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김녕중학교
김녕중학교
고 한삼택 씨의 유족이 신청한 재심(서울중앙지법 2022재고단89)에 대해 불법 구금 등이 인정되어 2023년 5월 15일 법원은 재심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검찰은 재심 개시 전인 2023년 2월 14일 내려진 진화위의 진실 규명 결정마저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심 기각 결정을 주장했다.
이러한 검찰의 주장에 대해 법원은 1970년 10월 6일 임의 동행 후 10월 9일 오후 8시에 구속 영장이 집행되었다면 48시간이 지나 집행된 것으로 이는 불법 감금에 해당된다고 했다.
법원은 특히 10월 6일 임의 동행 형식으로 동행했다고 하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1970년 당시 수사기관이 피고인 고 한삼택씨를 임의 동행하기에 앞서 한씨로부터 임의 동행에 대한 동의를 받아 서울중부경찰서로 데려갔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특히 동행에 앞서 수사관이 한씨에게 언제든 자유로이 동행 과정에서 떠나거나 동행 장소로부터 퇴거할 수 있음을 고지했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 정황이 명백히 입증되지 못했다고 보았다.
여기에 더해 법원은 한씨의 범죄 사실 인정에 대해서도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씨와 같은 범죄 혐의로 한씨보다 일주일 이상 먼저 체포된 교장 이 00 씨가 1970년 9월 30일 조사 과정에서 한씨의 범죄 사실을 실토해 이를 근거로 한 씨를 체포했다는 것이다.
수사기관이 한씨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9월 30일경 인지했다면 한씨가 도주 또는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으므로 즉시 구속 영장을 신청해야 하는데도 10월 8일에야 구속 영장을 신청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고, 특히 긴급 구속을 해야 하는 사안인데도 10월 6일 체포가 아닌 임의 동행 형식으로 조사했다는 점은 일반적인 수사 기관의 수사 형태에 반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보면 한씨를 긴급 구속했다는 것을 전제로 적법한 절차를 밟기 위해 사후 구속 영장을 받은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한씨에 대한 구금과는 별개로 적법한 구금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구속 영장을 받았고 그마저도 기일을 넘겨 집행한 것이 인정된다고 법원은 보았다.
법원은 이번 재심 인용 결정에 대해 즉시 항고한 검찰에 대해 따끔한 질타도 이어갔다.
사건 발생 시점으로부터 약 50여 년이 흘러 피고인을 비롯한 공동피고인들과 수사담당자가 모두 사망하였으며, 관련 증거로는 진정성립 또는 진실성이 의심되는 수사 기록과 피고인 가족, 지인들의 흩어져 가는 기억에 의존한 진술 등이 남아 있을 뿐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피고인에게 재심 대상 판결의 공소의 기초가 된 수사기관이 직무에 관한 죄를 지었다는 사실, 즉 재심 사유의 존재에 관하여 범죄 사실의 인정과 같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증명을 요구한다는 것은 사실상 피고인의 재심 청구권을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즉, 법원은 적법한 수사를 했다는 점을 입증해야할 것은 피고인이 아닌 수사기관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고 한삼택씨의 재심 재판은 향후 열릴 재심 공판기일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판은 억지와 추측으로 하지 않는다. 합리적 의심과 그를 입증해 갈 증거로 말해야 한다.
고 한삼택씨 재심 재판의 경우 이미 재심 개시 과정에서 불법 수사가 명백히 확인된 만큼 지난 8월 1일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현실에 휩쓸리지 않고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검사가 해야 할 일을 해내야 한다"며 수사 중립을 당부한 검찰총장의 의지에 걸맞게 합리적 재심 공판을 진행해 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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