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이 빨래집게를 조립하고 있다.
김국현
이러한 교육내용과 교육 방법이 장애를 겪는 학생에 대한 낮은 기대감에 토대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낮은 기대감은 교사와 학교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흔들 뿐만 아니라, 그것은 학생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배신의 조짐이기 때문이다.
교사: "동수(가명)는 요즘 뭐하고 지내나요?"
학부모: "집에서 빨래집게 조립하며 시간을 보내요."
교사: "(깜짝 놀라며) 네? 왜요?"
학부모: "달리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혹시나 취업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요."
전화로 학부모에게 졸업생의 근황을 묻고 나서 동료 교사가 나에게 전해준 말이다. 아, 충격이다. 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아직도 집에서 빨래집게를 조립하고 있다니... 편협한 진로와 직업교육은 삶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을 왜소하게 만들고 고정된 존재로 가둬버린다. 교사로 사는 삶이 한없이 두렵고,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다.
진로와 직업교육이 장애를 겪는 학생, 그 누군가를 억압하고 배신하며, 누군가에게 족쇄를 채운다면 교육내용과 방법을 깊이 들여다보는 일이 시급하다. 성찰은 질문에서 나온다고 했다. 진로와 직업 교과의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은 장애를 겪는 학생을 존중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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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육 교사이며,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휠체어를 탑니다. 그동안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한 말을 글로 풀어보려고 합니다. 장애를 겪으며 사는 내 삶과 교육 현장을 연결하는 방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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