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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수냐 도우미냐, 손흥민이 가야할 길은 어디일까

[EPL] 26일 오후 토트넘, 본머스와 EPL 3라운드 원정 경기

23.08.26 11:21최종업데이트23.08.2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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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 AFP/연합뉴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이 2023-2024 시즌 자신의 첫 득점과 팀의 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토트넘은 26일 오후 8시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본머스를 상대로 2023-2024시즌 EPL 3라운드 원정경기를 갖는다.
 
토트넘은 새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손흥민이 주장으로 선임됐다. 토트넘은 개막전에서 브렌트포드와 2-2로 비겼으나 2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2-0으로 완파하며 기세를 올렸다. 지난 시즌까지 팀의 간판스타이자 주포였던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의 부재 속에도 일단은 선전 중이다.
 
개막 후 2경기에서 아쉽게 무득점에 그친 손흥민은 본머스전에서 첫 골 사냥에 나선다. 2021-2022 시즌 아시아선수로 최초의 EPL 득점왕(23골)까지 올랐던 손흥민이지만 지난 시즌에는 부상과 수술, 컨디션 난조까지 겹치며 리그 10골에 그치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리그 톱4 복귀가 1순위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손흥민의 부활이 절실하다. 손흥민 역시 올시즌을 앞두고 2021-2022시즌 한창 때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손흥민은 첫 경기였던 브렌트포드전에서는 슈팅수 2개에 그쳤고 상대에게 반칙으로 PK까지 헌납하며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맨유전에서는 측면과 중앙을 넘나들며 활발한 움직임으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창출하는 역할에 충실하며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적극적으로 동료들을 아우르는 주장으로서의 리더십 역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는 첫 골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장으로서 리더십과 공헌도도 중요하지만, 팀을 대표하는 공격수로서 손흥민에게 가장 먼저 기대하는 우선 순위는 역시 득점력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는 9라운드 레스터시티전에서야 첫 골과 헤트트릭을 기록했고, 이후로도 여러 차례 골 가뭄에 허덕이며 고전한 바 있다. 일단 마수걸이 골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을 털어내면 경기력도 더 올라올 수 있다.
 
손흥민은 현재 EPL 통산 103골을 넣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와 함께 공동 32위에 올라있다. 만약 본머스전에서 한 골을 추가한다면 호날두를 따돌리고 디디에 드록바(은퇴. 104골 31위)와 함께 동률을 이루게 된다.
 
다행히 본머스는 손흥민과 궁합이 맞는 편이다. 손흥민은 본머스를 상대로 통산 10경기에서 6골 2도움을 기록하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바로 지난 시즌에도 본머스 전에서 골맛을 봤다.  본머스는 올해도 개막전 2연속 무승(1무 1패)에 그치며 토트넘보다 사정이 좋지않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토트넘이 본머스에 우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 손흥민이 첫 골을 기대할만한 가능성은 충분하다.
 
또한 본머스전에서 눈여겨봐야할 부분은 손흥민의 컨디션과 활용방식의 변화에 달렸다 엔조 포슽코글루 신임 감독은 전임자들에 비하여 공격적인 축구를 선호하며 손흥민은 팀이 치른 리그 2경기에서 모두 익숙한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하지만 맨유전 후반에는 손흥민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이동시켜서 기용해보기도 했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손흥민은 지난 시즌의 부진을 기점으로 플레이스타일에서 변화의 가능성이 조금씩 주목을 받고 있다. 독일 시절과 토트넘 중반까지의 손흥민은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운동능력을 활용하여 상대진영을 헤집는 골잡이였다. 주로 윙어로 분류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인사이드 포워드 혹은 침투형 포처에 가까웠다. 실제로 손흥민은 그동안 소속팀과 대표팀을 막론하고 최대한 문전에 가깝게 배치하여 득점에 집중하는 역할을 부여했을 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시즌 개막 이후 지난 2경기에서 손흥민은 슈팅에 욕심을 내거나 본인이 공격을 주도하기 보다는, 최전방에서 히샬리송, 데얀 쿨루셉스키 등 동료들과 연계를 통하여 찬스를 만들어주는 플레이메이커 같은 역할에 더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여러 가지 의미로 눈여겨볼만하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손흥민으로서는 플레이스타일의 변화도 모색해봐야할 시점이다. 손흥민같은 유형의 윙어들은 30대를 전후하여 신체능력이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경쟁력이 내리막을 걷는 경우가 많았다. 몇 년 전부터 크고 작은 부상이 잦아지며 어려움을 겪었던 손흥민으로서도 이제는 힘을 아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효율적인 움직임이 중요하다.
 
손흥민은 다재다능하기는 하지만 팀동료인 제임스 메디슨이나 전 동료 크리스티안 에릭센처럼 패스와 경기운영에 장점이 있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창의적인 미드필더가 많지 않은 토트넘에서는 손흥민이 상대 수비를 끌어다니는 미끼 역할을 해줄동안, 동료들이 빈 공간을 활용하는 데 얼마든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패스와 연계능력은 노쇠화의 영향을 덜 받는 만큼, 손흥민이 커리어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풀어나가는 데도 더 유리하다.

다만 케인이 없는 지금 토트넘에는 손흥민 만큼 결정력을 지닌 선수는 없는 실정이다. 케인 이적 후 주전 원톱 자리를 꿰찬 히샬리송은 선발 기회에도 불구하고 무득점에 그치며 좀처럼 잃어버린 자신감과 컨디션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이는 쿨루셉스키도 마찬가지이며 연계형 공격수라는 플레일스타일만 놓고보면 오히려 손흥민보다 익숙하다.
 
포스테코글루 신임 감독은 맨유전 후반에 히샬리송을 빼고 손흥민을 원톱으로 전진배치시키는 전술직 실험을 단행하기도 했다. 사실 손흥민은 몸싸움을 피하고 제공권을거의 기대할수 없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스트라이커 유형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리오넬 메시나 호날두도 2선 윙어로 시작하여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역할로 이동한 바 있다. 손흥민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선수들과 함께 투톱이나 제로톱 등에서 손흥민의 득점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기대해볼 수 있다.
 
많은 팬들은 '영혼의 파트너' 케인이 떠난 지금, 어쩌면 이번에야말로 손흥민이 진정한 1인자로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기대하고 있다. '공격수 혹은 도우미' 어느 쪽이든 다음 본머스전에서 손흥민이 보여줄 역할은 또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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