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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탄 '오펜하이머', 논란 끝에 일본서 뒤늦게 개봉

'피폭국' 일본, 핵폭탄 영화에 민감... 일부 장면 '편집' 전망도

23.12.08 15:29최종업데이트23.12.0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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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펜하이머>의 일본 개봉 결정을 보도하는 AP통신 ⓒ AP

 
영화 <오펜하이머>가 내년에 일본에서 뒤늦게 개봉한다.

<오펜하이머>의 일본 배급을 맡은 '비터즈 엔드'는 7일 성명을 통해 "해당 작품의 내용이 일본인에게 매우 중요하고 특별한 의미를 가지므로 다양한 논의와 검토 끝에 일본 개봉을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한 <오펜하이머>는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핵폭탄 개발 "맨해튼 프로젝트'를 이끈 물리학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일대기를 다뤘다.

배급사 측 "반드시 대형 스크린으로 봐야"

지난 7월 북미 지역에서 먼저 개봉한 <오펜하이머>는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약 9억5000달러(약 1조2000억 원)의 흥행 수입을 올렸으며, 한국에서도 8월 개봉해 많은 관객을 끌어모았다.

반면에 히로시마·나가사키 핵폭탄 투하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피폭국' 일본으로서는 이 영화의 개봉을 망설여왔다.

미국에서 <오펜하이머>와 같은 시기에 개봉한 영화 <바비>가 소셜미디어에서 핵 폭발을 연상케 하는 '버섯 구름'을 홍보 영상으로 올리자 일본 누리꾼들이 "바비를 보이콧하자"라고 반발할 정도였다.

그러나 비터즈 엔드 측은 "<오펜하이머>는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을 뛰어넘는 독특한 영화적 체험"이라며 "반드시 극장의 대형 스크린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라고 강조했다.

일본 관객들, <오펜하이머> 어떻게 받아들일까
 

영화 <오펜하이머> 공식 포스터 ⓒ 유니버셜 픽처스


AP통신은 "<오펜하이머>는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의 히로시마·나가사키 핵폭탄 투하를 명시적으로 그리지는 않았으나, 영화에 담겠다는 결정은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라고 전했다. 

비터즈 엔드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의 미군 포로 학대 장면이 담긴 영화 <언브로큰>의 일본 배급도 맡은 바 있다. 

안젤리나 졸리 감독이 연출하고 2014년 개봉한 이 영화는 당시에도 일본 누리꾼들의 반대로 개봉이 미뤄지다가, 북미 지역보다 1년 2개월 정도 늦게 선보였다.

한편, <오펜하이머>의 정확한 일본 개봉 날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일부 장면이 편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펜하이머 핵폭탄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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