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는 저자는 테크놀로지 기업들을 상대로 조직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SNS (자료사진).
픽사베이
집중력 회복을 위해 주 4일제 근무로 전환하자든지, 건강한 식단을 장려해보자는 저자의 주장은 실제 시도해볼 만하다. 아이들에게 틀에 박힌 교육이 아니라 마음껏 뛰어놀게 하자는 발상도 좋다.
'가짜노동'이라는 개념이 있다. 덴마크의 인류학자 데니스 뇌르마르크와 철학자 예센이 <가짜노동: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에서 제기한 아이디어다. 하루 8시간, 주 40시간 노동 시간 중에서 실제로 업무에 전념하는 시간은 절반도 되지 않고 나머지는 가짜노동이라는 것. 이를테면 비생산적인 지루한 회의, 형식적인 보고서 작성, 프로젝트 진행 등이 해당된다. 그래서 저자들은 실제 업무를 제외한 노동의 일부를 휴가 기간으로 대체하자고 제안한다.
만약 하루 8시간을 매일 빡빡하게 '진짜 노동'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야말로 집중력이 저하되어 생산성도 떨어질 것이다. 육체노동도 힘들지만, 정신노동도 그에 못지않게 힘들다. 뇌도 쉬어야 한다. 쉼 없는 육체노동은 산재 사고로 나타나고, 쉼 없는 정신노동은 마음을 상하게 만든다. 마음이 상한다는 것은 뇌의 정보처리 활동에 이상이 발생한다는 말이다. 당연히 집중력과 함께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개인은 피폐해질 것이다. 주 4일제 근무는 정치권에서도 간헐적으로 제기되는 사안이니만큼 논의해볼 만하다.
한편 책 13장의 '잘못된 ADHD 진단 - 유전자 탓을 하는 동안 우리 아이에게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과학적 사실과는 좀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를 집중력 상실의 보편적인 현상 중 하나로 간주하는 것은 이 책의 주제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관건은 이게 유전자의 영향이냐 환경의 영향이냐 하는 것이다. 저자는 유전자의 영향을 간과하면서 주로 환경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각성제 처방 대신 환경을 바꿈으로써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뇌 발달에 필요한 영양소는 부족하고, 집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설탕과 식용색소가 가득한 식단", 스트레스가 극심한 시험 등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ADHD 증상은, 더 이른 나이에 나타났음에도 방치하다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문제가 되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인간의 본성과도 관련된 사안이다. 인간의 본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선천적 유전자일까, 후천적 환경일까? 경험주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 사회과학이 대세를 형성하던 때에는 환경이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인간게놈 연구가 결실을 보고 뇌 과학이 발달한 이후로는 유전자의 역할이 부각되었고, 지금은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정리가 되고 있다. ADHD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이 역시 1차적으로 유전자의 영향이며 후천적으로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본다. 저자는 사회과학과 정치과학을 전공한 것으로 소개되었는데, 책에선 주로 경험주의 전통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저자 하리는 결론 부분에서 집중력 위기의 수많은 원인 뒤에 가려진 사회체제의 원인으로 성장지상주의의 자본주의를 지적했다. 그래서 경제성장의 대안으로 안정상태 경제(steady-state economy)를 제안했다. 기후위기도 집중력 위기를 해결할 때라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자본주의 경제는 기후위기와 직결된다. 확대 재생산을 지향하는 자본주의의 원리를 수정할 수 있을까?
저자는 8장에서 주장한 것처럼 집중력 회복을 위해서는 개인의 각성과 실천을 배척하면서 집단행동을 조직하자는 데 비중을 두고 있다. 개인의 변화를 도모하는 것은 얄팍한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들 각자의 노력과 집단행동 중 어느 것이 더 효율적인지 가늠하기는 어렵다. 개인들을 상대로 한 교육과 동기부여가 선행되거나 동시에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이 빚어내는 것이다(一切唯心造 일체유심조), 이 유명한 말을 현대과학을 반영해 수정하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인간의 모든 행동은 뇌의 작동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라고.
도둑맞은 집중력 -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
요한 하리 (지은이), 김하현 (옮긴이),
어크로스,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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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정보학회 회장, 한일장신대 교수, 전북민언련 공동대표, 민언련 공동대표, 방송콘텐츠진흥재단 이사장 등 역임, 리영희기념사업회 대표. AI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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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 당하는 집중력, '주 4일제'가 대안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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