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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전북-강원에 이어 서울까지, 2023시즌 K리그 감독 잔혹사

[K리그 1] 22일 FC 서울 안익수 감독 사임 발표, 시즌 4번째 감독 결별 엔딩

23.08.23 11:02최종업데이트23.08.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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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안익수 감독이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서울과 이별을 맞이했다.
 
지난 22일 서울은 공식 홈페이지와 SNS을 통해 안익수 감독이 내비친 사임 의사를 고심 끝에 수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20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대구 FC와 27라운드 경기에서 치고받는 흐름 속 2대 2 무승부를 기록하며 최악의 분위기에서 경기를 마친 서울 안익수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기습적으로 사임 의사를 내비쳤다.
 
기습적인 사임 의사를 밝힌 이후 기자회견장과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선수단과 코치진은 당황을 금치 못했으며 일부 선수들은 눈물까지 흘릴 정도로 안 감독의 사임 의사 소식은 모두를 당황 시켰다. 구단은 안 감독과 고위층과의 면담을 통해 선택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으나 결국 22일 구단은 안 감독의 의사를 수용했다. 2021년 9월 박진섭 감독(부산)의 자진 사임 이후 서울 지휘봉을 잡았던 안 감독은 박 감독과 똑같은 결말을 맞으며 서울과의 두 번째 동행을 마무리 지었다.
 
지속된 성적 부진, 이별을 선택한 수원·전북·강원
 
초반부터 유독 감독 거취에 대한 말이 많이 나왔던 2023시즌이었다. 지난 시즌 성적 부진과 맞물려 경기력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던 이병근 감독의 수원 삼성이 그 첫 대상이었다.
 

이병근 감독의 마지막 경기가 된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 ⓒ 한국프로축구연맹


2022시즌 4월 18일, 6대 박건하 감독에게 지휘봉을 건네받은 이병근 감독은 지난해 그 누구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다. 망가진 팀 상황을 복구하라는 미션과 동시에 성적까지 책임져야 했던 이 감독은 수원의 추락을 막지 못했다. 결국 이 감독의 수원은 시즌 말미까지 강등 싸움에 휘말리며 최악의 시즌을 보냈으며 시즌 막판 리그에서 2연승을 달리며 기사회생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결국 서울과 대구에 밀리며 리그 10위를 기록,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만 했던 수원이었다.
 
수원은 안양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극적으로 리그 1에서 살아남았으나 시즌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이 감독에 대한 여론은 비판적이었다. 기대를 다시 걸고 시작한 2023시즌에도 이 감독의 수원은 추락을 거듭했다. 리그 7경기를 치르는 동안 2무 5패를 기록하며 최악의 모습을 보이던 수원은 결국 이병근 감독에게 부임 1년이 되는 시점, 구단으로부터 사퇴 통보를 받으며 2023시즌 K리그 첫 번째로 감독이 물러나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작성했다.
 
수원 이병근 감독 경질 이후 또 다른 팀에서 시즌 두 번째로 감독과 결별하는 팀이 나왔다. 바로 영원한 우승 후보 전북 현대를 지휘하던 김상식 감독이 그 주인공이었다. 2021시즌 조세 모라이스 (세파한) 감독의 뒤를 이어 선수-코치를 거쳐 감독 자리까지 오른 김 감독은 부임 첫 해 울산을 제치고 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전북의 전성기를 다시 이끄는 듯했다.
 
하지만 부임 2번째 시즌부터 서서히 김 감독을 향한 의구심과 불만이 터지기 시작했다. 답답한 경기력과 이어진 부진 속에서 전북은 시즌 내내 불안정한 모습을 선보이며 리그 레이스를 이어갔고 결국 시즌 초반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고 울산에 리그 우승 타이틀을 내주며 시즌을 마무리 지었다. 물론 서울을 제치고 FA컵 우승을 일궈내며 무관을 탈출했으나 시즌 내내 보여준 답답한 경기력과 김 감독의 미숙한 팀 운영은 팬들의 마음을 다시 돌리기에는 어려웠다.
 
2022시즌 종료 이후 전북은 김 감독과 재계약을 선택하며 다시 신뢰를 보냈으나 그 신뢰는 시즌 시작 이후 리그 10경기 만에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것을 입증했다. 시즌 시작 이후 김 감독의 전북은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였으며 리그 개막 이후 펼쳐진 리그 9경기 만에 3승 1무 5패를 기록했다. 결국 팬들은 응원 보이콧으로 김 감독을 향한 신뢰를 완전히 등졌으며 최악의 상황이 지속되던 과정에서 리그 10라운드 강원 FC와 일전에서 1대 0으로 패배를 기록하자 김 감독은 2009년부터 몸을 담은 전북을 스스로 나오기로 결정했다.
 

