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거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조각난 뿌리 보호대
한지형
이렇듯 가로수가 잘 관리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영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은 이를 "무관심과 방치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최 팀장은 "지주대를 세우는 나무들은 대체로 세운 지 얼마 안 된 젊은 나무들이나 쓰러지기 직전의 나무들을 대상으로 세우지만, 어린나무들은 생장이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생장을 할 때는 다시 지주대를 치워야만 자유롭게 부피생장을 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한 번 세우고 나면 이후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어 방치된다"라고 짚었다. 뿌리보호대 역시 생장에 맞게 제거해야 함에도 무관심으로 인해 방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는 '단가 효율성' 때문이다. 최 팀장은 "아보리스트(교목전문가) 한 사람이 나무 한 그루를 관리하는 방법보다, 작업팀이 빠르게 가지치기 하는 방법이 더 경제적"이라며 "결국 강전정(줄기를 많이 잘라내어 새눈이나 새가지의 발생을 촉진시키는 전정법)이라고 불리는 강한 가지치기가 주를 이루게 된다"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변하는 가로수 관리
가로수 관리가 잘 이루어지는 곳인 프랑스 파리 사례를 살펴보자. 파리는 아보리스트에 직접 투자하고, 교육하며 이를 관리한다. 또 기초 데이터와 같은 가로수 관리 기반이 탄탄하게 갖추어져 있다. 시 차원에서 비용을 부담하니, 우리나라처럼 단가 현실화를 위한 강한 가지치기와 같은 문제가 상대적으로 덜 발생한다.
시민 참여 역시 좋은 대안이다. 그 사례로 '뉴욕 트리맵'을 꼽을 수 있다. 뉴욕시에서 운영하는 뉴욕 트리맵은 나무마다 개별 ID를 부여하여 가지치기 데이터나 스케줄 등을 공유하며 각 나무의 가지치기 현황부터 건강 상태까지 알 수 있게 돼 있다. 이 맵을 통해 시민들은 목이 말라 보이는 나무에 물을 주는 등 자신의 나무를 정해 관찰하고 돌보고 있다. 일정한 자격이 있는 시민들은 직접 가지치기를 수행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로수 관리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어 시에서 주최하는 가지치기 교육도 늘어나고, 관련 법률 지침들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그 기반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다. 서울환경연합의 '가로수 시민조사단'으로 참여하여 직접 가로수 상태를 조사하고 기록하는 등 시민들의 참여는 점차 적극적인 형태로 변하고 있다. 시민 참가자 100여 명으로 구성된 가로수 시민조사단은 지난 4월부터 두 달 동안 서울시내 가로수 천여 그루를 조사했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 뉴욕 트리맵
뉴욕 트리맵 홈페이지
'돌봄'이라는 인식에서부터 시작
최영 팀장은 "나무 한 그루를 꾸려낼 수 있는 땅이 충분히 주어지고, 잘 관리된 나무들로 도시의 수관을 풍성하게 한다면 사람들도 가로수에 대해서 실감할 수 있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생물들도 더 다양해질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나무에게 돌봄 받고 있구나'라는 것을 인지하고, '그렇다면 나는 나무를 어떻게 돌볼 수 있을까'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팀장은 "더 나은 가로수 환경을 위해서는 시민들이 나서서 나무를 돌볼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라며 "그 시작은 주변 나무가 어떤 나무인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아는 것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 집 앞 나무를 들여다보는 걸로 하루를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이런 작은 관심이 다채로운 색감의 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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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블록 뚫고 나온 나무들, '이것'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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