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년된 사철나무와 세계일화 수령 250년 된 사철나무와 세계는 하나의 꽃이라는 만공스님의 유명한 말이 적혀있다.
김은진
모래톱에서 바라본 간월암의 모습은 크고 화려한 조선시대 배 한 척이 해안가에 정박해 잠깐 동안 몸을 말리며 항로를 정하기 위해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 듯하였다.
암자의 입구인 일주문은 소박한 이웃집의 대문처럼 자그마했다.
안으로 들어서자 동자승의 형상이 철퍼덕 앉아서 누군가 주고 간 용돈의 활용처를 생각하느라 신이 난 듯 웃고 있었다. 오른쪽으로 돌면 기도를 올리는 관음전이 있고 마당에는 석탑대신 무학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가 살아나 싹을 피웠다는 사철나무가 있었다. 250년 된 나무는 해풍을 맞아서인지 사찰처럼 아기자기했다.

▲간월암의 기도처 푸른 하늘과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조용히 기도를 드릴 수 있다.
김은진
바다가 되기도 육지가 되기도 하는 세상의 변덕을 수백 년째 마주하고 있는 간월암은 태평하고 고요했다. 어쩌면 이곳에서 무학대사는 '달의 숨결은 느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를 움직이던 달이 이곳에 손을 뻗어 하루에 두 번 쓰다듬어 주고 다독이는 것이라는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

▲간월암이 잔잔히 호흡하는 바다를 어루만지는 듯하다. 바다와 암자가 서로를 다독이는 것 같다.
김은진
어느새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아픔을 먼바다로 가져가고 수면 위에 반짝거리는 아름다움을 대신 담으라며 파도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우리의 하루가 지루하고 반복되는 듯 보이지만 무사히 시작되고 편안히 마무리되는 일이 얼마나 커다란 성공인지 육지와 바다 사이를 오가며 떠올리게 되었다.

▲간월암의 소원지 바다를 향해 펄럭이고 있는 작은 연등에 소원이 적혀있다.
김은진
사철나무가 있는 마당에서 계단을 내려가면 사람들의 소원이 적힌 작은 연등이 바닷바람을 맞아 펄럭이고 있었다. 잔잔한 파도가 일어 암벽과 부딪치며 한 장 한 장 소원지는 넘어가고 푸른 바다 끝으로 갈매기는 날아갔다. 물이 차오르며 간월암을 쓰다듬는 바다의 풍경이 그대로 내 마음이 되었다.

▲간월암으로 가는 모래톱 간조시 간월암으로 가는 길
김은진
간월도 선착장앞에는 바로 잡은 생선으로 싱싱한 회를 즐길 수 있는 횟집이 많고 어리굴젓이 유명하다.

▲간월도 선착장 배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회와 어리굴젓으로 유명하다.
김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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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아름답고 재미난 이야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오고가며 마주치는 풍경을 사진과 글로 담는 작가이자 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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