전북 현대를 지휘했던 김상식 전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렇게 감독 결별이 연속해서 나왔던 4월과 5월이었고 6월도 예외는 아니었다. 6월 15일 프로 축구 강원 FC는 2021시즌 후반기 중도 부임하여 팀을 극적으로 잔류시킨 최용수 감독을 경질한다는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2021시즌 김병수 감독(수원삼성)의 뒤를 이어 강원 지휘봉을 잡은 최용수 감독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대전 하나 시티즌과 난타전 끝에 팀을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시켰으며 이듬해 강원 구단 최고 성적인 리그 6위를 기록하며 강원 구단을 장기적으로 책임질 적임자로 판단됐다.
 
하지만 2023시즌이 시작된 이후, 최 감독의 강원은 부진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리그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2승 4무 4패를 기록하며 최악의 출발을 알렸고 11라운드부터 18라운드까지 2무 6패를 기록한 강원은 결국 최용수 감독에게 경질 통보를 알리며 이별을 알렸다.
 
잠잠했던 7월을 지나, 8월 막바지 이별을 알린 서울
 
이병근, 김상식, 최용수 감독까지 이어진 이별 사례는 8월 막바지 시즌 4위를 기록하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티켓 진출권을 조준하던 서울 안익수 감독까지 이어졌다. 2021시즌 박진섭 감독의 뒤를 이어 서울 지휘봉을 잡은 안 감독은 부임 이후 강등권에 처져있던 팀을 극적으로 회생시키며 넷플익수, 익버지 등과 같은 재밌는 별명까지 얻으며 서울의 전성기를 책임질 인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부임 2번째 시즌이었던 2022시즌, 안 감독의 서울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현대 축구 흐름과 맞는 전술 색채로 많은 호평을 받았던 서울이었으나 시즌이 지날수록 점점 간파된 모습을 보였으며 결국 시즌 막판에는 다시 강등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지자 팬들은 안 감독을 향해 비판의 수위를 높게 올리며 사퇴 목소리까지 냈던 서울이었다.
 
리그에서 9위를 기록하며 간신히 잔류에 성공했던 서울은 FA컵 결승전서 전북에 밀려 준우승에 그치며 아쉬운 시즌 마무리를 지었다. 시즌 종료 직후 안 감독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까지 떨어졌으나 감독 교체로 많은 골머리를 앓았던 서울은 안 감독에 대해서 다시 신뢰를 보내며 2023시즌을 준비했다.
 
2023시즌 시작 이후 안 감독은 결과로 구단이 보낸 신뢰에 응답했다. 시즌 초반 울산과 선두 경쟁을 펼칠 만큼 좋은 모습을 보였던 서울은 리그 개막 이후 12경기에서 7승 2무 3패의 호성적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13라운드 울산과의 일전에서 패배를 기록한 서울은 급격한 부진의 늪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어진 리그 10경기서 3승 5무 2패를 기록하며 휘청거리기 시작한 서울은 최근 리그 5경기에서 3무 2패를 기록, 결국 전북에 3위 자리를 허용했다.
 
한때 리그 선두 자리를 노렸던 서울이었으나 시즌을 거듭할수록 부진의 늪이 이어졌고 결국 전북과 포항에 추격을 허용하며 상위 스플릿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서울 팬들은 시즌 중반부터 이어진 모습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고 결국 안 감독은 부임 약 2년 만에 자진 사임을 통해 서울과 이별을 택했다.
 
서울은 안 감독의 빈자리를 팀 레전드 출신 김진규 수석 코치가 당분간 팀을 지휘한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3차례 감독 변화를 가져갔던 K리그 1은 이번 시즌 27라운드가 종료된 시점 벌써 4번째 감독 이별을 겪게 됐다.
 

서울에서 자진 사임한 안익수 전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감독 교체로 반등을 원했던 팀들은 어느 정도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강등권에 처지며 위기를 겪었던 전북은 김두현 대행과 단 페트레스쿠 감독 체제를 거치며 어느새 3위 자리에 올라섰으며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수원 삼성은 김병수 감독의 지휘 아래 최하위에서 탈출하며 최근 좋은 흐름으로 강등권 탈출을 노리고 있다.
 
강원 역시 윤정환 감독 체제에서 선두 울산을 잡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으며 최하위로 처지긴 했으나 감독 교체 이후 반등 분위기를 형성하며 강등권 탈출에 신호탄을 쐈다. 서울 역시 이 효과를 체감하기를 원할 것이다. 다만 감독 경험이 전무 한 김진규 대행이 역대급으로 치열한 중위권 싸움에서 어느 정도 실력을 발휘할지는 다소 의문이다.
 
수원, 전북, 강원을 지나 서울까지 감독과 이별을 택했다. 최근 6시즌간 소방수만 9명을 감독 자리에 급하게 앉히며 변화를 모색했던 서울은 감독 선임으로 혼돈의 시간으로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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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김상식 이병근 최용수 안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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