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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살 뒤 끝내기' 유강남이 겪은 '극과 극' 체험

[KBO리그] 7일 삼성전 연장 11회말 끝내기 안타 작렬, 롯데 울산 3연전 위닝시리즈

23.09.08 09:29최종업데이트23.09.0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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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4회 말 1사 1, 2루에서 롯데 유강남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23.8.17 ⓒ 연합뉴스

 
롯데가 삼성과 연장 접전 끝에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따냈다.

이종운 감독대행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7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2-1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삼성과의 주중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한 롯데는 8일부터 적지인 창원으로 건너가 9월에 열린 6경기에서 5승을 따내며 3위로 올라선 NC다이노스와 더블헤더(9일)가 포함된 4연전을 치른다(54승 60패).

롯데는 선발 심재민이 5이닝을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버텨냈고 6회부터 등판한 6명의 불펜투수가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11회에 등판해 한 타자를 잡아낸 신정락은 시즌 3번째 승리를 챙겼다. 타선에서는 니코 구드럼이 7회 동점 적시타를 때려냈고 9회 대타로 나와 끝내기 기회를 날린 이 선수가 11회 속죄(?)의 끝내기 안타를 터트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가 야심 차게 영입한 '80억 포수' 유강남이 그 주인공이다.

많은 경기를 소화하기 힘든 포수 포지션

올 시즌을 앞두고 4+2 총액 152억 원의 FA 최고액 기록을 세우며 두산 베어스에 복귀한 양의지는 타율 .314(6위) 10홈런 47타점을 기록하며 여전히 건재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저런 부상으로 98경기 출전에 그친 양의지가 선발 마스크를 쓴 경기는 69경기에 불과하다. 사실 양의지는 NC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던 지난 4년 동안에도 100경기 이상 포수 마스크를 쓰고 주전으로 출전한 시즌이 한 번도 없었다.

317홈런으로 '레전드' 박경완(LG트윈스 배터리코치,314홈런)의 기록을 넘어선 '살아있는 전설' 강민호도 나이가 들수록 포수 출전경기가 출어들고 있다. 삼성 이적 후 4년 연속으로 100경기 이상 포수로 선발출전하며 강철체력을 과시했던 강민호는 작년 시즌을 앞두고 4년 최대 36억 원에 세 번째 FA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강민호는 작년 포수로 83경기 선발 출전에 이어 올해도 77경기에서만 선발 마스크를 쓰며 구단의 관리를 받고 있다.

LG에서 데뷔했다가 2013시즌을 앞두고 NC로 이적한 김태군(KIA 타이거즈)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으로 120경기 이상 선발 마스크를 쓰며 리그를 대표하는 '금강불괴 포수'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2017 시즌이 끝난 후 군에 입대했고 NC는 2019 시즌을 앞두고 현역 최고의 포수 양의지를 영입했다. 그렇게 NC와 삼성을 거치며 백업을 전전하던 김태군은 지난 7월 KIA로 이적하면서 다시 주전 자리를 되찾았다.

2015년부터 넥센 히어로즈의 주전포수로 자리잡은 박동원(LG)은 2016년까지 2년 연속으로 연간 1000이닝 내외를 소화하며 히어로즈의 붙박이 주전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 포수 출전횟수가 줄어들던 박동원은 2019 시즌을 앞두고 베테랑 포수 이지영이 합류하면서 마스크를 나눠 썼다. 결국 박동원은 작년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이적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 LG 유니폼을 입으면서 포수출전기회가 부쩍 늘어났다.

포수는 투수리드는 물론이고 주자견제, 블로킹, 타격 등 경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가 많은 포지션이기 때문에 야구에서 좋은 포수의 존재는 팀 전력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만큼 부상 위험도 크고 체력소모도 심한 포지션이기 때문에 구단에서는 좋은 포수의 육성과 영입, 그리고 철저한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강민호 이적 후 5년 동안 포수난에 고전하던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80억의 거액을 투자해 FA 포수 유강남을 영입했다.

9회 대타 병살타 후 11회 끝내기 안타

유강남은 서울고 시절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될 정도로 주목 받는 유망주 포수였지만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7라운드 전체 50순위로 지명순위가 많이 밀렸다. 하지만 유망주 포수 유강남의 7라운드 지명은 LG의 2010년대를 바꾸는 탁월한 선택이 됐다. 조인성(LG 잔류군 총괄코치)의 FA 이적 후 2014년까지 2~3년간 이어지던 LG의 포수 고민을 해결해준 선수가 바로 유강남이었기 때문이다.

프로 입단 후 2년 동안 1군에서 16경기 출전에 그쳤던 유강남은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LG의 주전 포수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2015년부터 작년까지 8년 동안 무려 1014경기에 출전하는 엄청난 강철체력을 과시했다. 같은 기간 KBO리그에서 유강남보다 많은 경기를 소화한 포수는 없었다. 특히 유강남은 2018년부터 작년까지 필드플레이어도 쉽지 않은 5년 연속 130경기 이상 출전 기록을 세웠다.

강한 체력과 함께 15개 내외의 홈런을 때려줄 수 있는 장타력을 겸비한 1992년생의 젊은 포수가 FA시장에서 좋은 대우를 받은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유강남은 80억의 몸값을 받고 롯데 유니폼을 입은 후 올 시즌 2할대 초반의 타율과 홈런 7개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작년까지 존재감이 약했던 정보근과 군복무를 마친 유망주 포수 손성빈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해 주면서 유강남의 입지는 더욱 위태로워졌다.

유강남은 7일 삼성전에서도 정보근에 밀려 벤치에서 출발했다. 그렇게 삼성과 1-1로 맞서던 9회말 롯데는 1사 만루의 끝내기 기회가 찾아왔고 이종운 감독대행은 유강남을 대타로 투입했다. 유강남은 2루수 앞 병살로 물러나며 울산팬들을 실망시켰지만 연장 11회 2사 1, 2루에서 두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그리고 유강남은 삼성 마무리 오승환을 상대로 좌전 끝내기 적시타를 터트리며 길었던 연장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 시즌 유강남이 기록하고 있는 93경기 타율 .230 7홈런 35타점의 성적은 80억 원의 몸값과 영입 당시 롯데 팬들의 높았던 기대치를 고려하면 아직 한참 부족하다. 만약 남은 계약기간에도 반등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롯데의 유강남 영입은 '실패한 계약'으로 기억될 수밖에 없다. 7일 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유강남이 남은 30경기에서 롯데의 가을야구 도전을 위해 더욱 분발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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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 80억 포수 끝내기 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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