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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감독과 방송인의 합심... 이들 모이게 한 살인사건

[미리보는 영화] <오픈 더 도어>

23.10.17 17:11최종업데이트23.10.1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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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픈 더 도어> 관련 이미지. ⓒ ㈜컨텐츠랩 비보

 
오랜 사적 친분이 있던 두 유명인이 한 영화를 위해 합심했다. 그간 여러 대중 영화를 발표해 온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그리고 방송인으로 명성을 높여온 송은이가 제작자로 나섰다. 17일 서울 용산 CGV에서 언론에 선공개 된 영화 <오픈 더 도어>는 두 사람의 우정만큼 단단한 이해와 격려의 산물이었다.
 
영화는 미국 뉴저지에서 실제로 벌어진 사건을 뼈대로 한다. 한인 세탁소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피해자 가족에 얽힌 사연을 스릴러 장르에 녹인 결과물로, 배우 이순원, 서영주, 김수진이 각각 처남, 매형, 형수로 분했다. 화기애애해 보였던 가족이 빚 문제로 순식간에 몰락하는 과정을 총 다섯 챕터로 나눠 시간을 역행하는 구조로 풀어놓았다.
 
장항준 감독과 배우들은 해당 작품의 존재의의를 강조했다. 약 6년 전 친한 감독과 술자리에서 사건 이야기를 들은 장 감독은 "뭔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었는데 후배에게 영화로 만들어보라 했더니 자기 스타일은 아니라더라"며 "그 이야길 염두에 두고 있다가 첫 번째 챕터를 써서 송은이 대표에게 보여드렸더니 제작하고 싶다고 말해 웬 떡인가 싶었다"고 영화의 출발점을 소개했다.
 
예능인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가로, 나아가 방송 프로그램 제작자로 승승장구하던 송은이는 장항준 감독의 선함과 유쾌함, 그리고 시나리오의 탄탄함을 보고 제작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단편으로 시작되어서 저처럼 초보 제작자가 해볼 수 있는 영역이라 생각했는데 장편으로 확대되며 주변의 도움을 구했다"던 송은이는 "예능 제작과 매니지먼트 사업이 영화와 별개 같지만, 재밌는 걸 만드는 창작자의 관점에선 같은 맥락이라 생각한다. 어려서부터 영화를 좋아했는데 상업영화의 공식을 깨는 면이 좋았다"고 말했다.
  

영화 <오픈 더 도어> 관련 이미지. ⓒ ㈜컨텐츠랩 비보

 

영화 <오픈 더 도어> 관련 이미지. ⓒ ㈜컨텐츠랩 비보


"아마 상업영화로 기획됐다면 저같은 배우가 참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운을 뗀 김수진은 "연극 경력이 20년인데, 간만에 연극하듯이 긴 호흡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며 "모든 스태프들이 한 호흡으로 작업한 결과물"임을 짚었다.
 
배우의 말처럼 <오픈 더 도어>는 총제작비 약 10억 원이라는 초저예산으로 기획된 소규모 영화다. 미국 뉴저지 로케이션인 것처럼 보이지만, 100% 한국에서 촬영한 결과물로 세트장과 CG를 활용했다. 기성 기획 영화였다면, 시도하지 못했을 소재와 촬영 기법이다. 특히 기성 감독으로 장항준 감독이 이런 저예산 영화에 도전한 것도 일종의 신선함을 준다. 장 감독 스스로도 "장르 영화에 기대고 싶지 않아서 지금의 구성을 하게 됐다"며 "1990년대 이후 지금처럼 한국영화가 힘든 시기가 없었던 것 같은데 이럴수록 다양성이 중요하다. 극장이 다시 활황한대도 지금 다양성을 지키지 못하면 그때 남아 있는 인력이 없을 것"이라 강조했다.
 
감독 말처럼 <오픈 더 도어>는 소박하고 작은 기획이지만 일종의 사명감 내지는 위기감까지도 감지해 낸 작품이다. 김수진, 이순원, 서영주 같은 저력의 배우들도 상대적으로 상업영화에선 그 역할이 매우 미미하기 일쑤인데, 이번 작품에서 본인들의 내공을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장르영화에서 기대할 법한 박진감 내지 어떤 쾌감은 분명 덜하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영화 속 가족들 사연에 깊이 빠지게끔 하는 구성 덕에 몰입감이 담보된다. 미국 땅에 터를 잡은 교포들의 개인사가 이처럼 영화적 요소로 채워질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한줄평: 다양성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당찬 도전
평점: ★★★☆(3.5/5)

 
영화 <오픈 더 도어> 관련 정보
 감독: 장항준
제공 및 제작: ㈜컨텐츠랩 비보
공동제작: MADMANPOST,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배급: ㈜콘텐츠판다,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컨텐츠랩 비보
출연: 이순원, 서영주, 김수진, 강애심
러닝타임: 72분
개봉: 2023년 10월 25일
오픈 더 도어 장항준 송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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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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