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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선수들 "중립 자격 싫다" 파리올림픽 보이콧 잇달아

IOC 결정에 반발... 메달리스트들, 참가 거부 선언

23.12.19 09:14최종업데이트23.12.1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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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수영대표 예브게니 릴로프의 2024 파리올림픽 참가 거부를 보도하는 <매치TV> ⓒ 매치TV

 
2024 파리올림픽에 러시아 선수는 '개인 중립 자격'으로만 출전해야 한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결정에 반발해 러시아 선수들이 잇달아 불참을 선언하고 있다.

러시아 수영 스타 예브게니 릴로프는 18일(현지시각) 러시아 스포츠방송 매치TV에 "나는 현명한 결정을 내렸다"라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바닥에 가라앉고 물이 다시 깨끗해질 때까지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대통령(블라디미르 푸틴)이 말했듯 우리는 위대한 러시아 국민을 믿는다"라며 "나는 국민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고, 서방 국가들의 도발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국기와 국가 없이는 대회 안 나가"

릴로프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남자 배영 100m와 200m 금메달, 800m 계영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러시아 수영의 간판스타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지난해 3월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 콘서트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가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9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앞서 도쿄올림픽에서 남자 배영 100m 은메달, 자유형 100m 동메달을 획득한 클리멘트 콜레스니코프도 파리올림픽 불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체조 대표단도 파리올림픽을 거부했다. 이리나 비네르 러시아 리듬체조연맹 회장 겸 대표팀 감독은 이날 "러시아 국기와 국가 없이는 더 이상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게 대회에 나간다면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기계체조 대표팀의 발렌티나 로디오녠코 감독도 "이런 조건으로 올림픽에 참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라고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서방 국가들 "러 선수들 전면 금지해야"... IOC '곤혹' 

IOC는 지난 9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이를 돕는 벨라루스의 올림픽 참가를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에 밀려 두 나라에 대해 국기를 사용하거나 국가를 연주할 수 없고, 개인 중립 자격으로만 참가하도록 조건을 달았다.

또한 자국의 군사 활동과 관련이 없어야 하고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서도 안 되며, 단체전 종목 참가도 불허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면서 IOC의 결정을 비판하고 있다. 

'발트 3국'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의 올림픽위원회는 이날 IOC에 공동 서한을 보내 "러시아가 벨라루스의 도움을 받아 저지른 전쟁 범죄로 우크라이나가 고통받는 상황에서 이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반발했다.

아울러 "IOC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지, 자국 군사 활동과 관련이 없는지를 판별할 방법을 설명해야 한다"라고 촉구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파리올림픽을 둘러싼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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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이나 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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