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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쓰레기 아저씨 김석훈이 안겨준 재미

[TV 리뷰] MBC <놀면 뭐하니?> 생활 속 '플로깅' 실천... 웃음과 배움의 하루

23.12.17 10:21최종업데이트23.12.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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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놀면 뭐하니?" ⓒ MBC

 
이번주 <놀면 뭐하니?>엔 조금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1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는 누군가의 하루 일상을 함께 체험해보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배우 김석훈이다. 최근 들어선 SBS 교양 프로그램 < 궁금한 이야기 Y >의 진행자로 잘 알려진 탓에 'Y 아저씨'로도 불리는 그는 요즘 유튜브 공간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 그는 유튜브 채널 '나의 쓰레기 아저씨'를 운영하면서 근검절약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망태기 하나 둘러 메고 공원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쓰레기를 줍는 것부터 아파트 재활용날 온갖 가전기기, 책 등을 득템하면서 기뻐하는 천진난만한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레 웃음짓게 만든다.  

 쓰레기를 주우며 조깅한다는 의미를 지닌 플로깅(Plogging)을 실천중인 이 채널은 ​구독자, 조회수 자체는 그리 많지 않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열혈 시청자들을 조금씩 모으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주인공이 <놀면 뭐하니?>에 등장한 탓에 멤버들 또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서 고생'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일을 그는 왜 자청하며 나선 것일까? 

'쓰레기 아저씨' 김석훈의 작은 노력​
 

MBC '놀면 뭐하니? ⓒ MBC

 
제작진과의 사전 인터뷰를 통해서 김석훈은 지금처럼 생활하게 된 이야기를 특유의 화법을 통해 설명했다. "관심을 처음 가진 건 날씨 문제였다. 여름이 더 더워지고 겨울이 따뜻하거나. 기후 변화를 조금이라도 늦춰보려고 한다"라고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그는 "돌아다니면서 보물을 찾았을 때가 좋다. 환경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뭔가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거 같다"라고 소신을 피력한다.  ​

이렇게 처음 만나게 된 <놀면 뭐하니?> 멤버들과 김석훈이 찾아간 곳은 남산도서관이었다. 몇 해 전 결혼 후 두 명의 자녀가 생긴 그는 틈틈이 아이를 등원 시킨 후 도서관을 찾아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한다. "책을 사서 볼 수도 있는데 중고 물품을 이용하는 게 환경에도 좋다"며 주로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빌려오는 그는 버스를 타고 갈 때도 요금 할인이 적용되는 교통 카드를 사용할 만큼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경제적으로는 괜찮냐"는 이이경의 질문에 살짝 당황하긴 했지만 "배우는 잘 될 때가 있고 잘 안 될 때가 있다. 수입이 올라갈 때 잘 관리를 해야 한다"라면서 "관리를 잘 했느냐?"는 추가 질문에 한숨으로 답해 웃음을 유발했다. 도서관 구내식당에서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마친 이들은 김석훈이 종종 들른다는 특이한 곳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중고물품 보고 무너진 신념... 웃음 자아낸 하루
 

MBC '놀면 뭐하니? ⓒ MBC

 
멀리 차를 타고 찾아간 곳은 중고 물품 경매 시장이었다. 없는 것 빼고 다 있을 만큼 다양한 물품들이 판매되는 이곳에서 그들은 독특한 경매에 참여하기에 이른다. 반품되거나 살짝 하자가 있지만 작동에 문제가 없는 다양한 제품을 몇만원부터 몇십만원 정도에 거래되는 이곳에서 <놀면 뭐하니?> 멤버들도 속속 손을 들어 하나 둘씩 물건을 구입하게 되었다. 

경매가 후반부에 돌입할수록 공기청정기, 자전거 등 비교적 고가의 제품들이 등장했다. 이를 두고 갈등하는 김석훈의 모습은 앞서 "소비가 사람을 행복하게 하진 못해요"라던 소신과 정반대였기에 보는 이들을 웃음짓게 만들었다. 결국 몇십만원 어치 물건을 자동차 트렁크에 싣는 김석훈을 향해 제작진은 에필로그 영상을 통해 "과소비 쓰레기 아저씨는 행복하게 집에 돌아갔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뭔가 허술하면서도 할 말은 다하는 김석훈과의 평범한(?) 하루 이야기는 특별히 꾸민 것 없는 초대손님의 독특한 개성이 어울어지면서 소소한 재미와 웃음을 안겨줬다. 특히 방송 틈틈이 화면 내내 울려퍼진 <나의 쓰레기 아저씨> 채널의 구슬픈 BGM은 기묘하게 김석훈의 일상과 어울어지면서 재미를 배가시켰다.  

독특하면서도 평범한 일상... 그로 인해 얻은 재미
 

MBC '놀면 뭐하니?' ⓒ MBC

 
비록 촬영 막판 과소비의 아이콘(?)이 되고 말았지만 김석훈의 등장은 제법 신선하게 다가왔다. 요란하게 "환경을 지킵시다"라고 구호 외칠 필요도 없이 일상 생활에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행동들을 실천해왔기에 그의 유튜브 채널은 심심한 듯 하면서도 알찬 재미와 배울 점을 구독자들에게 전달해줬다. 

​"우리가 옷 보면 다 사고 싶지 않냐. 소비가 사람을 행복하게 하진 않는다. 그건 잠깐이다"라고 방송 도중 언급했던 그의 이야기는 평범하지만 충분히 공감되는 주장이기도 했다. 이와 같은 그의 일상은 <놀면 뭐하니?>를 통해 소개되면서 더 큰 재미를 마련했다. ​

억지로 텐션 높이고 어깨에 힘줘가며 웃음을 만들기 위해 행동하는 것보다 때론 자연스런 분위기가 만들어내는 유머가 시청자들의 더 큰 호응을 유도할 수 있음을 이날 방영분은 일깨워준다. 덕분에 김석훈 특유의 엉뚱함이 결합되면서 그간 예능에서 볼 수 없었던 희귀한 캐릭터의 발견이라는 성과도 거둘 수 있있었다. 'Y 아저씨', '쓰레기 아저씨' 김석훈의 등장은 기대했던 것 이상을 <놀면 뭐하니?> 및 시청자들에게 안겨줬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놀면뭐하니 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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