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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세워도 갓벽, 손흥민 시프트는 건재했다

토트넘, 뉴캐슬 4-1로 대파... 손흥민 1골 2도움으로 맹활약

23.12.11 10:24최종업데이트23.12.1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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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10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 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팀의 네 번째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 REUTERS/연합뉴스

 
건강한 손흥민은 역시 토트넘의 해결사였다. 손흥민이 1골 2도움으로 맹활약한 토트넘이 뉴캐슬을 꺾고 5경기 연속 무승의 고리를 끊어냈다.
 
12월 11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경기에서 토트넘은 뉴캐슬을 4-1로 대파했다. 최근 5경기 연속 (1무 4패)에 그쳤던 토트넘은 오랜만에 승리를 추가하며 9승 3무 4패(승점 30)를 기록, 리그 5위를 유지했다. 뉴캐슬은 8승 2무 6패(승점 26)로 7위에 머물렀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손흥민이었다. 당초 손흥민은 뉴캐슬전 출장이 불투명해보였다. 지난 8일 웨스트햄과의 홈경기(1-2 패)에서 후반 막판 교체되어 나와 벤치에서 허리를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이 웨스트햄과 경기가 끝난 뒤 통증이 있었다. 뉴캐슬과 경기 전까지 몸 상태를 봐야 한다"고 밝히며 부상 우려를 자아냈다. 토트넘은 뉴캐슬과의 경기 하루 전까지 손흥민의 몸상태에 대하여 정확한 해명을 하지 않았다. 만일 손흥민의 몸상태가 심각하다면 토트넘은 물론이고 내년 아시안컵을 앞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게도 큰 타격이 될 수 있었다.
 
다행히 손흥민은 뉴캐슬전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달라진 부분은 스트라이커에서 윙어로 자리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본래 손흥민의 주포지션은 왼쪽 윙어였지만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의 이적과 히샬리송의 부진으로 토트넘의 최전방이 불안해지자, 번리와의 4라운드부터 손흥민이 스트라이커로 나서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스트라이커 투입과 동시에 올시즌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고, 토트넘이 시즌 초반 10경기 무패행진(8승 2무)을 이어가는 동안 8골을 터뜨리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팀이 부진에 빠지면서 손흥민도 다소 고전했다. 제임스 매디슨, 판더팬 등 초반 상승세를 이끌던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손흥민의 부담이 가중됐다.
 
집중견제에 시달린 손흥민은 지난 웨스트햄전에서는 88분을 뛰면서도 슈팅이 단 1개에 불과했다. 박스 안에서 손흥민에 연결된 패스가 없을 정도로 동료들의 지원을 받지 못하여 고립됐다. 전력에 구멍이 난 상황에서도 기존 전술만을 고집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비판도 높아졌다.
 
뉴캐슬 전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측면으로 이동하고 히샬리송을 스트라이커로 선발출전시키는 전술변화를 단행했다. 올시즌 1~3라운드까지 토트넘이 가동했던 전술이었다. 손흥민을 수비 압박이 덜한 2선으로 이동시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기면서 뉴캐슬의 약점으로 꼽힌 측면을 공략하려는 포석이었다. 2선 중앙에는 데얀 쿨루셉스키, 오른쪽에는 브레넌 존슨이 포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익숙한 자리로 돌아온 손흥민은 전반에만 무려 2골을 도우며 펄펄 날았다. 날카로운 돌파와 택배 크로스가 뉴캐슬의 진영을 휘저으며 데스티니 우도기와 히샬리송의 득점을 도왔다.
 
히샬리송의 부활도 인상적이었다. 토트넘 입단 이후 기대에 못미치는 활약으로 계륵 취급을 받았던 히샬리송은 전반 38분 손흥민이 연결해준 낮은 크로스를 골문에서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첫 골을 터뜨렸다. 이어 후반 15분에는 페드로 포로가 하프라인 부근 오른쪽에서 올려준 롱패스를 이어받아 골키퍼 다리 사이로 들어가는 절묘한 슈팅을 작렬하며 멀티골을 뽑아냈다. 토트넘 2년 차인 히샬리송은 입단 후 첫 멀티골이자 처음으로 헤더로 아닌 발로 만들어낸 득점을 올렸다.
 
손흥민은 후반 중반 히샬리송이 교체되자 다시 스트라이커로 돌아갔다. 후반 38분 역습 상황에서 페널티박스 안까지 공을 몰고 가다 '뉴캐슬 두브라우카의 파울을 유도해내며 페널티킥까지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가는 깔끔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팀의 대승에 쐐기를 박았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총 54번의 볼터치와 25번의 패스를 기록하며 성공률은 81%였다. 키패스와 슈팅은 각 4회(유효슈팅 2회), 드리블도 5회 시도하여 3회 성공시키며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현지언론들도 영국 BBC가 멀티골을 넣은 히샬리송을 제치고 손흥민은 경기 최우선수(MOM)로 선정했고, 스카이스포츠도 양팀 최고인 평점 9점을 매기는 등, 완벽을 넘어 '갓벽'했던 손흥민의 활약상을 인정했다.
 
이로서 올시즌 10골 4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8시즌 연속 EPL 두자릿수 득점'이라는 또 하나의 금자탑을 이뤄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고 기록은 웨인 루니의 11시즌이며, 프랭크 램파드의 10시즌, 해리 케인과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9시즌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손흥민은 티에리 앙리, 사디오 마네과 함께 8시즌으로 EPL 역사상 7번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되며 다시 한번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했다.
 
또한 손흥민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 랭킹 3위를 유지했다. 손흥민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 14골)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11골) 2명 뿐이다. 지난 시즌 36경기에서 10골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올시즌에는 불과 16경기 만에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이는 손흥민이 아시아 선수 첫 EPL 득점왕이 올랐던 2021-22시즌, 24라운드 사우샘프턴전 멀티골로 10골 고지에 올랐던 것보다도 더 빠른 페이스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건재와 히샬리송의 부활이라는 호재를 안고 승점 3점까지 추가하며 무승의 사슬을 끊어내고 반등의 희망을 되찾았다. 한 경기에서 윙어로 2도움, 스트라이커로 1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상황에 따라 윙어와 스트라이커 두 포지션을 모두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손흥민 시프트'의 가치를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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