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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돌아온 연극... "현실의 답답함 해소했으면"

[리뷰] 연극 <보보와 자자>

24.02.22 11:32최종업데이트24.02.2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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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대학로 스튜디오 블루 극장에서 열린 연극 <보보와 자자> 프레스콜에 참석한 제작진과 출연진 ⓒ 차원

 
왕자: 법과 원칙에 따라
보보: 법과 원칙?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왕자: 거 뭐냐, 공정과 상식이라고....
보보: 왕관을 아무나 쓰나요? 꼭 써야 할 사람이 써야 되지 않을까요?
 
권력은 폭력을 어떻게 사용하며, 둘의 결합은 우리를 어떻게 지배하고 있을까. 폭력으로 형성된 사회구조를 동화적으로 풍자한 연극 <보보와 자자>(오태영 작/양태진 연출/써니웍스 제작)가 20일 서울 대학로 스튜디오 블루 극장에서 프레스콜을 열었다. 2008년 초연 이후 16년 만에 다시 관객들을 찾았다.
 
연극은 권력을 상징하는 '보보'와 폭력을 상징하는 '자자'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합리와 억압 속 권력이 어떻게 폭력을 길들이는지, 또 폭력이 어떻게 권력에 복종하는지를 다룬다. 또 이런 유착이 만든 사회구조가 얼마나 비극적인지를 유희적 놀이에 빗대어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피지배계층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권력과 폭력에 어떻게 맞설 것인지 물음을 던지기도 한다.
 
3면 LED 벽과 바닥, 모션 시뮬레이터, 다양한 조명과 특수효과 장비들을 활용한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 극장과 그곳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연기도 볼거리다.

"현실에서 풀지 못하는 답답함 해소했으면"
  

보보 역 조수하(오른쪽), 자자 역 최평선(왼쪽) 배우가 20일 연극 <보보와 자자> 프레스콜에서 연기하고 있다 ⓒ 차원

 
과거 박정희‧전두환 군사 정권 시절 연이어 강한 사회비판 작품을 내면서 '공연 불가'를 판정받고, 그럼에도 공연을 강행, 결국 극장이 폐쇄되는 등 폭력을 앞세운 권력에 맞서왔던 오태영 작가는 이번에도 현재 윤석열 정권을 연상시키는 대사와 장면들로 풍자와 해학의 날을 세운다.
 
양태진 연출은 "이번 작품을 선택한 동기는 현장성과 시의성"이라며 "두 인물 보보와 자자는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인간군상을 해학과 풍자를 통한 우화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소 현실적이지 않은 인간군상들 속에 우리는 자신의 일부를 발견할 수도 있고, 누군가를 상상할 수도 있다"며 "배우들의 연기를 바라보며 웃음과 함께 현실에서 풀지 못하는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시간여의 공연 시연이 끝난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보보 역의 조수하 배우는 "극의 풍자적인 요소를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모든 배우들이 잘 호흡을 맞춰 편안하게 연습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2001년생으로 배우들 가운데 막내인 둘시네아 역의 공찬영 배우는 "좋은 언니 오빠들, 선생님들과 함께 작품을 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우리 연극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연극 <보보와 자자>는 현재 대학로 스튜디오 블루에서 공연 중인 작품으로 4월 14일까지 화~금 오후 7시 30분, 토요일은 오후 3시와 6시 그리고 일요일은 오후 3시에 만날 수 있다.

모든 배역은 더블 캐스팅으로, 다 가진 공주 형의 여자 '보보' 역에 조수하‧장희원, 보보의 파트너이자 몸종 '자자' 역에 김정민‧최평선, 천한 신분이지만 꿈을 가진 '둘시네아' 역에 전희진‧공찬영, 햄릿을 닮은 '왕자' 역에 이요한‧김현진이 열연한다.
 

<보보와 자자> 공연 포스터 ⓒ 바람엔터테인먼트

 
 
덧붙이는 글 * 공연정보
연극 <보보와 자자>
대학로 스튜디오 블루 2023.2.17(토)~2024.04.14(일)
화~금 19:30 | 토 15:00, 18:00 | 일 15:00
보보와자자 동화판타지연극 법과원칙 공정과상식 대학로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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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교육언론[창]에서도 기사를 씁니다. 제보/취재요청 813arse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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