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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만해서 편애 당한 금쪽이, 오은영이 엄마에게 한 경고

[리뷰]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23.08.27 08:54최종업데이트23.08.2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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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은 '기질(氣質)'을 중요하게 여긴다. 기질의 사전적 의미는 유전적으로 타고난 기품과 성질인데, 이를 잘 파악해야 훨씬 수월하게 양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부모와 자녀 간의 기질 차이로 인해 어려움이나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모와 기질이 다른 아이의 행동을 오해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흔하기 때문이다. 

산만한 아이의 3가지 유형
①ADHD로 산만한 아이
②심리적 불안으로 산만한 아이
③소아 우울증으로 산만한 아이


산만한 금쪽이, 버거운 엄마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한 장면. ⓒ 채널A

 
25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5세(금쪽이), 2세 두 아들의 부모가 스튜디오를 찾았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앓았던 엄마는 3년의 기다림 끝에 금쪽이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어렵게 얻은 아들인 만큼 얼마나 귀했을까. 과연 엄마의 육아 고민은 무엇일까. 금쪽이는 산만함 그 자체였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았고, 스릴을 즐기는 성향이라 행동이 과감했다. 

금쪽이는 엄마가 쓰레기를 버리러 간 잠깐의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엄마를 찾아나섰다. 놀란 동생도 형의 뒤를 따랐다. 형제는 1층까지 계단으로 이동한 끝에 다행히 엄마를 만났다. 깜짝 놀란 오은영은 아이가 어릴수록 성인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전사고는 한순간에 벌어지는데, 아이들은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전을 위해 앞으로는 함께 다녀올 것을 당부했다. 

이어서 놀이터로 이동한 금쪽이는 엄청난 에너지를 발휘했다. 정신없이 뛰어다니다보니 문제도 많이 일으켰다. 무심코 밀고 간 그네에 동생이 부딪히고, 그네를 엎드려 타다가 넘어지기도 했다. 동생이 타고 있는 시소에서 뛰어내려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엄마는 금쪽이의 에너지를 따라가기 힘들어 했다. 극과 극의 에너지 레벨이다보니 육아가 힘들고 버거울 수밖에 없었다. 

눈깜짝할 사이에 놀이터 사고가 벌어지고 말았다. 동생이 놀이터에서 넘어지며 얼굴을 부딪친 것이다. 그로 인해 코에 상처가 생기는 바람에 급히 병원을 찾아야 했다. 금쪽이는 병원에서도 산만하기 그지없었다. 마치 제 집처럼 누비며 난리를 쳤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위험천만한 행동을 반복했다. 갑자기 차도로 돌진해 간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엄마의 제지는 무력했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많은 어려움들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고요. 정도가 다를 뿐이에요. 그런데 유난히 집중을 못하고 산만한 아이들은 어릴 때 부모가 잘 파악하고 알아차리면 적절한 방법으로 잘 키울 수 있단 말이에요." (오은영) 

다음 날 저녁, 금쪽이는 방문 미술 수업을 받는 동생을 바라보며 부러워하고 있었다. 엄마는 금쪽이가 앉아서 하는 수업을 힘들어 해도 선택권을 줬더니 놀이 체육을 선택한 것이라 설명했다. 그럼에도 금쪽이는 동생 근처를 맴돌며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을 표출했다. 급기야 동생은 형의 눈치를 살피게 됐다. 결국 금쪽이는 수업에 합류했고, 동생은 어느새 밀려나고 말았다. 

그 모습을 지켜본 엄마는 선생님과의 상담에서 금쪽이가 이기적인 아이로 클까 봐 염려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금쪽이 때문에 얌전한 성향의 동생이 피해를 보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마침 금쪽이가 옆에서 엄마의 말을 고스란히 다 듣고 말았다. 장영란을 비롯한 스튜디오의 MC들은 탄식을 내뱉었다. 분명 상처가 될 말인데, 왜 조심하지 않았던 걸까.

"편애의 시작이 될까 봐 걱정이에요. 아이가 편애를 당한다고 생각할 거 같아요." (오은영)

오은영은 '편애'를 언급했다. 오은영은 부모와 기질이 달라 이해가 어려운 금쪽이의 입장을 대변했다. 실제로 엄마는 금쪽이를 수용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고,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동생이 금쪽이에게 밀릴까 봐 걱정했다. 오은영은 배제당하는 상황이 반복되며 소외감을 느꼈을 금쪽이의 심리를 설명했다. 혹 편애로 인한 정서적 불안이 금쪽이의 산만함을 키운 건 아닐까. 

한편, 아빠의 문제점도 포착됐다. 엄마가 외출한 주말, 형제의 육아를 담당해야 할 아빠는 전혀 적극적이지 않았다. 모처럼의 휴일이라 쉬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다른 방에 누워 휴대전화를 만지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다소 무책임해보였다. 금쪽이가 아빠를 찾아도 반응하지 않았다. 결국 금쪽이는 지루함에 몸부림치다 어쩔 수 없이 혼자 놀아야 했다. 

사실 아빠도 금쪽이의 넘치는 에너지를 부담스러워하는 듯했다. 엄마가 귀가한 후에야 거실로 나온 아빠는 동생만 찾았다. 금쪽이는 안중에 없었다. 이렇듯 형제를 대하는 온도 차이가 뚜렷했다. 금쪽이가 그걸 모를까. 엄마 입장은 어떨까. 그는 갈수록 육아에 참여하지 않는 아빠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 지쳐버린 부부는 서로 안 좋은 감정만 쌓여가고 있었다. 

