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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뭐' 음악 치트키 동원... 그래도 좋았던 이유는?

[TV 리뷰] MBC <놀면 뭐하니?> 명곡이 지닌 힘 살렸다

23.09.24 11:21최종업데이트23.09.2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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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놀면 뭐하니?' ⓒ MBC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가 모처럼 '치트키'(게임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승리하려는 방법)를 동원했다. 지난 23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는 '가을 노래 타나봐'라는 주제로 멤버들과 애청자들이 뽑은 '가을 노래' 이야기를 비롯해서 노을, 윤민수(바이브), 장혜진이 선사하는 발라드 명곡 대향연으로 꾸며졌다. 과거 <무한도전> 시절부터 <놀면 뭐하니?> 전성기에는 어김 없이 음악 소재 에피소드가 등장한 바 있었다.

​분명 "또 음악이야?"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노래를 활용한 특집은 언제나 선전을 펼치며 돌파구를 찾을 수 있었기에 이번 가을 노래 특집도 분명 최적의 선택지였다. 그리고 부쩍 가을이 왔음을 알려주는 요즘 날씨에 잘 어울리는 발라드 곡들은 그 시절 추억을 되살려줬다.

​<놀면 뭐하니?> 측은 공식 SNS를 통해 "왠지 모르게 센치해지는 이 계절, 여러분의 가을 BGM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으로 시청자들이 애청하는 가을 노래들을 수집했다. 그 결과와 더불어 해당 가수들을 직접 소환해 생생한 라이브로 감동을 선사했다.

'붙잡고도' 노을의 재소환
  

MBC '놀면 뭐하니?' ⓒ MBC

 
옛스러운 음악 관련 소품으로 채워진 어느 공간에 모인 <놀면 뭐하니?> 멤버들은 각자 선호하는 가을 노래들을 언급하면서 추억담을 재소환했다. '가을 타나 봐'(바이브)를 꼽은 유재석을 시작으로 주우재는 윤종신의 '동네 한바퀴'를, 박진주와 이미주 등은 악동뮤지션, 우효 등의 노래를 언급했다.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가을 정취 물씬 풍기는 발라드 애청곡들이었다.

전람회의 명곡 '기억의 습작'을 다시 소환했던 영화 <건축학 개론>(2012년)도 벌써 11년 전 작품이 됐다. 이 사실에 멤버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등장한 노래는 그룹 노을의 데뷔곡 '붙잡고도'였다. 그런데 전주가 흘러나오기 무섭게 노을 멤버 전원이 깜짝 출연해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들의 또 다른 대표곡 '연인' 랩파트를 모두 외울 만큼 팬이었던 주우재, 학창시절 노을 멤버 강균성을 좋아했던 박진주 등에겐 놀라움과 감동의 순간을 선사했다. 한창 활동했던 시절의 이야기와 근황 등을 소개하면서 2000년대 초반 우리들에겐 노을이 있었음을 다시금 상기시켜줬다.

'원조 소몰이' 윤민수, 장혜진의 깜짝 등장
 

MBC '놀면 뭐하니?' ⓒ MBC

 
​이문세, 쿨, 아이유의 노래에 이어 이날 방송에서 1위로 소개된 곡은 바이브의 건재함을 알린 '가을 타나 봐'였다. 소개와 더불어 이 곡을 부른 윤민수 역시 현장을 찾아와 특유의 창법을 멋지게 라이브로 소화해 감동을 선사했다. 곡 작업 관계로 참석하지 못한 멤버 류재현의 빈 자리는 MR 반주로 채웠지만 윤민수는 모처럼의 방송 출연에도 불구하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이 곡을 불러 현장을 열광시켰다. 

​<놀면 뭐하니?>의 가을 애청곡 대향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피아노 반주 하나만으로 윤민수는 '사진을 보다가', '미친거니', '다시 와주라' 등 화려하게 2000년대 중후반을 채워준 바이브의 명곡들을 메들리로 소화해 경이로음을 안겨준다. 그리고 '그 여자 그 남자'에 이르러선 듀엣 파트너였던 장혜진까지 출연해 절정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발라드 레전드들의 연이은 등장에 <놀면 뭐하니?> 녹화 현장은 소극장 콘서트를 방불케할 만큼 주옥 같은 노래들로 가득채워졌다. 그리고 장혜진의 또 다른 명곡 '1994년 늦은 어느 밤'은 우리들의 가슴 한 구석을 시리도록 파고 들며 이날 방송을 끝맺음했다.

발라드 명곡 덕분에 숨통 트인 <놀면 뭐하니?>       
 

MBC '놀면 뭐하니?' ⓒ MBC

 
​'가을 노래 Top10'으로 꾸며진 이번 <놀면 뭐하니?>는 분명 뻔한 기획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침체된 분위기의 전환 차원에서 등장한 기획 자체에 대해선 여전히 부정적인 목소리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처럼 사람들이 화면에 집중하고 방송에 심취할 수 있었던 건 이날 소개된 노래들이 지닌 힘 덕분이었다.

​유재석, 하하 등 1970년대 생들에겐 이문세, 전람회 등의 음악이 있었다면 주우재, 이이경, 박진주, 이미주에겐 각각 노을, 바이브, 그리고 잔나비, 악뮤 등의 노래가 그 역할을 맡아줬다. 선호하는 가수, 노래는 조금씩 달랐지만 이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시공간을 초월할 만큼 오랜 기간에 걸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음악 덕분에 가을이라는 계절적 배경과 맞물려 잠시나마 그때의 감흥을 되살릴 수 있었다.   

어느 시청자는 "<나가수>(나는 가수다) 찍네"라는 댓글로 이들의 등장에 반가움을 표했다. 모처럼 <놀면 뭐하니?>로선 1990~2000년대를 중심으로 우리들의 귀와 마음을 사로 잡은 가을 정취 담은 발라드 곡에 힘입어 숨통을 틔울 수 있었다. 아시안게임 중계 관계로 2주 결방을 맞게된 <놀면 뭐하니>로선 탁월한 가창력을 지닌 가수들이 들려준 명곡 덕분에 휴식기를 앞두고 좋은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놀면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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