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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사형투표' 문자 실제 받는다면?" 배우들이 고민한 까닭

SBS 목요 드라마 <국민사형투표> 온라인 제작발표회

23.08.10 16:41최종업데이트23.08.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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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우 감독(왼쪽에서 세 번째)과 박성웅, 임지연, 박해진 배우가 10일 비대면으로 열린 SBS 새 목요드라마 <국민사형투표>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SBS

 
연일 흉악범죄가 벌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에 사형제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10일 오후 SBS 목요 드라마 <국민사형투표>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비대면으로 펼쳐진 이날 행사에는 배우 박해진, 박성웅, 임지연과 박신우 감독이 참석했다.

오늘(10일) 오후 9시 첫 방송되는 <국민사형투표>는 악질범들을 대상으로 국민사형투표를 진행하고 사형을 집행하는 정체 미상의 '개탈'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 국민 참여 심판극이다. 지난 2015년부터 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되어 누적 조회수 1억 3천만 뷰를 기록한 동명의 웹툰이 이 드라마의 원작이다. 검증된 원작을 기반으로 펼쳐낸 기발하고도 충격적인 설정과 강렬한 스토리, 흡인력 있는 연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신우 감독은 드라마에 대해 "어느날 전 국민에게 악질범들을 사형시키는 것에 대한 찬반 의견을 구하는 문자가 발송된다. 국민사형투표를 벌이는 범죄자로부터 죽어 마땅한 파렴치한들을 구하려고 선악의 경계에서 고군분투하는 형사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이어 박 감독은 "안타깝게도 (국민사형투표는) 현실에서는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지만, 영화나 드라마보다 현실에서 발생하는 범죄가 더 심각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악질범에 대한 정의나 기준, 악질범을 표현할 때의 수위 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웹툰보다 드라마로서 긴장감과 서스펜스, 액션의 장르적 특성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훌륭한 배우들이 캐릭터로서 살아숨쉬는 부분들, 작가가 표현해준 캐릭터의 이면 등이 우리 작품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해진은 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 1팀장 김무찬 경정 역을 맡았다. 그는 사건이 좀 된다 싶으면 모조리 자기 것으로 만드는 특진의 달인으로 상사에게 생색내기는 1등인 인물. 박해진은 "선의 자리에 있는 형사다. 경찰이지만 법망을 피해가는 악질 범죄자들을 이렇게 밖에 처벌할 수 없는 현실 때문에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설명했다. 

박신우 감독과 영화 <백야행> 이후 오랜만에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박성웅은 청낭교도소 장기복역수이자 대한민국의 가장 이름난 법철학자였던 권석주로 분한다. 든든한 집안과 뛰어난 지능, 유려한 언변으로 탄탄대로의 삶을 살아왔던 그는 8살 딸을 성폭행한 범인을 직접 살해하고 자수하며 교도소에 수감된 복잡다단한 캐릭터다. 박성웅은 "선과 악이 모호한, 피해자로 볼 수도 있고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인물이라 연기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권석주는 사건을 겪으며 캐릭터가 휙휙 바뀐다. 교수님이자 법철학자이기도 하지만 딸을 가진 아빠를 연기해야 했는데, 나는 실제로 아들만 있는 아빠이다. 딸을 맡은 아역배우가 너무 사랑스럽고 붙임성도 좋더라. 딸과 함께 천진난만하게 웃다가 변화되는 모습을 처절하게 보여주고,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김무찬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모습을 잘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글로리>, ENA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 등을 통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임지연은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국 주현 경위를 맡았다. 한때 서울경찰청의 에이스였던 그는 부정과 불의, 부당함을 그냥 넘기지 못하고 할말을 다 하다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다고.

임지연은 "'국민사형투표'라는 제목이 흥미로웠다. 평소에 사회면 기사들도 많이 보고 범죄 장르물도 좋아하는 편이다. 주현은 거침없이 움직이는 인물이지만 한편으로는 사랑스러운 면도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정말 '국민사형투표'가 진행된다면?
 

박성웅과 박해진 배우가 10일 비대면으로 열린 SBS 새 목요드라마 <국민사형투표>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SBS


지난 7월 서울 신림에서 벌어진 칼부림 사건, 2일 서울 압구정 롤스로이스 마약 운전, 지난 3일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등 최근 발생하는 흉악 범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범죄자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는 법의 허점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은 상황. 정말 '국민사형투표'가 진행된다면, 범죄자들을 제대로 처벌할 수 있을까. 

이날 배우들과 박신우 감독은 이 문제에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임지연은 "저는 의심이 많다. 보이스피싱일 수도 있지 않나. 주변에도 물어보고 검색도 해봤을 때 정말 '국민사형투표'로 정의 구현을 할 수 있다면 투표에 참여할 것 같기도 하다"라고 답했다. 박성웅 역시 "저는 의심 없이 투표에 참여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박해진은 "저는 겁이 많은 편이라, 실제 상황인 걸 알고 나서도 선뜻 누르지 못할 것 같다. 내 투표로 정말 사형이 집행된다면 죄책감에 시달릴 수도 있다"고 말했고, 박신우 감독 역시 "저는 의심이 많아서 아마 문자를 바로 지울 것 같다. 바이러스가 있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박성웅은 "어느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보면서 너무 분노했고 '국민사형투표가 무조건 필요한 사건이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여러분도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이니 꼭 시청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임지연도 "국민 참여 심판극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보시며 카타르시스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정의가 무엇인지, 옳고그름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 더욱 의미 있고 시원하고 통쾌한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신우 감독은 <국민사형투표>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가해자 위주의 사법 제도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사형이라는 법 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드라마이지만, 이 작품을 통해 한번쯤 생각해봤으면 한다. 우리 사회의 법들이 가해자를 처벌하는 법이 더 많지 않나. 그보다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럴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메시지를 던져보고 싶다. 물론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감독으로서는 이 작품을 (시청자들이) 재미있고 즐겁게 볼 수 있도록 장르적 쾌감에 집중했다. 눈 돌릴 새 없이 시간이 금방 흘러가는 작품일 것이다. 재미있게 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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