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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 원투펀치' 구성 NC, 페디-태너만큼 해줄까

[KBO리그] 13일 카스타노 이어 19일 하트와 계약, 좌완 듀오로 원투펀치 구성

23.12.20 10:00최종업데이트23.12.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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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NC, 새 외국인 좌완 하트 90만달러에 영입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새 외국인 왼손 투수 카일 하트(31)를 영입했다. NC는 하트와 계약금 20만달러, 연봉 50만달러, 옵션 20만달러를 합쳐 총액 90만달러에 계약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사진은 NC가 새로 영입한 왼손 투수 카일 하트. (NC 다이노스 제공) ⓒ 연합뉴스

 
NC가 좌완 하트를 영입하면서 내년 시즌 외국인 원투펀치 구성을 마쳤다.

NC 다이노스 구단은 19일(이하 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출신의 좌완 카일 하트와 총액 90만 달러(계약금 20만+연봉 50만+옵션 20만)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하트는 메이저리그 등판경험이 4경기에 불과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7년 동안 143경기(119선발)에 등판해 42승 47패 평균자책점 3.72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하트는 "좋은 팀 플레이어가 되어 팀원들과 함께 최대한 많은 승리를 거두고 싶다"고 입단소감을 밝혔다.

NC는 지난 13일에도 빅리그 4년 경력을 가진 미국 출신의 좌완 대니얼 카스타노와 총액 85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올 시즌 활약했던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 태너 털리와의 재계약이 무산된 NC는 2023 시즌이 가기 전에 일찌감치 내년 시즌에 활약할 외국인 원투펀치 구성을 모두 마쳤다. 과연 내년 NC의 새 원투펀치로 활약하게 될 좌완듀오는 페디와 태너를 잊게 할 만큼 좋은 활약을 해줄 수 있을까.

페디-태너, 상반된 정규리그와 가을야구 활약

KBO리그에서는 시즌이 끝나면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할 때가 있다. 외국인 투수가 매우 좋은 성적을 올려 일본이나 메이저리그 등 해외리그에 진출할 때도 있고 구단이 기대하던 활약을 하지 못해 재계약이 불발되는 경우도 있다. NC는 작년까지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드류 루친스키가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계약하면서 미국으로 돌아갔고 맷 더모디는 3승 5패 평균자책점 4.54의 실망스런 활약 때문에 재계약이 무산됐다.

NC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에릭 페디와 테일러 와이드너를 영입하며 외국인 투수 구성을 마쳤다. 빅리그 3년 경력의 와이드너는 NC 유니폼을 입고 심한 기복을 보이다가 11경기에서 4승 2패 4.52의 평범한 성적을 남기고 방출됐고 곧바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해 KBO리그에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NC는 와이드너의 부진이 크게 생각나지 않았다. NC에는 혼자서 두 사람 몫을 해준 역대 최고의 외국인 투수 페디가 있었기 때문이다.

올 시즌 30경기에서 180.1이닝을 소화한 페디는 20승 6패 2.00 209탈삼진이라는 완전무결한 활약을 선보이며 외국인 투수로는 역대 5번째로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 실제로 단일 시즌에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기록했던 선수는 KBO리그 초창기의 레전드로 꼽히는 고 장명부(1983년)와 고 최동원(1984년), 김시진(KBO경기운영위원, 1985년), 선동열(1986년), 그리고 페디까지 5명 밖에 없었다. 그만큼 리그를 완벽히 지배했다는 뜻이다.

페디의 괴물 같은 활약에 다소 가려지긴 했지만 와이드너의 대체 선수로 입단한 태너의 활약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태너는 시즌 후반기에 팀에 합류해 단 11경기 등판에 그쳤음에도 무려 8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면서 페디에 이은 NC의 2선발로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만약 후반기 태너의 활약이 없었다면 NC는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 등과의 순위경쟁에서 훨씬 고전했을 것이다.

하지만 페디와 태너의 2023시즌은 행복하게 마무리되지 못했다. 정규리그에서 5승 2패 2.92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던 태너는 가을야구에서 3경기에 선발등판해 12이닝 12실점으로 1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부상을 털고 포스트시즌에서도 NC의 에이스로 활약할 거라 기대했던 페디 역시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6이닝 3피안타 12탈삼진 무실점의 강렬한 투구를 끝으로 다시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닮은 꼴 좌완'에 달린 2024 NC 선발진의 운명

시즌이 끝난 후 가을야구에서 부진했던 태너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NC는 다년계약까지 제시하며 페디를 붙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페디는 2년 1500만 달러를 제시한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선택했다. 그렇게 2년 연속 2명의 외국인 투수를 모두 떠나 보낸 NC는 175만 달러를 투자해 새 외국인 투수 카스타노와 하트를 영입했다. 이제 좌완 외국인 원투펀치에게 내년 시즌 NC 마운드의 운명이 맡겨진 셈이다.

나이는 하트가 1992년생으로 1994년생의 카스타노보다 두 살 많지만 두 선수 모두 2016년 신인 드래프트 출신으로 프로생활을 시작한 시기는 같다. 마이너리그 승수 역시 하트와 카스타노가 똑같이 42승씩 거뒀다. 다만 빅리그에서는 하트가 축소시즌이었던 2020년 한 차례 콜업돼 4경기에서 1패 15.55로 크게 부진한 반면에 카스타노는 4년 동안 17번의 선발등판을 포함해 2승 7패 4.47을 기록했다.

심지어 두 선수는 최근 컨디션을 알아볼 수 있는 올 시즌 마이너리그 성적까지 대동소이하다. 하트는 올 시즌 트리플A에서 19경기에 등판해 4승 6패 4.53의 성적을 기록했고 카스타노는 트리플A에서 17경기에 등판해 5승 2패 5.55의 성적을 올렸다. 다만 카스타노가 올해 트리플A에서의 선발등판이 9번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하트는 올해 19번의 등판 중 18번을 선발로 등판했고 89.1이닝 동안 86탈삼진을 기록했을 정도로 구위도 나쁘지 않았다.

NC는 올 시즌을 앞두고 6+1년 최대 132억 원의 '비FA 다년계약'을 맺은 토종 좌완에이스 구창모가 부상으로 11경기에서 1승에 그쳤고 지난 18일 상무에 입대했다. 올해 가을야구를 통해 영건우완 신민혁이 부쩍 성장했지만 신민혁의 가을야구 활약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여기에 또 한 명의 우완 선발 송명기 역시 올해 승리(4승)보다 2배 이상 많은 패전(9패)을 기록했을 정도로 좋은 시즌을 보냈다고 하긴 힘들다.

따라서 NC는 내년 시즌에도 외국인 원투펀치 하트와 카스타노에게 크게 의존하는 시즌이 될 전망이다. 만약 두 선수가 동시에 흔들리면 NC는 시즌 전체가 큰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외국인 원투펀치의 동반 부진이 NC에 미치는 영향은 왕웨이중(웨이취안 드래곤스)과 로건 베렛이 13승 합작에 그치며 창단 후 첫 최하위로 떨어졌던 2018년을 생각하면 쉽다. NC와 계약한 순간, 하트와 카스타노는 NC의 에이스라는 무게도 함께 짊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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