 많이 거두는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유명하다. 대신 다양한 복지 정책으로 서민들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해 준다.


유럽연합 국가에 속하지만, 유로화가 아닌 덴마크 크로네(DKK)를 사용하는 덴마크는 GDP도 7만 6천불에 달하는 고소득 국가로도 꼽힌다. 낙농 국가였던 나라가 잘사는 나라로 변신한 데는 연유가 있다. 1960년대 경제학자들이 모여 대체에너지(풍력발전), 생명과학, 의료분야에 눈을 돌리기로 했다.
  
a  보트를 타고 뉘하운 시가지를 돌아보는 여행은 인기다. 16개 교각밑을 통과하는 스릴을 맛볼 수 있다.

보트를 타고 뉘하운 시가지를 돌아보는 여행은 인기다. 16개 교각밑을 통과하는 스릴을 맛볼 수 있다. ⓒ 오문수

 
덴마크에서 개발한 인슐린은 전세계 공급망의 약 60%에 달한다. 세계 최대해운회사인 '머스크'본사와 칼스버그 맥주회사, 세계 최고의 완구회사인 '레고'도 덴마크가 소유하고 있다.

학창 시절 덴마크하면 떠오르는 것 하나는 동화작가 안데르센과 그가 지은 <인어공주>다. 시간이 많지 않은 일행이 '상인들의 항구'라는 뜻의 코펜하겐을 돌아보기 위해서 선택한 관광 일정은 보트를 타고 코펜하겐 시내를 남북으로 가르는 운하와 '뉘하운' 일대를 돌아보는 운하 관광이다.
 
머리와 팔다리가 잘리기도 했던 인어공주 동상



코펜하겐의 상징이자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포토 포인트는 인어공주 동상이다. 1913년에 칼스버그 재단의 카를 야콥슨과 조각가 에드바그 에릭슨에 의해 세워진 인어공주상 앞에는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비록 너무 작고 별볼일 없어서 실망했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존재감만으로도 안데르센을 떠올리게 해준다. 동상은 한동안 반달리즘의 희생물이 되어 머리와 팔이 잘리고 페인트를 뒤집어쓰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반달리즘은 예술품이나 문화유산 또는 공공시설을 파괴하는 행위나 그러한 경향을 일컫는 말이다. 현재 바닷가에 전시된 인어공주상의 목과 팔에는 땜질이 되어 있다.
 
a  인어공주 동상 인근에 있는 게피온분수 모습. 북유럽전설에 등장하는 여신인 게피온이 황소로 변신한 자신의 네 아들과 함께 쟁기질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인어공주 동상 인근에 있는 게피온분수 모습. 북유럽전설에 등장하는 여신인 게피온이 황소로 변신한 자신의 네 아들과 함께 쟁기질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 오문수

   
a  군용트럭을 타고 코펜하겐 시내를 돌며 큰 소리로 떠들고 노래하는 고등학교 학생들. 고등학교 졸업을 축하하는 세리머니로 덴마크 학생들의 전통이라고 한다

군용트럭을 타고 코펜하겐 시내를 돌며 큰 소리로 떠들고 노래하는 고등학교 학생들. 고등학교 졸업을 축하하는 세리머니로 덴마크 학생들의 전통이라고 한다 ⓒ 오문수

 
현지 가이드 설명에 의하면, 복지국가인 이 나라에서는 병원비와 대학, 대학원까지 무료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수업은 창의성과 협동에 주안점을 둔다. 뛰어난 학생과 못한 학생이 한 팀을 이뤄 공동 평가를 받기 때문에 협동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이날 버스를 타고 시내를 돌아보던 중 군용트럭을 탄 고등학생들이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떠들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이드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자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축하 세리머니로 노래 부르며 큰소리로 떠드는 전통이 있단다. 공동 평가라 학업 스트레스가 없을 줄 알았는데, 학교 힘든 건 세상 어디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났다.
덧붙이는 글 여수넷통뉴스에도 송고합니다
#덴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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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인권, 여행에 관심이 많다. 가진자들의 횡포에 놀랐을까? 인권을 무시하는 자들을 보면 속이 뒤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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