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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런던 더비'에서 손흥민이 증명해야할 것들

[EPL] 24일 토트넘-아스널의 북런던 더비... 토트넘 13년 원정 무승 징크스 깰까

23.09.24 12:01최종업데이트23.09.2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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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트트릭 손흥민, '찰칵' 세리머니 손흥민이 2일(현지시간)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번리와의 원정 경기에서 팀의 5번째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시즌 1∼3호 골을 한꺼번에 넣으며 새로운 시즌 득점 사냥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 번리 AFP=연합뉴스

 
개막 이후 리그 무패행진을 이어오며 순항해온 토트넘과 손흥민이 첫 시험대에 오른다. 토트넘은 24일 오후 10시(한국 시각)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아스널과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토트넘과 아스날의 대결은 '북런던 더비(North London Derby)'로 불리며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전 세계에서도 가장 치열한 더비 중 하나로 꼽힌다. 두 팀 모두 연고지가 영국 수도 런던 북부에 위치해 있으며, 본래 이 지역에 먼저 자리잡은 것은 토트넘이었으나 1913년 아스날이 연고지를 영국 남부 울위치에서 토트넘에 바로 인근한 북런던의 하이버리 지역으로 옮기면서 두 팀은 서로 '불편한 이웃'이 되었다.
 
양팀의 악연이 본격화된 것은 1919년 터진 '승강 스캔들'이었다. 당시 2부 리그에 있던 아스널이 1부 리그 20위였던 토트넘을 2부리그로 밀어내고 승격한 사건이다.
 
당시 잉글랜드 축구는 1부리그 참가팀을 22개팀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했고 승격팀을 투표로 정했다. 2부리그 5위에 불과했던 아스널은 본래 승격 자격이 없었으나 당시 구단주 헨리 노리스의 적극적인 로비로 투표에서 승리하며 1부리그로 승격했고, 대신 토트넘이 강등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아스날은 이후 단 한번도 2부로 강등당하지 않으며 잉글랜드 축구를 대표하는 명문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앙숙이 된 토트넘과 아스날은 만날 때마다 선수단도 팬들도 전쟁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북런던 더비는 총 193경기가 치러졌고, 아스날이 81승 51무 61패로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토트넘은2021-2022시즌이던 2022년 5월 3-0 완승이 마지막 북런던더비 승리 기록이다. 지난 2022-2023시즌에는 리그에서 치른 두 번의 더비(원정 1-3, 홈 0-2)로 모두 패하면서 아스날한테 고개를 숙였다. 또한 아스날 원정만 놓고보면 2010년 11월 이후 무려 13년째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토트넘과 아스널 모두 최근의 분위기는 상승세다. 올시즌 개막 이후 두 팀 모두 리그에서 나란히 4승 1무(승점 13)로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6연승을 달리고 있는 선두 맨체스터 시티를 추격하고 있다. 13골을 넣은 토트넘이 골득실에서 가장 앞서 2위에 올랐고, 아스널은 리버풀에 이어 4위다.

토트넘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임한 이후 구단 역사상 EPL 개막 5경기 최고성적을 달성했다. 올시즌 유럽클럽대항전 출전이 좌절된 토트넘은 리그컵에서도 조기탈락하면서 EPL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되어 체력적인 면에서는 아스날보다 여유가 있다.
 
아스날은 올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UCL)를 병행하고 있는 데다 맨체스터 시티와의 FA 커뮤니티실드, AS로마와의 에미레이츠컵 등을 치르며 토트넘보다 경기수가 훨씬 많았다. 그럼에도 아스날은 이번 시즌 아직까지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UCL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지난 21일에는 네덜란드의 강호 PSV 아인트호벤을 4-0으로 대파하며 기세를 드높였다.

토트넘에게는 북런던더비가 사실상 올시즌 우승후보급 강팀과의 첫 대결이라고 할수 있다. 토트넘은 개막전에서 브렌트포드와 2-2로 비긴 이후 맨유, 본머스, 번리, 셰필드를 상대로 4연승을 달렸다. 올시즌 현재 극심한 부진에 빠진 맨유가 8위로 순위가 가장 높고, 브렌트포드가 13위, 본머스, 번리, 셰필드는 모두 17위 이하로 강등권에 놓여있는데서 보듯 대진운이 따랐다.

토트넘은 아스날전에 이어 다음달인 10월 1일 홈에서 또다른 강호인 리버풀을 상대한다. 두 팀 모두 토트넘과 함께 다음 시즌 UCL 티켓이 주어지는 '빅4' 자리를 놓고 마지막까지 경쟁할 가능성이 높은 팀들이다. 올시즌 아스날-리버풀과의 2연전은 공격축구를 표방한 '포스볼'이 강팀에게도 통할수 있을지 가늠할수 있는 첫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토트넘의 해결사는 역시 손흥민이다. 토트넘의 캡틴인 손흥민은 현재 3골로 팀내 득점 선두에 올라있다. 다만 4라운드 번리전에서만 헤트트릭으로 몰아친 득점이었기에 꾸준함이 좀더 필요하다. 손흥민은 아스날 전에서 통산 18경기를 치르며 5골 5도움(EPL 4골 5도움·컵대회 1골)을 기록하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유럽 통산 200골 대기록에도 단 세 골만을 남겨놓고 있다. 197골을 터뜨렸다.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 함부르크에서 20골, 레버쿠젠에서 29골을 터뜨린 이후 EPL로 넘어와 토트넘에서만 148골을 기록 중이다. 또한 현재 대런 벤트와 106골로 공동 30위에 있는 손흥민이 1골을 추가한다면 폴 스콜스(107골)와 함께 PL 역대 최다 득점 공동 29위로 올라서게 된다.
 
손흥민은 개막 이후 윙어와 최전방 공격수를 오르내리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떠난 후 원톱 자리에 히샬리송과 손흥민을 번갈아 기용하고 있다. 손흥민은 공격수로 기용된 번리전에서 헤트트릭을 기록하며 골잡이 체질임을 증명했다.
 
다만 포지션 경쟁자인 히샬리송이 최근 리그 첫 골을 넣으며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게 변수다. 히샬리송은 지난 세필드 전에서 손흥민에 밀려 벤치에서 출전했으나 팀이 0-1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교체 투입되어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린데 이어 클루셉스키의 결승골까지 도우는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34라운드에서 리그 첫 골을 터트린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르게 골맛을 봤다. 반면 손흥민은 밀집수비에 고전하며 일찍 교체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영국 현지 매체들은 이번 북런던 더비에서는 토트넘이 히샬리송이 선발 원톱으로 기용되고 손흥민이 윙어로 복귀하여 쿨루셉스키와 스리톱을 이루는 플랜을 다시 꺼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아스널은 강팀이고 전력상 토트넘보다 우위에 있다. 히샬리송이 중앙에서 공격을 제대로 풀지 못할 경우, 다시 손흥민을 중앙으로 이동시키고 마노르 솔로몬과 브레넌 존슨을 윙어로 활용하여 좀 더 스피드한 공격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모색할수도 있다.
 
토트넘은 케인 이적 이후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하게 팀 성적과 공격력 모두 기대 이상으로 우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구단 역사상 최초의 한국인 주장이 된 손흥민의 리더십 역시 현재까지는 호평을 받고 있다. 내친김에 손흥민이 북런던더비에서 토트넘의 '13년 원정 무승' 징크스를 극복하는데도 선봉장으로 나설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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