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어린이집 이 곳은 원하는 곳에 보내기 위해 일찍 등록을 해야 한다.
정승혜
미국 작가 마크 맨슨은 지난달 말 자기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한국을 유교문화와 자본주의의 단점이 결합된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라고 평했다. 동시에 한국을 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회복력에 있다며, 한국인들은 항상 위기에서 빠져나오는 돌파구를 찾는다고 언급했다.
그의 말처럼 한국인들은 늘 돌파구를 찾아낸다. 1950년대 한국전쟁 후 빠른 속도로 경제 회복을 이뤄냈으며, 1997년 IMF 위기도 빠르게 극복해 냈고 코로나19 시기에도 빠른 대응은 물론 국민들의 적극적인 방역 참여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명과 암이 존재하는 법.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성과는 낼 수 있을지언정 모래 위에 지은 성과 같다. 역사적으로 증명해 낸 놀라운 성취 뒤에는 부정부패, 공동체 의식 부족, 노동 및 인권문제 등의 병폐가 동시에 존재하듯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출산율 0.6의 정책들이 우려된다. 실제로 당장 2024년부터 시행된 부모 급여 인상 역시 육아 현장에선 그다지 효과를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올 초에 둘째 아이를 낳은 친구는 출산 지원금 및 부모 급여가 인상되는 해에 출산을 하게 되었다고 좋아했지만, 막상 정책이 시행되고 보니 산후 도우미, 조리원 등 관련 비용이 다 올라서 경제적 부담은 똑같다며 걱정한다.
지원금이 늘어날수록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이와 관련한 물가가 상승하는 것은 기초적인 경제 상식이다. 이런 식의 현금성 지원이 과연 출산율을 높이는 데 어떤 효과가 있을지 의심될 뿐더러 퍼주기식 지원이 가져 올 부작용 또한 염려되는 게 사실이다.
오히려 이런 시기일수록 'Festina Lente(천천히 서둘러라)'라는 라틴어 격언을 기억해야 한다. 바쁜 일정에 쫓겨, 자신의 암살 계획에 대한 정보를 주는 서신을 읽지 못해 죽음을 맞게 된 카이사르가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이미 우리는 막대한 예산을 사용했음에도 출산율이 꾸준히 낮아지는 현실을 경험했다. 그로 인해 생겨난 '저출산은 어차피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한국은 어차피 소멸될 것이다'라는 비관적 인식 또한 큰 문제다.
하지만 저출산은 해결 불가능한 문제가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리고, 나와 닮은 자녀를 낳고, 살면서 받아온 사랑과 내가 받고 싶었지만 받지 못했던 사랑을 모두 담아 아이에게 주며 서로 간의 살가운 정을 나누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가 아장거리다 넘어지면 "아이쿠" 하는 마음이 드는 게 자연스러운 것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그걸 잊고 싶을 만큼 현실의 문제가 복잡하고 힘겨운 게 아닐까.
부디 출산율 0.6명의 시대에서 빠르고 효과적이기만 한 해결책을 찾지 않기를 바란다. 2024년에 시행된 정책으로 2025년 출산율이 바로 오를 수는 없을 것이다. 단기간의 지표를 높이는 데 집중하기보다 교육제도, 미래 산업, 기업문화, 주거환경 등 다방면의 개선점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출산율 0.6명은 그동안 빠른 성장으로 잃어버린 대한민국의 회복탄력성을 찾을 수 있도록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아이를 키우는 일이 자랑스럽고 행복한 일로 인식되는 사회가 오기를 바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해외 1년 살기 말고 차라리..." 이게 요즘 육아 현실입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