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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휴대전화가 버닝썬 내용이어서 안준다고 했다"

[이병한 선임기자의 이슈와 사람] 처남댁 강미정씨, 그는 왜 이정섭 검사를 쏘았나 ③

등록 2024.02.28 07:07수정 2024.03.1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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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지켜야 될 것들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집에서 애들은 못 키운다. 딸아이는 이제 열 살이 되니까 안다. 딸이 묻더라. 그러면 우리를 포기할 거야?" 이정섭 차장검사의 처남댁 강미정씨는 두 시간 넘는 인터뷰 말미에 개인적인 심경을 밝혔다. ⓒ 권우성

 
문제는 증거다. 강미정씨가 여러 의혹에 대해 증언을 했지만, 그것이 객관적으로 증명될 수 있느냐가 향후 개인 소송뿐 아니라 공적으로는 헌법재판소에서 진행중인 탄핵심판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증명에서 역할을 해야 할 검찰과 경찰에 대해, 강씨는 "불신과 불안"을 가지고 있다. 수사권을 가진 국가기관을 믿기 힘들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에게는 지금 남편의 휴대전화가 있다.

- 중요 포인트 중 하나가 남편의 휴대전화인 것 같다. 몇 대 가지고 있나.

"한 대 있다."

- 남편 측의 고소장을 보면 미정씨가 몰래 훔쳤다는 입장이다.

"말도 안 된다."

- 물론 부부 관계에서 절도 자체가 성립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렇게 주장한다. 그 전화기를 어떻게 갖고 있게 된 건가.


"본인이 나에게 직접 준 거다. 그 비하인드 스토리도 '또 친구들 만나러 밖에 나가서 약 하고 그러면 진짜 다 신고할 거다, 친구들도 나쁜 짓을 할거면 자기들끼리 하지 왜 당신을 부르냐, 부른다고 나가는 당신도 문제가 있다, 전화기 내놔', 뭐 이런 다툼 중에 본인이 '에잇!' 하고 전화기를 바닥에 던졌다. 그 후 조금 정신이 돌아오고 나서, '어떡하지? 여기 사진이랑 영상들이 너무 많은데', 하는 거다."

- 무슨 사진과 영상?

"애들 사진도 있고 나와 찍은 것도 있고. 그러면서 자기는 시간이 안 되니까 이걸 수리센터에 맡겨서 내용을 뽑자면서 내게 준 거다. 늘 거실장 첫 번째 서랍 안에 있었다. 그 전화기가 2016년부터 2018년? 2019년? 사이에 썼던 거다."

"휴대전화 절도? 남편이 내게 직접 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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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정씨는 남편의 전화기를 디지털 포렌식 업체에 맡겼지만 데이터를 받지 못했다. "보통은 일반 가사사건에서 아내가 남편 전화기를 가져오면 데이터를 준단다. 그런데 이건 그러면 안 될 내용이라는 거다." ⓒ 권우성

 
- 본인 휴대전화는 여러 대를 사설 업체에서 디지털 포렌식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남편의 휴대전화도 포렌식을 했나. 

"했다. 하지만 내용을 받지 못했다."

- 왜?

"업체에서 안에 들어있는 정보가 민감하고 상대방에게 굉장히 불리해서, 상대방이 자신의 정보인데 타인에게 넘겼다고 주장을 하면, 업체도 난감하고 나도 난감해질 수 있다면서 주지 않았다. 보통은 일반 가사사건에서 아내가 남편 전화기를 가져오면 데이터를 준단다. 그런데 이건 그러면 안 될 내용이라는 거다."

- 업체에 맡길 때 남편 휴대전화라고 하면서 맡겼나.

"아니다. 내 것 두 대와 함께 맡기면서 모두 내 휴대전화라고 했다."

- 그러면 그 중 한 대가 미정씨 전화가 아니라는 걸 업체는 어떻게 안 건가.

"나와 남편이 서로 저장된 카톡 닉네임이 똑같다. 그래서 (업체가) 강미정씨 것이구나 했는데, 아무래도 여성이 단톡방에서 다른 남성들과 할 수 없는 대화들을 나눴다는 거다. 그리고 영상도. 일부 데이터를 본 것 같다.

내 전화기가 맞는데 왜 (데이터를) 안 주느냐고 했더니, 이 내용을 한번 보라더라. 이걸 본인이 했을리가 없지 않느냐고."

- 이걸 봐라 하면서 내용을 일부 보여줬나.

"그렇다. 그 업체에서 마약을 하는 사람들끼리 쓰는 은어도 알고 있었다. 대화 패턴을 보니, 쉽게 설명해서 버닝썬 내용인데, 본인이 여기 안에 가담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것 같다고. 같이 맡겼던 전화기에서 쓰던 내용이나 말투와도 너무 다르고. 그래서 데이터를 받고 싶으면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을 받아오거나, 또는 검찰의 협조문을 가져오면 좋겠다고. 그럼 주겠다고. 안전하게 받으라고."

- 업체에서 '버닝썬 내용'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나.

"그렇다."

- 일부 본 내용은 무엇이었나.

