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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후보로 주목받았던 슈퍼팀, 동반 부진 원인

'기대 이하 행보' 부산 KCC-서울 SK, 2-3 라운드에서 반등할까?

23.11.13 13:31최종업데이트23.11.1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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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4시즌 프로농구 우승후보로 주목받았던 두 '슈퍼팀'이 나란히 초반 기대 이하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부산 KCC는 11월 12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KBL 정규리그 1라운드 고양 소노전에서 84-93으로 패했다. KCC는 외국인 선수 알리제 드숀 존슨과 부상에서 복귀한 최준용이 나란히 22점을 기록했으나, 수비가 흔들리면서 소노에게 무려 19개의 소나기 3점슛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이로써 2승 4패를 기록한 KCC는 리그 순위가 어느덧 리그 8위까지 추락했다. KCC는 개막 첫 3경기를 2승 1패로 무난하게 출발했으나 지난 7일 안양 정관장전을 시작으로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같은 날 서울 SK는 원정에서 선두 원주 DB를 만나 76-106으로 완패했다. SK는 에이스 자밀 워니가 15점(8리바운드. 야투 6/18)에 그치며 올시즌 최악의 경기를 펼쳤고, 김선형(4점 3어시스트)과 오세근(2점 3리바운드)도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뼈아팠다.

반면 DB는 디드릭 로슨(15점-10어시스트-10리바운드)의 트리플더블을 비롯하여 강상재(20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김종규(16점 8리바운드) 등 5명의 선수가 고르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개막 3연승을 거뒀던 SK는 이후 5경기에서 무려 4패를 당하며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즌 4승 4패를 기록한 SK는 순위가 어느덧 6위까지 떨어졌다.
 
KCC와 SK는 올시즌 호화전력을 구축하여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KCC는 SK에서 FA로 풀린 최준용을 영입했고 외국인 선수 알리제 존슨을 영입하며 기존의 라건아-허웅-이승현, 제대를 앞두고 있는 송교창까지 더하여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구성했다. SK 역시 정관장의 간판스타였던 오세근을 FA로 영입하며 자밀 워니-김선형과 MVP 트리오를 결성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올시즌 리그 판도를 두 팀의 2강 구도로 전망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두 팀은 여러 가지 불안요소들을 드러내며 흔들리고 있다. KCC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수비다. KCC의 경기당 실점은 무려 91.8실점으로 소노(92.2실점) 다음으로 높다. 팀 득점 역시 87.8점으로 2위임에도 득실마진이 마이너스다. 지난 KBL 컵대회 우승 당시에는 허약한 수비를 그나마 공격으로 커버했다면, 정규리그에 접어들고 상대팀에게 전력이 분석당하면서 최근에는 득점력마저 기복을 드러내며 어려운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선수 알리제 존슨이 21.5점(5위), 14.8리바운드(1위) 만이 꾸준한 활약을 해주고 있을뿐 국내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이 대부분 좋지 않다. 허웅이 12.8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야투율 38.4%, 3점슛 성공률이 29.7%에 불과하다.
 
존슨에게 1옵션 자리를 내주고 출전시간이 급락한 라건아(경기당 13분11초, 9.2점, 5리바운드), 비시즌 국가대표팀에 차출되었던 이승현(7.2점, 4.3리바운드)는 커리어 로우 기록으로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다재다능하던 최준용이 컵대회 이후 부상으로 초반 5경기를 결장한 것도 타격이었다. KCC는 선수 개개인의 이름값은 높지만 장점이 대부분 공격에 편중되어 있고 가드진과 벤치멤버가 약하다. 

SK는 올시즌 '워니의 원맨팀'이 되어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니는 경기가 27.3점(1위), 12.8 리바운드(3위)로 여전히 제몫을 해주고 있지만, '빅3'로 기대를 모았던 김선형(11.4점, 5.8어시스트)과 오세근(5.1점, 4.8리바운드)이 나란히 에이징 커브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낼만큼 기량이 크게 하락했다. 특히 오세근은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아직까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경기가 한번도 없었고 야투율이 27.8(10/36)로 데뷔 이래 최악이다.

SK는 워니가 평균 30점 이상을 올렸던 개막 3경기에서 모두 이겼지만, 부상으로 2경기를 건너뛴 이후 복귀한 3경기에서는 득점력이 20.7점으로 떨어지면서 팀 전체가 졸전을 펼치고 있다. 유일하게 이긴 경기인 11일 삼성(82-80)은 올시즌 가스공사와 2약으로 꼽히는 약체였음에도 2점차로 겨우 신승했다.
 
하지만 4일 LG전에서는 올시즌 팀 최소득점(50점), 최저야투율(29.2%)을 기록하며 19점차로 완패했고, 지난 DB전에서는 106실점과 30점차로 올시즌한 경기 최다실점-최다점수차 패배를 기록하며 일주일 사이에만 역대급 졸전을 두 번이나 펼쳤다.
 
SK는 '노인즈'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주축 선수들의 연령대가 높은 팀이다. 오세근-김선형-허일영-최부경-리온 윌리엄스 등이 모두 30대 중반을 넘겼다. 정규리그와 동아시아 슈퍼리그까지 병행하는 빡빡한 일정으로 인한 체력적 부담, 상대적으로 빈약한 벤치, 떨어지는 에너지 레벨 등으로 워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며 과부하가 쏠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나마 병역 의무를 마친 포워드 안영준이 17일부터 돌아온다는 게 위안이다.
 
오히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주목받지 못했던 원주 DB가 1라운드를 8승 1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마감하는 가하면, 주축 선수들의 대거 이적 공백으로 전력 약화가 우려되던 안양 정관장이 6승 3패로 그 뒤를 이으며 초반 리그 판도가 예상밖의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SK와 KCC가 일시적으로 부진하더라도 언젠가는 올라올 팀으로 평가하고 았다. KCC는 최준용-송교창, SK는 안영준 등 아직 전력에 플러스 요소가 남아있고 외국인 선수들이 능력이 검증된 만큼, 기존 선수들의 조직력이 맞춰질 2-3라운드에는 충분히 반등이 가능하리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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