그림 분석 결과, ①지붕이 분리된 집 ② 엄마, 아빠와 연결되지 않은 가족 등을 통해 금쪽이의 마음에 외로움과 우울함이 엿볼 수 있었다. 

다음 날, 금쪽이는 동생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다. 동생에 대한 질투일까. 엄마가 금쪽이의 잘못을 지적하자, 금쪽이는 "왜 엄마는 나한테 잔소리하는데?"라며 억울해 했다. 동생과 달리 늘 혼난다고 생각해 답답했던 것이다. 금쪽이는 분위기를 바꾸려 애교를 부렸는데, 엄마는 잠시 웃는가 싶더니 금세 싸늘하게 정색했다. 흐지부지 넘어가지 않고 훈육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아이 발달에 맞는 육아가 중요한 이유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 채널A

 
금쪽이가 만 5세가 된 지금, 엄마는 왜 유독 올해부터 훈육이 안 된다고 여기는 걸까. 오은영은 대다수의 부모들이 아이들이 말귀를 알아들으면 문제 행동을 조절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잘 알아들으면서 왜 이런 행동을 또 할까' 답답해 하는 것이다. 오은영은 연령에 따른 흐름을 맞춰나가지 못하면 육아는 어렵고 아이는 불편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고 경고했다. 

연령에 따라 바뀌는 양육법
①인펀트(Infant) : 18개월 미만의 영아. 다양한 환경 자극을 받아들이고 처리하며 감각 통합이 이루어지며 발달하는 시기.
②토들러(Toddler) : 18~30개월. 언어 자극을 많이 줘야 하고 상호 작용을 통해 정서가 발달하는 시기.
③프리스쿨러(preschooler) : 학교 입학 직전의 연령


금쪽이는 '프리스쿨러(preschooler)'에 해당하는데, 이 때는 대근육뿐 아니라 소근육까지 발달하며 민첩해지는 시기이므로 말이 아닌 몸으로 직접 주의로 줘야 한다. 잘못된 행동을 단호하게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엄마는 토들러 아이들을 교육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프리스쿨러는 생소했다. 프리스쿨러인 금쪽이를 토들러 방식으로 교육해왔던 것이다. 

그날 밤, 자기 전에도 텐션이 높은 금쪽이는 쉽게 잠들지 못했다. 각성 상태가 이어져 동생까지 깨워버렸다. 엄마 입장에서는 매일 밤 전쟁을 치르고 있는 셈이었다. 감각 통합 검사 결과, 금쪽이는 ①청각 및 시각이 발달했고, ② 전정감각, 고유수용감각이 미숙했다. 청각이 발달해 엄마의 목소리 톤에 예민했고, 시각이 발달해 눈에 들어오는 자극을 기민하게 처리했다. 

오은영은 중력을 다루는 감각과 관련이 있는 전정감각, 고유수용감각이 미숙하면 중력에 반대되도록 발을 떼고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곳에 자꾸 기어오르고 땅에 붙어있지 않고 뛰거나 다리를 위로 들아올리는 행동은 이런 감각과 연결되어 있다. 움직임 조절 미숙으로 활동 수준이 높아지다보니, 행동량이 많아지고 산만해 보였던 것이다. 드디어 수수께끼가 풀렸다. 

"동생이 엄마한테 혼도 안 나는 게 부러워. (...) 엄마가 필요해." (금쪽이)

금쪽이의 속마음을 들은 엄마는 눈물을 왈칵 쏟았다. 금쪽이는 아직 엄마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아이였다. 오은영의 금쪽 처방은 '텐션은 올리고 감각은 편안히 행동은 조절'이었다. 우선, 놀이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시간을 내서 노는 개념이 아니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교류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온 가족이 놀이를 통해 함께 노력해야 했다. 

솔루션 첫날, 금쪽이네 가족은 운동장으로 나갔다. 함께 공을 차며 신나게 놀다보니 금쪽이의 체력이 방전되고 말았다. 또, 규칙이 있는 놀이를 통해 각성을 낮추고 발달은 높여 나갔다. 아빠는 잠들기 전 금쪽이와 베개 싸움(매일 10분씩 3세트)을 하며 몸으로 텐션을 맞췄다. 엄마는 거울을 보며 텐션을 높이는 연습을 했고, 눈을 맞추며 대화를 나누며 소통했다. 

그밖에도 다양한 놀이와 활동을 통해 변화를 유도했다. 색종이 놀이(모양과 색깔이 다른 색종이를 깔고 불러주는대로 움직이는 놀이), 빨래 개키기, 캐치볼, 농장에서 농작물 수확 등을 통해 집중력을 키웠다. 엄마의 변화도 큰 몫을 했다. 금쪽이가 집중력을 잃고 다시 산만해져도 다그치지 않고 기다렸다. 금쪽이는 엄마의 기다림에 호응했다. 엄마의 태도가 바뀌자 금쪽이도 변화한 것이다. 

'금쪽같은 내새끼' 160회를 통해 우선 아이의 기질을 파악해 그에 맞는 훈육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 연령에 따른 훈육 포인트를 잘 이해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육아의 길은 이토록 멀고도 험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금쪽같은 내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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