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마강래 제공
- 그럼, 이번에 내놓은 공약들이 실현돼도 출생율에 영향을 주지 못할까요?
"저는 저출생 기조를 바꾸는데 그리 큰 영향은 없을 거로 생각해요. 이제 출생율이 바닥을 쳤어요. 통계청은 수년 내 출생율이 바닥을 찍고 약간 올라갈 거로 전망하고 있어요. 인구학 전공하시는 분들의 말씀도 그렇더라고요. 우리나라 출생율을 OECD 평균 수준(1.5명 정도)으로 높여야 하지 않을까요? 이번 공약에 나온 정책으론 불가능해 보여요."
- 공약을 보면, 국민의힘은 일과 양육을 같이 할 수 있는 데 초점을 둔 것 같고 민주당은 주거와 자산에 대한 공약인 듯한데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저출생 원인을 다른 각도에서 보고 있는 것 같아요. 국민의힘은 저출생 원인을 '일과 가정이 조화롭지 않은 상황'에 있는 것으로 보고 이에 맞는 대안을 낸 것 같고요. 민주당은 자산과 소득의 불평등 문제를 저출생 원인으로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둘 다 틀린 진단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양당에서 낸 정책들 모두 좋아 보여요. 하지만 아까 말씀드렸듯이 왜 일과 양육이 조화롭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는지, 세대 간 자산 불평등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국민의힘은 아빠 육아휴직 할 수 있게 한다는 거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봐요. 이런 정책은 빨리 도입되어야 해요. 제가 말씀드린 건요, 근본적인 대안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근본적인 대안을 치유하지 않으면은 이런 공약들은 효과가 없을 거라는 겁니다. 저희가 쏠림 현상을 치유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집값이 높아지고 수도권은 더욱 경쟁이 치열한 공간이 되어가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육아휴직은 효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어요. 아빠는 휴직 기간에 육아 대신 집중적으로 자기 계발을 하려 할 거예요."
- 민주당은 돌봄 서비스 지원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돌봄 서비스 확대해야죠. 청년들은 경제적으로 너무 어렵고, 그래서 맞벌이해야 하는 상황이잖아요. 혼자 벌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기에 맞벌이하는 이들이 많아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힘든 상황이 된 거죠. 그런 상황에선 육아를 잘 제대로 할 수가 없어요. 이건 사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기에, 돌봄 서비스는 적극적일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 그러나 근본적인 게 바뀌지 않으면 효과가 없을 수도 있는 거죠?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근본적인 게 치유가 안 되면, 이런 정책들은 단기적 진통제 같은 효과만 낼 뿐이죠. 지금 우리 사회는 아주 큰 병에 걸렸는데, 주기적 진통제로 버티고 있어요. 근본적인 치유를 하지 않으면 병은 계속 깊어질 거예요. 나중에 진통제도 듣지 않겠죠. 지금 저는 그 상황이라고 봐요. 그리고 지금 나온 공약들이 진통제성 치료요법 같아요."
- 여야가 정부 부처 신설한다고 하는 것 같아요, 담당 정부 부처가 필요할까요?
"국민의힘은 '인구부'를 민주당에선 '인구위기대응부' 신설을 추진한다고 밝혔잖아요. 이런 부처를 만들면 저출생이 해결될까요? 이 또한 효과가 없을 거라 봅니다. 저출생은 주택, 보육 양육, 일자리 문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주택은 국토부가, 보육과 양육은 보건복지부가, 일자리 문제는 산업부, 고용노동부가 맡고 있잖아요. 이민자 정책은 법무부가 담당하고요. 이런 상황에서 인구부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다른 부처의 인구 관련 업무를 조금씩 가져온 새로운 부처가 만들어진다고 저출생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요?
저출생 문제는 산업, 고용, 주택, 교육, 복지 등 여러 문제가 짬뽕이 되어 불거진 거예요. '범부처' 조직이 아니고서는 절대로 풀 수가 없어요. 그러니 지금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잘 활용해야 할 것 같아요. 위원회를 예산권과 집행권을 가진 강력한 컨트롤타워로 격상하고, 비전을 만들고, 부처 간 업무를 조율하는 것이 새 정부 부처를 만드는 것보다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주세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했다고 자축했을 때가 1996년이에요. 이때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했죠. 1996년 OECD 국가 평균 출생율이 1.75명이었고, 우리나라는 1.58명이었어요. 그렇게 큰 차이가 안 났어요. 이후 OECD 국가도 출생율이 서서히 내려가 지금은 1.58명 수준이 되었어요.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요. OECD 평균의 반토막도 안 돼요.
우리는 심각하게 질문을 해야 해요. 우리는 이웃 나라에 비해 왜 압도적으로 출생율이 낮은가? 우리나라의 어떤 특수한 상황이 이 지경을 만들었나? 이 질문에 답을 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봐요. 가장 큰 원인은 수도권 쏠림이죠. 쏠림으로 인해 수도권은 집값이 높아졌고, 지방은 일자리가 사라졌어요. 결혼하지 않는 것도, 아이를 낳지 않는 것도 수도권 쏠림으로 발생한 여러 현상으로부터 파생된 문제 때문이에요. 그래서 청년들은 머릿속에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없는 상황이 되었어요. 우리가 수도권 쏠림을 치유하지 않으면 지금 나오는 여러 공약은 먹히지 않을 거예요. 이 점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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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저출생 공약은 진통제 수준... 문제는 수도권 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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