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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 거부-엄마 폭행 금쪽이, 오은영이 탄식한 이유

[리뷰]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23.09.23 12:36최종업데이트23.09.23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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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만 9세(금쪽이), 만 6세 두 아들의 부모가 고민을 들고 찾아왔다. 초3이 된 금쪽이는 올해 3월부터 등교를 거부하며, 엄마에게 험한 말을 내뱉으며 짜쯩과 화를 쏟아내고 있었다. 엄마는 도통 이유를 알 수 없어 답답해 했다. 최근에는 엄마뿐 아니라 동생에게도 분풀이 중이었다. 불과 몇 개월 전부터 시작된 금쪽이의 분노, 도대체 무슨 까닭일까. 

식사 시간, 금쪽이는 갑자기 눈을 찡긋하며 표정을 구겼다. 엄마는 왜 그러냐며 타박하듯 이유를 물었지만, 금쪽이는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또 다시 얼굴을 찡그렸다. 식사 후에는 침대에 누워 '우우우우' 등 알 수 없는 소리까지 냈다. 가래 낀 듯 계속되는 소리와 알 수 없는 행동들, 아마 '금쪽같은 내새끼'의 열혈 시청자라면 무언가 떠올랐으리라. 

"너무 안타깝다" 속상한 마음 드러낸 오은영
 

채널 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 채널A

 
"금쪽이는 다양한 틱이 있습니다." (오은영)

틱(tic disorder)은 '특별한 이유 없이 불규칙적으로 신체 일부분을 빠르게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틱 증상이 있는 부위에 간지럽거나 뻐끈한 감각적 불편을 반복적으로 느끼게 된다. 엄청 괴롭다는 얘기다. 오은영 박사는 금쪽이의 틱 증상으로 ①구강 내의 이상 움직임 ②목 근육의 이상 수축 ③ 눈이 뻑뻑한 듯한 불편함 ④혀 날름거림을 포착했다. 

복합형 틱은 단순형 틱이 치료되지 않았을 경우에 양상이 더욱 복잡하게 악화된 것이다. 또, 만성화된 틱을 투렛 증후군이라 하는데, 운동 틱과 음성 틱이 동시에 나타나고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뜻한다. 틱과 투렛 증후군은 예후에서 차이가 있다. 오은영은 "어떻게 이걸 모르셨을까. 너무 안타까워요"라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괴로웠을 금쪽이 때문에 애가 탔던 것이리라. 

금쪽이가 등교를 거부하는 이유도 혹시 틱 증상 때문일까. 엄마와의 실랑이 끝에 겨우 학교에 들어선 금쪽이의 틱 증상은 더 심해졌다. 수업 시간에도 수시로 얼굴을 찌푸렸다.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놀 때는 좀 나아진 듯했지만, 학교를 나오자 증상이 더 심해졌다. 금쪽이는 갑자기 전력질주했고, 주변을 의식하며 걸었다. 그리고 잰걸음으로 재빨리 집으로 들어갔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학교를 '안' 가는 게 아니라 '못' 가는 것이라 운을 띄웠다. 금쪽이는 학교에서도 틱 증상을 빈번이 보였는데, 이를 숨기려고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었다.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으니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겠는기. 또, 등하굣길에 주변을 의식해 틱을 숨기고 빠르게 집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했다. 

오은영은 초3이라는 나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통 10살 정도가 되면 비판을 받아들이고, 타인을 의식하기 시작한다.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열등감이 생기기도 한다. 생각의 깊이가 확정되는 중요한 시기이며, 자아상을 만드는 첫걸음을 떼는 시기이다. 금쪽이는 가뜩이나 수줍음도 많은 편인데, 틱 증상 때문에 심리적 긴장에 스스로 위축됐을 것이다. 

