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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교사에 가슴 무너진 교사들, 촛불혁명 같다"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등록 2023.07.25 10:10수정 2023.07.2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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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교육청 앞에서 서울교사노조와 전국초등교사노조 조합원들이 ‘(서초구 S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추모 및 사실 확인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교사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권우성

 
지난 19일 서울의 S 초등학교 교사가 교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년 차인 교사는 1학년 담임이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온 국민이 충격에 빠졌고 교사들은 해당 초등학교에 조화를 보내는 등으로 애도했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이번 일을 학생인권 조례 탓으로 돌렸다.

지금의 학교 현실이 어떻길래 2년 차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까? 이에 대해 의견을 들어보고자 지난 24일 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전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

- 지난 18일 2년 차 초등학교 교사가 학교 교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충격이었는데요. 선배 교사로서 마음이 착잡하실 것 같은데 어떠십니까?
"전국의 선생님들 심정이 다 비슷할 것 같아요. 그 교실이 햇빛도 들지 않았더라고요. 그 교실에서 혼자 그 고통을 감당하면서 얼마나 절망감을 느꼈겠어요. 그 절망감을 생각하면서 선생님들은 다 가슴이 무너진다고 하세요. 돌아가신 선생님의 심정을 사실 전국의 모든 교사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알거든요. 왜냐하면 모든 선생님이 다 겪는 현실이잖아요.

지난 주말에 보신각에서 집회했는데 거의 만 명에 가까운 선생님들이 자발적으로 모였어요. 돌아가신 선생님에 대한 추모와 더불어 참담한 교육 현실에 대한 분노가 그 자리를 만들어 냈고요. 한편으로 보면 교사들의 촛불 혁명 같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왜 촛불혁명 같다고 생각하셨어요?
"선생님들이 이러한 참담한 현실에 대해 더 이상 두고 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서울에 모이셨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단체에서 조직했다기보다 이런 현실을 바꿔야겠다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모였기에 지난 촛불 혁명 같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처음에 이 뉴스 어떻게 보셨어요?
"진짜 정말 놀랐죠. 정말 충격적이고요. 어떻게 2년 차밖에 안 되는 선생님이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참담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교사 혼자 민원 다 감당하는 구조가 문제 핵심 

- 여러 말이 많은데 사건의 개요는 어떻게 파악하세요?
"언론에 여러 말이 나오고 있기는 한데 그런 것을 다 떠나서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거잖아요. 그것이 이 사건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는 생각이 들고요. 학교라는 공간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신 걸로 봐서 선생님은 아마 고통스러운 학교 현실이나 교육 현실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뭘 말하고 싶었을까요?
"교사라면 누구나 힘들어 하는 악성 민원, 정서 행동 장애가 있는 학생 지도의 어려움 등 어려운 교육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고통을 호소하고 싶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기를 바라는 마음도요."

- 교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건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다른 장소가 아니라 교실에서 그러한 선택을 했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 선생님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가게 한 원인이 학교에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지금 정부나 경찰 당국에서 철저하게 조사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대충 마무리 되거나 진실이 은폐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이 들어요."

- 사건 직후 S초에는 조화가 쭉 놓여 있고 전국의 초등학교 교사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잖아요. 교사들이 분노하는 지점은 뭘까요?
"지금 학부모나 지역 주민의 악성 민원들이 있거든요. 근데 이런 데 시달려도 보호  장치가 하나도 없어서 혼자 감당해야 해요. 그리고 학생들을 생활 지도하는 과정에 무고하게 아동학대 신고를 당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보호 장치 하나도 없이 혼자 감당해야 하거든요.

또 학교 부적응 학생이나 정서 행동 장애 학생들이 있잖아요. 이런 학생들에 대한 대응책이나 교육청의 지원 제도가 없기 때문에 이 또한 교사 혼자 감당해야 해요. 이 모든 걸 교사가 다 혼자 감당해야 하는 교육 현실에 대해 수없이 많은 문제 제기가 있어 왔어요. 그런데 교육 당국은 이를 무시하거나 대책을 수립하지 않거나 내놓은 대책들이 하나같이 현장에서 쓸모가 없거나 했거든요. 이런 교육 당국의 방치가 이번 사태를 일으켰다는 생각이 들고 이런 지점에서 선생님들이 분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교사와 학부모 간의 갈등이 많은 것 같은데.
"갈등이 있을 수도 있어요. 학부모 입장에서 문제 제기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민원들을 처리할 시스템이 전무하다는 것입니다. 보통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는 민원이 들어오면 이를 처리하는 시스템도 있고 매뉴얼도 있거든요. 그런데 학교에는 그런 것들이 하나도 없다 보니 교사 혼자서 다 감당을 해야 해요.

