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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으로 향하는 '항저우 세대', 다음 타자는 누구?

[K리그] 항저우 금 주역 백승호-고영준 유럽 진출과 재차 경쟁력 입증한 K리그까지

24.02.23 10:15최종업데이트24.02.2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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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리그1'의 개막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오는 3월 1일, K리그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 FC와 FA컵 디펜딩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K리그1은 약 9개월의 대장정에 오르게 된다. 지난해 많은 이야깃거리를 생산했던 K리그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바로 'K리거들의 유럽 진출'이었다.

2023 시즌 개막 전, 수원 삼성 오현규가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FC로 향한 것을 시작으로 조규성, 이한범(이상 미트윌란), 양현준, 권혁규(이상 셀틱), 김지수(브렌트포드), 배준호(스토크시티), 황인택(프라이아) 등이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전직 K리거들은 세계 축구 중심지로 평가받는 유럽에 적응하며 실력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그런 가운데, 2024시즌 K리그 개막을 앞두고 꿈에 그리던 유럽 무대로 진출한 또다른 선수들이 있다. 바로 지난해 황선홍 감독 지휘 아래 사상 첫 아시안게임 3연속 우승의 쾌거를 거둔 백승호와 고영준이다.
 
다시 향한 백승호와 꿈을 이룬 고영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전북 현대 소속으로 맹활약 한 백승호(버밍엄) ⓒ 대한축구협회

 
이번 겨울 이적 시장 최대 화두는 백승호의 유럽 재진출 여부였다. 유소년 시절을 포함해, 유럽에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활약을 펼쳤던 백승호는 지난 2021시즌 K리그 개막을 앞두고 독일 다름슈타트와의 계약을 끝으로 전북 현대로 향했다. 이적 과정에서 소동이 있었으나 백승호는 김상식 전 전북 현대 감독의 꾸준한 신뢰 아래 핵심 선수로 중용받기 시작했다. K리그 데뷔 시즌 33경기 4골 1도움을 기록하며 그는 전북의 리그 9번째 우승을 이루어내는 데 핵심으로 활약했다.
 
이듬해 전북 주장으로 임명된 백승호는 꾸준하게 활약을 이어갔고 아쉽게 리그 우승 도달에는 실패했으나 K리그 정상급 플레이를 선보이며 맹활약했다. 전북의 통산 5번째 FA컵(현 코리아컵) 우승 달성에 혁혁한 공을 세우며 그는 실력을 입증했다. 이후 파울루 벤투 당시 국가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최종 명단에 포함된 백승호는 조별리그에서 출전이 불발되었으나, 브라질과의 16강 경기에서 후반 막판 귀중한 추격 골을 터뜨리며 전 세계에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월드컵 이후 유럽 무대로부터의 관심이 이어졌으나 1997년생인 그는 군대 문제를 더이상 미룰 수 없었기에, 아쉽게 꿈을 뒤로한 채 2023시즌도 전북에서 활약을 이어갔다. 2023시즌에도 주장을 맡은 백승호는 팀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5월에는 김두현 감독 대행(청두)의 지휘 아래 리그 4경기에 나와 3골을 넣으며 이달의 선수상까지 휩쓸었다.

이와 동시에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은 그는 금메달 획득에 혁혁한 공을 세우며 병역 혜택을 얻었다. 2023시즌 공식전 27경기 출전 4골 1도움을 기록한 백승호는 시즌 종료 이후 자유 계약 신분이 되었고 결국 다시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여러 곳에서 제안을 받았지만 그는 최종적으로 잉글랜드 챔피언쉽에 소속된 버밍엄 시티 FC와 계약하며 길고 긴 이적 사가의 끝을 알렸다.

지난 1월 29일, 버밍엄 시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입단 발표를 알렸던 백승호는 현재 리그 4경기에 출전(2경기 선발)하며 다시 돌아온 유럽 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이고 있다.
 

정들었던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세르비아 명문 FK 파르티잔으로 향한 고영준 ⓒ 대한축구협회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준 특급 미드필더 고영준 역시 꿈의 무대인 유럽으로 향했다. 지난 2020시즌을 앞두고 포항 스틸러스 유스 산하인 포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프로 무대로 직항했던 2001년생 고영준은 데뷔 첫해 리그 8경기에 나와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축구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듬해 포항의 쟁쟁한 경쟁 속 빠르게 주전 확보에 성공한 고영준은 리그 32경기에 나와 3골 2도움을 기록하며 남다른 성장 속도를 보였다. 2022시즌 역시 완벽한 성장 곡선을 그린 고영준은 공식전 38경기에 나와 6골 4도움을 기록하며 포항의 리그 3위 수성에 큰 힘을 보탰고, 동아시안컵 대표팀에도 선발되며 A대표팀 데뷔까지 이루어냈다.

2023시즌 역시 더욱 성장하는 모습이었다. 시즌 중반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부상으로 경기에 아쉽게 불참했던 그는 부상으로 제외된 시간을 제외하면 매순간 팀의 상승 곡선에 힘을 더했다. 공식전 33경기에 나와 9골 4도움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양산한 고영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의 중추로 활약하며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고영준은 결국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전통 강호인 FK 파르티잔으로의 이적이 공식화됐다. 지난 1월 23일, 파르티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3년 6개월간의 계약을 발표한 고영준은 현재 빠르게 팀에 적응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FK IMT 베오그라드를 상대로 후반 교체 출전해, 데뷔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인천-자카르타-항저우까지, 다음은 누구일까

한국 축구는 새로운 세대의 탄생을 알렸다.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 28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던 남자 축구대표팀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과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3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이를 통해 병역 혜택을 얻은 여러 선수가 유럽으로 향하며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였다.
 
2014년 우승을 차지했던 김진수(전북), 박주호(은퇴), 윤일록(울산)이 잇따라 유럽 진출에 성공했으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김민재(B.뮌헨), 황인범(즈베즈다), 김문환(알두하일), 황의조(알란야스프로), 나상호(마치다)와 같은 자원들이 향후 대표팀 주축 전력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치러졌던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시 우수한 전력으로 향후에도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들이 여럿 포진돼 있다.
 
앞으로도 유럽으로 향할 가능성이 유력한 설영우, 엄원상(이상 울산), 정호연(광주) 역시 기대되는 자원이다. 박진섭, 송민규, 이재익(이상 전북), 황재원(대구), 안재준(부천) 또한 유망주로 평가받고 있다. 인천-자카르타 세대를 지나 항저우 아시안 게임 세대가 본격적으로 유럽 진출의 신호탄을 알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계속해서 유럽 무대에 경쟁력 있는 K리그 선수들이 끊임없이 배출되며 K리그 무대 역시 경쟁력 있는 무대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신호탄을 울린 항저우 세대, 백승호-고영준을 이을 또 다른 K리거는 누가 있을까. 오는 3월 1일 개막하는 2024시즌에서 K리그 선수들의 향후 행보를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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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황선홍호 고영준 백승호 설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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