학원에 가기 싫어 잔뜩 화가 난 금쪽이는 자신을 설득하는 엄마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난데없이 머리채를 잡고, 소리를 질렀다. 험한 말도 여과없이 내뱉었다. 괴성을 지르며 울부짖었다. 분노를 참지 못하는 모습니었다. 계속된 대치 상태, 금쪽이는 엄마가 사라지는 게 도와주는 거라며 도움을 거절했다. 엄마는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엄마를 향한 극한의 분노,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빠와 놀다가 짜증이 난 금쪽이는 감기 때문에 누워 있는 동생에게 다가가 머리채를 잡고 몸을 흔들었다. 배에 (시늉에 가까웠지만) 주먹질을 하기도 했다. 동생을 괴롭히는 걸 아빠가 발견하고 소리를 지르자 오히려 보란 듯 더 심하게 꼬집었다. "동생이 자면 못 괴롭히잖아." 금쪽이는 도대체 왜 동생을 괴롭히는 걸까. 오은영은 결국 모든 원인은 틱 때문이라 진단했다. 

자신은 정체도 알 수 없는 틱 증상으로 힘들고 괴로운데, 동생은 세상 편안해 보이니 약이 올랐던 것이다. 동생을 바라보며 복잡한 심정이 들었으리라. 10살에 접어든 금쪽이는 "왜 나만 불편한 걸까"라는 생각을 하며 혼란스러웠던 것이다. 

엄마에게 보인 폭력성, 틱 때문이었다
 

채널 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 채널A

 
엄마에게 폭력성을 보이는 이유도 틱 증상에서 기인했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엄마 앞에서 틱 증상이 심해지니 엄마 때문이라고 여기는 듯했다. 엄마와의 대치 후에는 증상이 악화되니 원망의 씨앗이 싹튼 것이다. 게다가 금쪽이는 집착형 불안정 애착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했다. 오은영은 아이가 어려움이 있을 때 부모는 잘 성장하도록 동와야 한다고 당주했다. 

"엄마가 없으면 불안해. 내 마음에 안 들 때 동생이랑 엄마를 떄려. 안 떄리고 싶은데 감정 조절이 안돼. 그럼 많이 후회돼. 앞으로 안 때리려고 노력해 볼게. 엄마 사랑해." (금쪽이)

오은영의 예측대로, 금쪽이는 자신의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 충분히 개선의 희망이 보였다. 금쪽 처방은 '복복복' 솔루션으로 시선 극복, 사랑 회복, 가정 행복이 그 내용이었다. 우선, 부모가 틱에 대해 명확히 공부해서 증상이 곧 정체성이 되지 않게 충분히 설명해 줄 필요가 있었다. 또, 아이가 스스로 노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충분한 이해와 설명이 틱 치료의 첫 단추이다. 

본격적으로 시선 극복 솔루션을 위해 '초점 맞추기 응시하기' 훈련을 진행했다. 물체의 움직임에 맞춰 시선 따라가기 등 집중력을 높이니 틱 증상이 많이 개선됐다. 그리고 134회, 135회 출연했던 금쪽이가 멘토가 되어주기로 했다. 무려 10가지 틱으로 고통스러워했던 금쪽이는 틱 줄이는 꿀팁을 전수하며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다. 또, 감정을 솔직하게 부모님에게 말하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엄마는 금쪽이를 출산한 병원을 금쪽이와 함께 찾았다.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엄마가 힙겹게 출신한 사연을 들은 금쪽이는 엄마와 유대감을 높여 나갔다. 오해 대신 따뜻한 사랑을 느낀 것이다. 중간 점검을 위해 혼자 등교하기에 도전한 금쪽이는 가족들의 응원에 힘을 냈다. 처음에는 시선이 바닥을 향했지만, 이내 자신감을 회복하고 당당하게 걸어나갔다. 

등교한 후에는 틱에 대해 친구들에게 고백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백 후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친구들에게 다가갔다. 금쪽이의 변화를 위한 가족들의 노력도 이어졌다. 틱으로 고생했던 금쪽이도, 이유를 몰라 답답했던 부모도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통해 훨씬 돈독한 가족이 되어 나갈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 열렬히 그들을 응원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금쪽같은 내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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