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여름 분가한 수리부엉이 유조. 이들 부부의 새끼 중 하나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지난해는 산란까지 했고, 그 새끼 세 개체의 존재도 확인했다. 지금은 다 분가했고 부부만 남아 올해도 대를 이어 번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무사히 산란에 성공한다면 올여름 새끼들이 비행 연습을 하는 장면을 또 목격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동적 평형을 바탕으로 평화로운 나름이 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이 팔현습지에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바로 문제의 교량형 보도교 사업이 여름 이후 착공을 기다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벌이는 것으로 주민 편의를 내세우면서 높이 8m, 길이 1.5km에 이르는 산책길 보도교를 산지를 따라 동촌유원지까지 길게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길이 들어서면 이곳의 평화는 완전히 깨질 것으로 보인다. 팔현습지에 이나마 겨울 철새들이 찾고, 14종의 법정보호종이 서식하는 것은 바로 인간의 접근이 없는 산지 절벽 구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곳에 지금 길을 내 사람들이 드나들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동촌유원지와 이곳을 연결해서 그곳의 사람들까지 이곳 팔현습지로 유입시키겠다는 것이다. 생태적 고려가 전혀 없는 이 계획은 '삽질'이라 비판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일부 시민들은 "이런 사업을 어떻게 환경부가 행할 수 있냐"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한다.

▲ 쉴부엉이 등 멸종위기종의 숨은 서식처인 팔현습지 하식애 얖으로 8미터 높이의 교량형 산책로를 내겠다는 환경부.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당장 8m 높이의 교량형 보도교가 들어서면 수리부엉이 부부는 이곳을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낮 시간 하식애 절벽에서 잠을 자야 하는데 바로 앞으로 사람들이 이동을 하면 잠을 청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둥지가 그대로 드러나 산란 또한 용의치 않을 것이다. 보도교가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의 안정적인 서식처를 망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해 보인다.
팔현습지의 평화... 환경부가 결단해야
벌써 두 차례 팔현습지를 다녀간 꾸룩새연구소('꾸룩새'는 수리부엉이의 애칭) 임봉희 부소장은 "수리부엉이는 둥지를 틀면 그곳에 특별한 교란 요소가 없는 한 최소 수십 년은 살아 간다"고 했다.

▲ 팔현습지 하식애에 나란히 앉아 있는 수리부엉이 부부
박세형
거꾸로 가도 한참을 거꾸로 가는 환경부가 아닐 수 없다. "이럴 것이면 환경부가 뭣 하러 하천관리권을 국토부로부터 이양받았냐"는 비아냥 섞인 비판이 환경단체로부터 나오고 있는 이유인 것이다.
환경부가 토건 사업을 강행하고 환경부가 그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란 심의를 하는 이상한 구조인 것이다. 환경부가 선수(낙동강유역환경청)와 심판(대구지방환경청)을 모두 함께하면서 이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이 사업은 환경부의 그림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 믿어본다. 왜냐하면 멸종위기종 겨울 철새들이 이곳을 매년 찾고 있고, 터줏대감인 붙박이 멸종위기종 수리부엉이 역시 이곳을 안정적인 서식처로 삼아 생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 팔현습지 하식애에서 잠자고 있는 수리부엉이 암컷 '현이'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들이 최후의 보루로서 살아남아 있는 한, 겨울 철새들이 이곳을 매년 찾는 한, 환경부는 이 사업을 결코 밀어붙이지 못할 것이라 확신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장관이 찍어누르듯 지시를 한다 해도 환경부의 수많은 구성원들이 이를 그냥 묵과하고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환경부 공무원들은 적어도 환경이 좋아 환경부를 택했을 것이고, 환경적 마인드가 철저한 이들의 집단일 것이기 때문에 이 사업이 강행되는 것을 결코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환경부다운, 환경부스러운 환경부 공무원들의 입장이 보다 절실한 이유다.

▲ 팔현습지 전경. 산과 강이 온전히 연결된 중요한 생태 공간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팔현습지는 딱 지금 선에서 유지되어야 한다. 이 선을 넘는 순간 동적 평형은 깨어져 생태계는 망가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수리부엉이가 하식애를 떠나고 큰고니와 큰기러기뿐 아니라 모두 14종에 이르는 법정보호종을 이곳에서 내쫓지 않으려면 환경부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반드시 나와야 한다. 그래야 환경부가 환경부다워지고 이 나라게 제자리를 찾아가게 된다. 자연생태를 보호해야 할 환경부가 자연생태를 파괴하는 일을 결코 벌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만약 이대로 공사가 강행된다면 환경부는 더 이상 환경부가 아닌 것이 되고, 그것은 국가의 한 시스템이 깨진 것이다 다름없다. 제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정부부처들로 인해 이 나라는 대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환경부의 결단과 환경부 직원들의 자성의 목소리를 촉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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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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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팔현습지서 시작될 일... 수리부엉이가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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