이러한 민원은 고된 하루를 마치고 퇴근한 이후에도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사들은 상당히 고통스럽거든요. 한 반에 학생이 25명 있으면 학부모는 한 50여 명이 되잖아요. 교사 혼자서 50여 명의 학부모를 하루 종일 1년 내내 감당하는 구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문제의 핵심은 교사와 학부모의 갈등 아닐까요?
"아니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말씀드렸던 것처럼 학부모들도 문제 제기할 수는 있다고 보는데 이 의견이나 민원들을 교사가 혼자서 다 감당해야 하고 다 책임져야 하는 거죠. 즉, 시스템 부재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그러면 어떻게 바꿔야 하죠?
"말씀드렸던 민원 처리 시스템도 학교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요. 아동 학대와 관련되는 법이 개정되어야 하고요. 각종 교권 침해에 대해 관리자들이 책임져야죠."

- 담임 교사가 학부모와 안 만날 수는 없잖아요?
"그럼요. 만날 수는 있죠. 그런데 각종 문제 제기나 이런 것들을 교사가 50명의 학부모들 이야기를 듣고 처리하라는 시스템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동사무소 같은 데에서도 민원 같은 게 들어오면 민원을 처리하는 담당자도 있고 시스템도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 문제 중 하나가 아동학대 부분인 것 같아요. 아동학대는 명확한 기준이 없고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것 같던데.
"아동학대 관련 법은 원래 가정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를 예방 하고 사안이 발생하면 처리하고 지원 필요하면 지원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법이에요. 그런데 이 법이 명확한 기준이 없는 채로 학교 내 교육 활동 과정에서 일어난 일까지 적용되면서 학교 내 아동 학대법 관련해 큰 혼란이 일어나고 있거든요.

그래서 교사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문제 되고 여태껏 정당한 교육활동이라고 여겨졌던 것들이 다 신고의 대상이 되니까 선생님들이 신고당할까 봐 두려워하고요. 자연스럽게 교육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어요. 

선생님들의 교육 활동이 위축되면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로 이어지잖아요. 학칙에 근거한 정당한 교육 활동에 대해 아동학대 문제에서 제외하는 것이 당연한데 그런 것을 판단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절차가 없다 보니까 신고 당하면 교사는 긴 시간 경찰 조사, 검찰 조사, 학교 업무에서의 배제, 수업 배제, 담임 배제 등등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하고 무죄로 판명 나더라도 그것을 다시 보상받을 수도 없거든요. 그래서 정확한 기준과 절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왜 없는 거죠?
"2014년부터 아동학대와 관련된 법안이 발효되었고 최근에 관련해서 여러 문제가 생기고 있는데 입법을 지금 국회에서 계속 미루고 있어요. 이 문제들이 계속 사회적 문제가 되는 만큼 하루속히 입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지금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 당하는 일도 있는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있을 수 없는 일인데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폭력 휘두르는 학생을 제지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요. 폭력 휘두르는 학생을 제지한다고 팔을 잡거나 했을 때 도리어 아동학대로 신고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보호 장치가 없다 보니 오히려 이런 학생들의 폭력에도 선생님들이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인권은 제로섬 게임 아냐

- 정부는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학생인권조례 때문이라고 하는데.
"정부는 이 사태의 원인조차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문제는 선생님들의 교권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악성 민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도 혼자 감당해야 하잖아요. 모든 공공기관에 있는 민원 처리 시스템이 학교에는 없어요. 아동학대 신고가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법 개정도 늦어지고 있고 교육부 차원의 별다른 대책도 없어요.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어려움은 관리자의 지원 없이 교사 혼자 오롯이 감당하고 있거든요.

이번에 교사들의 자발적인 대규모 집회는 정말 초유의 사태라는 생각이 들어요. 교사들의 생존권 문제까지 위협당하고 있다고 할 만큼 열악한 학교 상황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부는 현재 원인도 제대로 모르고 대책도 제대로 수립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학생인권조례가 6개 시도밖에 없다면서요?
"맞습니다.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지역은 6개밖에 없는데 교권 침해는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어요. 학생인권조례가 있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교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또 하나가 진보 교육감 때문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교권 침해와 관련되는 부분은 진보 교육감 지역이든 보수 교육감 지역이든 학생 인권 조례가 있든 없든 간에 전국적인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전국적으로 선생님들이 생존권까지 위협당하고 있다고 느낄 만큼의 상황이기 때문에 이 전국적인 상황을 진보 교육감이 있는 지역의 문제로 돌리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학생 인권과 교권을 같이 지킬 방법이 있을까요?
"학생이든 교사든 교직원이든 학부모든 모든 사람의 인권은 소중합니다. 이것을 학생 인권 대 교권으로 나누어서 볼 문제는 아닙니다. 인권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올해처럼 교권 문제가 부각된 해도 없었어요. 그만큼 교사들이 처한 현실이 정말 어려워졌다는 거고 이러한 현실이 한 선생님을 떠나게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국민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부와 국회는 이러한 국민 여론을 받들어 대책을 수립하고 관련 입법을 하기를 바랍니다. 

교사로서 학부모님들을 비롯한 국민께도 정말 간절히 호소하고 싶습니다. 우리 선생님들의 교육권이 보장받아야 우리 학생들도 행복해질 수가 있잖아요. 선생님들이 마음껏 가르칠 수 있도록 전 사회가 함께 나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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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 전희영 제공

덧붙이는 글 '전북의 소리'에 중복 게재합니다
#전희영 #교권 #학생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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