"일단, 다른 나라에서 어디가 풀렸대, 그럼 누가 사오면 되겠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말고 다른 나라에서 마약류가 풀린 걸 알고 있다. 어디는 합법이다, 그럼 누가 나갈래, 뭐 이런 대화 내용이었다. 그리고 오늘 고기 먹을 사람. 그들이 말하는 '고기'는 마약의 은어다."

- 그렇게 못 받는 상황이 지금 얼마나 됐나.

"오래됐다. 전화기를 다 가지고 간 게 8월이었다."

- 남편 휴대전화 관련 내용을 검찰에서도 진술했나.

"했다."

- 검찰에서는 뭐라고 했나.

"가지고 오라고. 받아오라고."

- 이러이러해서 안 준다, 검찰에서 협조 공문을 줄 수 있느냐고 물어봤나.

"그렇다. 그런데 굉장히 조심스러워 하더라. 공문은 안 되고, 가져올 수 있으면 가져오라고. 내가, 그 말은 협조를 요청받은 걸로 해도 되겠냐 했더니, 그에 대한 확답은 안 하더라."

- 휴대전화 기계는 지금 가지고 있나.

"그렇다."

- 검찰이 기계 자체를 내라고는 안했나.

"했다. 하지만 안냈다."

- 왜?

"경찰 수사가 그렇게 되는 걸 본 입장에서, 또 고모부가 있었던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하는데, 내 입장에서는 불신과 불안이 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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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괘씸죄까지 더해져서 그냥 이렇게 죽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 권우성

 
인터뷰는 두 시간 넘게 진행됐다. 인터뷰 말미 개인적 심경을 물었다.

- 남편의 마약을 신고하는 것과 정권의 실세 검사로 평가되는 시매부의 비위 혐의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사실 조금 다르다. 이렇게 나서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무엇인가.

"처음 시작은, 내가 막 정의롭게 사회를 위해서 나 하나 희생해 진실을 밝혀보겠다, 이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남편과 나, 둘만의 일로 마무리 됐으려면 나의 신고가 그냥 절차대로 진행이 됐어야 했다. 그런데 여기서 막히고 저기서 막히고, 변호사도 아무 대책이 없고... 나는 괘씸죄까지 더해져서 그냥 이렇게 죽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지켜야 될 것들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집에서 애들은 못 키운다. 남편은 자기 누나들이 도와주고 베이비시터를 써서 애들을 키운다고 그러는데, 어떻게 사는지 내가 봤지 않나. 못 키운다. 딸아이는 이제 열 살이 되니까 안다. '할아버지도 힘이 세고, 고모부도 힘이 센데, 만약에 계속 그렇게 엄마를 괴롭히면 너무너무 힘들 수 있잖아, 그러면 우리를 포기할 거야?' 딸이 묻더라. 그럼 엄마로서 의연하게 대답을 해줘야 하지 않나. '아니. 일단 너희들이 엄마 옆을 떠나서 생활하는 일은 없을 거고, 그리고 엄마도 약하지 않아. 좋은 사람들이 엄마를 도와줄 거야.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이런 얘기를 해주니까 첫째는 안정감을 좀 찾은 것 같다."

- 이혼 소송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의도라는 시각도 있다.

"피해자 보호 명령도, 사전처분도 기각됐다. 이혼 본안 소송도 연기됐다. 그 사이 남편 골프장, 땅, 주식 등 사해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 중간에 변호사가 합의를 종용해서 거절했더니 다 떠났다. 이혼 소송이 뭐가 유리한가. 지금 사전 양육비도 없이 나 혼자 애들을 키우고 있다."

- 혹시 후회하지 않는가.

"후회할 시점을 고른다면, 한참 전일 거다."

'한참 전'은 애초 결혼했던 때를 가리킨다.

"그런데 거기에는 이해충돌이 있는 게, 내가 그래도 결혼을 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있지 않은가.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잘한 게 아이들을 낳은 거다. 아이러니하게 들리겠지만, 그래서 그걸(결혼)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고발을 했던 건 후회하지 않는다. 만약 시간이 더 지체됐으면 나도 아이들도 더 불행하게 살았을 거다. 뭔가 바꾸려면 고통이 있는데, 빨리 자각하고 지금 고통받는 게, 한 살이라도 젊을 때..."

- 예상보다 일이 커졌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국회 탄핵까지 갔으니까. 무섭지는 않은가.

"두렵죠. 하지만 법적으로 어떤 판단을 받고, 탄핵이 되고 안되고, 이런 건 재판부가 하는 거 아닌가. 그러니까 그건 나와는 조금 떨어져 있는 별개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하나의 샘플처럼 여겨졌으면 좋겠다. 누구 하나 불살라서 싸우면 큰 일 났던 적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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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하나의 샘플처럼 여겨졌으면 좋겠다. 누구 하나 불살라서 싸우면 큰 일 났던 적이 있는." 인터뷰 말미 '두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강미정씨는 이렇게 말했다. ⓒ 권우성

 
#이정섭 #강미정 #탄핵 #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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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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