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가짜 유공자’ 주장 반복하는 스카이데일리(5/18~7/3)
민주언론시민연합
비공개 대상 5‧18 유공자 명단, 입수시도 자체가 불가능
스카이데일리가 단독 입수했다는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1·2차 명단'은 신뢰하기 어렵다는 문제에 앞서 입수 시도 자체가 불가능하고 부적절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5.18 민주유공자 명단은 비공개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 6호는 "해당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성명·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로서 공개될 경우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비공개 대상 정보'로서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5.18 민주유공자 명단은 개인 신상에 대한 자료로 해당 법률에 따라 비공개 대상입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2018년 12월 21일 '5‧18 유공자 명단 및 유공 내용 공개촉구 국민연합' 대표 등이 국가보훈처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들 정보는 그 자체로 개인에게 내밀한 내용에 해당된다"며 "이름 일부를 가리고 명단을 공개하더라도 사망‧행방불명‧부상 경위 등 다른 정보와 결합하면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어 "자유로운 사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될 위험성이 있는 정보"라고 판시했습니다.
또한 재판부는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더라도) 이미 관련 법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5.18 민주유공자의 민주이념을 기리고 계승·발전시키는 기념·추모사업 등을 하고 있다"며 "(유공자 명단 공개 외 민주이념을 기릴) 대체 수단이 마련된 상황에서 사생활이 침해될 위험성이 매우 큰 정보(5.18 유공자 명단 및 유공 내용)를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독립유공자 명단은 이미 공개된 공훈록에 근거해 예외적으로 공개하고 있을 뿐, 국가유공자, 보훈보상대상자, 고엽제 후유증 환자, 특수임무유공자 등 예우의 대상이 되는 다른 유공자 명단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국가보훈부가 '국가보훈정책 팩트체크'(2019년 2월 14일)에서 확인했으며, 광주in <기고/'5‧18 가짜유공자' 논란에 대해>(2022년 11월 29일 김범태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장)에서 김범태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장도 "5.18 민주유공자의 명단은 이미 5.18 기념공원 내 추모승화공간에 명단이 위패 형태로 비치"돼 있으며, "설사 추모승화공간에 명단 비치를 하지 않았더라도 5.18 민주유공자 명단은 개인 신상에 대한 자료로서... 비공개 대상에 해당"한다고 일축했습니다.
5.18민주화운동, 12.12와 5.18 전후한 시민 민주화운동
스카이데일리는 "일부 인사는 5.18 당시 광주가 아닌 타 지역에서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유공자 명단에) 등록돼 있어 유공자 선정 등록 과정에 심각한 오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18 광주항쟁 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인사가 막연히 민주화 운동을 했단 이유만으로 유공자 선정이 된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5.18보상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무지에서 비롯된 왜곡과 폄훼입니다. 5.18보상법은 "5.18민주화운동의 관련자와 그 유족에 대하여 국가가 명예를 회복시켜주고 그에 따라 실질적인 보상을 함으로써 이들의 생활안정과 복지향상을 도모하며 나아가 국민화합과 민주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5.18민주화운동'이란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하여 광주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만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5.18보상법 제2조 1항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은 "1979년 12월 12일과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하여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에 대항하여 시민들이 전개한 민주화운동"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선 기고에서 김범태 관리소장도 5.18보상법에서 정의하는 '5.18민주화운동'을 언급하며, "5.18 민주유공자는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10일 동안 신군부에 저항했던 민주화운동 관련자뿐만 아니라, 12.12 군사 변란 사건 및 5.18민주화운동을 전후한 일련의 민주화운동 관련자를 포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018년 서울행정법원은 일각의 유공자 명단 공개 요구 소송을 기각하며 "보상심의위원회 사실 확인, 보훈심사위 심의·의결, 국가보훈처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 감사원 직무 감찰, 보훈처 자체 감사 등 유공자 등록 절차의 객관성과 투명성이 확보돼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5.
18, 사과 필요 없다" 장세동 영상, 찬양 댓글 다수
왜곡‧폄훼 표현 등장 횟수 중 가장 많은 203회나 등장한 '기타'를 살펴본 결과, 5.18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인사를 찬양하는 내용이 117회(57.6%)로 주를 이룹니다. 다음으로 5.18왜곡처벌법 비난 46회(22.7%), 기타 26회(12.8%), 5‧18 재조사 촉구 12회(5.9%),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반대 2회(1.0%)순입니다.

▲5·18민주화운동 관련 좋아요 50개 이상 유튜브 댓글의 왜곡·폄훼 표현 중
‘기타’ 세부내용별 등장 횟수와 비율(5/1~5/31)
민주언론시민연합
5.18 왜곡‧폄훼 인사에 대한 찬양 중 특히 전두환 정권의 2인자라 불린 장세동 씨 찬양이 55회(27.1%)로 가장 많았는데요. 해당 댓글은 SBS 뉴스에서 올린 <'2인자' 장세동 "5.18, 사과할 필요도 할 것도 없다" / SBS / 1분핫뉴스 #shorts>(5월 16일)에 달린 것입니다.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가 5.18민주화운동 피해자에게 사죄한 데 대해, 장 씨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전우원은) 5.18 때 태어나지도 않았다"며 "(5.18에 대해선) 사과할 필요도 할 것도 없다"고 밝힌 것을 49초가량의 짧은 영상으로 전한 것인데요.
