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문장 표현에서 문장부호까지!>
마리북스
- 높임법을 한 장 따로 중요하게 다루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가 높임 표현을 한 장으로 따로 다룬 건, 갈수록 높임 표현 직관이 점점 사라져 간다고 느껴서예요. 예전에는 3대가 함께 살거나 가족 여럿이 같이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높임 표현을 알곤 했는데, 지금은 그런 게 부족하잖아요. 높임 표현을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알맞게 하자는 뜻에서 책에서 다루게 되었지요.
사람들은 '말씀'이 남의 말을 높이는 말도 되고 자기 말을 낮추는 말도 된다는 것에 놀라요. 말씀은 무조건 남 높이는 말이라고만 생각을 하고, 제가 설명할 때까지도 확신을 못 가지면서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내다가(웃음) 제가 사전을 딱 열어서 펼쳐 보여 주면 신기해하면서 관심을 보이지요."
- 어문 규범이든 문장 쓰기든 어렵다는 사람들이 많아요. 왜 그럴까요?
"저는 그런 분들을 만나면 일단 영어 공부 10분의 1만이라도 국어 공부에 쓰라고 말하곤 해요. 친숙하고 자연스러운 우리 말글이 영어 과잉, 영어 중시 풍조에 휩쓸려 뒷전으로 밀려난 지 오래죠. 우리말 규칙에 맞게 바르고 정확하게 쓰는 일에 크게 마음을 두지 않는 모습도 자주 보이고요. 조금만 더 국어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면 별로 어렵지 않은데 평소에 별로 신경을 안 쓰다가 막상 글을 쓰려니 어렵다고 느끼는 거죠.
사람들이 많이, 쉽게 접하는 언론도 책임이 있다고 봐요. 어떤 언론 기관은 문법이나 어문 규범보다는 그 나름대로 기준을 세워서 쓰기도 하는 것 같아요. 이를테면 '00하다'에서 '하다'를 생략해 버리거나 '수', '바'와 같은 1음절 의존명사는 붙여 버리고요. 그래서 제가 왜 그러는지 물어보기까지 했어요. 지면 한계 때문이라고는 했지만, 언론 정보는 사람들이 많이 접하게 되는 만큼 문법이나 어문 규범 준수에 신경을 더 많이 써 주었으면 해요."
- 답하기 난감한 질문은 없었나요. 그럴 땐 어떻게 하시는지요?
"제일 난감한 건 답변 기준이나 근거가 딱히 없는 경우예요. 예를 들어서, 청소년들이 주로 질문하는데 엄마한테 '본인'이라는 말을 쓰고 나서 엄청나게 혼났는데 '본인'이라는 말을 진짜 쓸 수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는 것이죠. 또 한 학생은 '선생님, 제발 깝치지 마세요.'라고 얘기를 했다가 자기는 엄청난 눈총을 받았는데, 그 학생은 '깝치다'가 '재촉하다'의 방언으로 알고 있었다며 '왜 그것이 잘못이냐'와 같은 질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윗사람에게 쓸 수 있는 단어, 쓸 수 없는 단어 목록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니, 이렇게 말해 주곤 합니다. 질문하신 분이 윗사람인데, 한참 먼 아랫사람이 자신에게 '본인'이나 '깝치다'라는 말을 쓴다면 기분이 어떨지 생각해 보라고요. 처지를 좀 바꿔서 생각해 보면 상대방에게 언짢은 표현일지 아닐지를 어느 정도는 직감할 수 있다고 답을 하지요."
- 그럼 가장 보람 있었던 건 뭐죠?
"가장 보람 있었던 거요? 사실 17년 경험이 책으로 나온 게 가장 큰 보람이죠. (웃음). 사실 책이 나왔을 때 눈물이 나올 정도였어요. 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숨고 싶은 기분도 좀 있었지만... 막상 출간되니 마음도 시원하고 참 기뻤습니다. 그리고 일상 업무에서는 민원인들이 질문하시면서 '당신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그런 표현을 남길 때 참 감사하지요.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은 질문 내용 끝에다 '항상 고맙다, 국립국어원 누리집에 와서 온라인가나다를 보면 국어 생활에 정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해 주시는데, 그런 인사말을 읽을 때 행복감을 느낍니다. 제가 워낙 보람 추구형이어서 제가 하는 일 자체에 의미 부여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정말 제 전공을 200% 살릴 수 있는 일이라고 믿고 일하니까 그 자체로도 보람이 있는데, 그렇게 직접 인사를 들을 때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또 책이 출간돼서 해 온 일의 경험이 결실을 보게 되니 정말 보람됩니다."
- 온라인가나다 상담 자체 개선책은 없나요?
"좀 더 적극성을 띠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요. 어떤 의미냐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가나다를 알고 많이 이용했으면 좋겠다는, 조금 적극적으로 홍보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죠."
- 만약에 그렇게 해서 상담이 너무 많이 늘어나면 힘드실 텐데요.
"상담이 갑자기 너무 많아지면 힘들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보면 우리말을 상담받을 수 있는 창구가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온라인으로 글을 쓰는 일이 일상화되어 가고 있으니 온라인가나다를 활용해서 우리말, 우리글을 더 잘 쓰려고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 국민들 국어 소양을 어떻게 하면 좀 더 높일 수 있을까요?
"근본적으로는 국어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초등학교부터 국어 문법 교육이나 글쓰기(문장 쓰기) 교육을 확실하게 해야 해요. 영어 문법보다 국어 문법을 정확하게 교육받고, 글쓰기도 이론 공부보다 실제 써 보기를 더 많이 한다면 국어 소양이 크게 높아질 거예요. 그렇게 되면 사회에 나가서 문법이나 글쓰기와 관련해서 다시 교육을 받느라 드는 시간이나 비용도 줄일 수 있겠지요. 국어 소양을 높이는 면에서는 온라인가나다와 같은 국어 생활 상담 창구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거나 우리말 우리글을 다룬 책들에 관심을 두고 가까이 한다면 큰 힘이 되겠지요."
좋은 문장 표현에서 문장부호까지! -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선생님의 문장 교실
이수연 (지은이),
마리북스,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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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학과 세종학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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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깝치지 마세요' 한 학생, 뭐가 틀렸냐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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