해당 영상에는 "장세동 멋저", "장세동 파이팅", "장세동씨 휼륭하십니다 대통령 출마하세요 대한민국에 이런 인물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목에칼이들어와도 진실을 있는그대로말하는 장세동씨 역시 최고입니다", "진정한 사나이시고 옳으신 말씀입니다" 등 장 씨 찬양 댓글이 다수 달렸습니다.
SBS 뉴스는 영상에서 장씨가 "전두환 정권 당시 2인자"로 "5.18 직전인 1980년 5월 15일 당시 특전사 작전참모 직책으로 광주에 방문했다"고 설명했지만, 장씨 발언이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는 판단을 담지 않으면서 극우성향 유튜브 이용자들이 장 씨를 찬양하는 바탕을 만들어준 셈이 됐습니다.
언론은 5.18 관련 특정인사의 왜곡‧혐오 발언 등 망언 전달을 자제해야 하고, 혹여 문제 발언을 전하더라도 해당 발언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명확히 지적해야 합니다.
왜곡‧폄훼 없는 댓글 789개, 가장 많은 '전우원 응원' 248개
좋아요 50회 이상 받은 댓글 1195개 중 왜곡‧폄훼 표현이 나온 문제 댓글은 406개, 왜곡‧폄훼 표현이 나오지 않은 댓글은 789개입니다. 문제 댓글보다 그렇지 않은 댓글이 많은 것은 고무적입니다.

▲5·18민주화운동 관련 좋아요 50개 이상 유튜브 댓글 중 왜곡·폄훼 표현 없는 댓글의 내용 분류와 비율(5/1~5/31)
민주언론시민연합
5.18민주화운동 피해자에 대한 사죄를 밝힌 전우원씨 응원이 248개(31.4%)로 가장 많은데요. 왜곡‧폄훼 표현이 나온 문제 댓글과 비교해도 단일주제로는 '전우원 응원'이 가장 많습니다. 다음으로 기타를 제외하고 5.18 희생자 추모 89개(11.3%), 5‧18을 폄하한 전광훈 목사를 비판적으로 취재한 권지연 더 탐사 기자 응원 86개(10.9%)순입니다.
전우원씨 사죄의 진정성을 높이 평가하고 응원하는 댓글은 5월 19일 방송된 KBS <시사직격> 5.18 특별기획 '각하와 나 – 전우원, 전두환 일가의 검은돈을 말하다'에 125개로 가장 많이 달렸습니다. 해당 방송은 전우원씨와 전우원씨 어머니 최씨와 함께 전두환 일가 비자금 의혹을 파헤치는 내용으로 전우원씨가 직접 내레이션을 했습니다. MBC <PD수첩>이 올린 5.18 유가족의 전우원씨를 향한 당부 영상과 연합뉴스TV가 올린 전우원 씨 5.18 추모식 참석 영상에도 각 29개씩 적지 않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전우원 씨와 고 전두환 씨 일가 비자금 의혹을 파헤친 KBS <시사직격>(5/19)
민주언론시민연합
5‧18 왜곡‧폄훼 발언 등 망언 영상이 올라오면, 망언에 동조하거나 망언을 비판하거나 서로 소모적 논쟁을 벌이는 댓글이 다수입니다. 그런데 전우원씨가 5.18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사죄의 뜻을 밝히면서 새롭게 나타난 흐름이 있습니다. 전우원 씨 관련 영상에 전 씨 응원 댓글뿐만 아니라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를 추모하며 민주정신을 되새기는 댓글도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5.18민주화운동을 다양하게 그려온 연출가 고선웅 씨는 2021년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뮤지컬 <광주>에 슬픔을 비극적으로 그리지 않는 정서를 담아냈다며 "엄숙주의의 관점으로 40년이 지난 사건을 보고 싶지 않았다", "광주 자체를 인정하면서 편안하게 볼 수 없을까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언론은 5.18민주화운동을 조명하며 엄숙주의 관점에서 '슬픔'과 '비극'에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진상을 규명하고 민주정신을 되새기는 보도보다는 당시 책임자나 극우인사들의 망언을 전하는 보도가 다수였죠.
하지만 5.18민주화운동에서 희생자 추모만큼이나 민주정신을 되새기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특정인사의 5.18 망언을 전달하고 분노만 하기보다는 5.18 민주정신을 널리 알리고 진상규명에 도움 줄 내용을 전달하는 데 힘써야 합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도 왜곡‧폄훼 모니터링만큼 진상규명과 민주정신 확산에 도움되는 영상과 댓글을 모니터링하는 데 힘쓰겠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3년 5월 1일~31일 유튜브에서 '5.18 광주'로 검색한 결과 중 좋아요 50회 이상을 받은 댓글과 해당 댓글이 달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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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유공자' 주장으로 왜곡·폄훼 여전, 장세동 찬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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