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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년 차의 저력... 트와이스 빌보드 200 차트 1위 등극

[리뷰] JYP+원더걸스가 못 다 이룬 꿈 달성한 비결은?

24.03.05 10:59최종업데이트24.04.22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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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 JYP엔터테인먼트

 
데뷔 10년 차 걸그룹 트와이스(나연-정연-모모-사나-지효-미나-다현-채영-쯔위)가 또 한번 일(?)을 저질렀다. 지난 4일(한국시간) 미국의 음악 잡지 빌보드는 차트 예고 기사를 통해 다음주 빌보드 200 앨범 차트에서 트와이스의 새 음반 < With YOU-th >가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빌보드 200'은 주간 가장 많이 필린 음반의 순위를 200위까지 집계한다. 한국 가수로선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뉴진스,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스트레이 키즈, 슈퍼엠, 에이티즈 등에 이어 통산 여덞 번째로 해당 차트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미 한국에선 2015년 데뷔 이래 'Cheer Up', 'TT' 등 인기곡들을 다수 배출하며 케이팝 대표 걸그룹으로 자리잡았고, 이제 미국 시장까지 정복하는 데 성공하면서 '마의 7년'을 넘기며 새로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멕시코 등 각국 초대형 스타디움을 관객들로 가득 메울 만큼 충성심 강한 팬덤까지 구축하면서 트와이스는 이젠 음반과 공연 시장까지 아우르는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데뷔 10년 차에 지각 달성한 쾌거​
 

트와이스 ⓒ JYP엔터테인먼트

 
이와 같은 트와이스의 성공 사례는 기존 케이팝 그룹의 행보와는 조금 차별화된 측면을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데뷔 이후 2~3년 차 정도 착실하게 기반을 다지면서 아시아를 넘어 미국 등 세계 각국으로 인기 확산을 도모해왔던 다른 팀들과 다르게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인 후 미국에서 뒤늦게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여타 걸그룹들이 완전체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데뷔 10년 차에 처음 빌보드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기존 선후배 팀의 사례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일이었다.  

​빌보드 200 음반 순위는 일반적인 실물 음반(CD, LP 등)의 판매량 점수, 스트리밍 횟수를 음반 판매량으로 환산한 지수인 SEA(streaming equivalent albums), 디지털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음반 판매량으로 환산한 TEA(track equivalent albums) 점수 등을 합산해 산출한다. 이번 미니 음반 < With YOU-th >는 9만 장 판매량과 더불어 SEA 4500점, TEA 500점 등을 확보해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지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트와이스는 그동안 몇 차례 1위에 오를 기회를 얻었지만 그때마다 강자들을 만나 아쉽게 문턱을 넘지 못했었다. 특히  2023년 미니 12집 음반 < Ready To Be >는 발매 첫 주 무려 15만 3000장을 팔아치우면서 한국 걸그룹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거물급 컨트리 가수인 '미국판 임영웅' 모건 월렌의 < One Thing At A Time >에게 자리를 내준 바 있다. 

'마의 7년 차' 넘어 글로벌 팬 사로잡다​
 

지난해 진행된 트와이스 'Ready To Be' 투어 소파이스타디움 공연 중 한 장면. ⓒ JYP엔터테인먼트

 
일반적으로 몇몇 팀을 제외하고 상당수 케이팝 그룹들은 데뷔 7년을 기점으로 사양길에 접어드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7년에 걸친 첫 계약이 종료되면 연기, 예능, 솔로 활동 등 팀보다는 멤버 개인별로 각자의 영역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데 중점을 두다보니 자연스럽게 단체 활동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시기가 되면 1년에 음반 하나 내는 것조차 쉽지 않은 데다 그룹이 해체되는 일 또한 빈번하다.  

​그런데 트와이스는 이를 뛰어 넘어 특히 세계 시장에서 훨씬 빛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우리가 그동안 목격했던 수많은 팀들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가 한창 극성이던 2020년부터 미국 시장에서 반응을 이끌어 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한 사항이다.  

현지 대면 활동의 길이 막혔지만 역설적으로 이 시기가 트와이스에겐 기회의 발판이 되었다. 틱톡으로 대표되는 미국 젊은 음악팬들의 SNS 통로를 통해 트와이스의 음악은 그들에겐 신선한 자극제 같은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우리에겐 일찌감치 익숙했던 트와이스의 음악, 춤동작이야말로 되짚어보면 숏츠 영상을 담아내는 모바일 세로 화면에 최적화된 콘텐츠였기 때문이다.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킬링 포인트' 안무와 중독성 강한 멜로디 라인이 비로소 글로벌 팬들을 사로잡는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끈끈한 결속력... 새로운 전성기를 마련하다​
 

트와이스의 신곡 'One Spark'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JYP엔터테인먼트

 
트와이스의 현지 인기는 단순히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만들 수 있는 팬덤 확보 뿐만 아니라 초대형 스타디움을 관중들로 가득 메울 수 있는 공연형 가수로 우뚝 올라설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지난해 진행된 'Ready To Be' 투어는 매회 수만 명의 관객들을 트루이스트 파크, 글로브라이프 필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 소파이 스타디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미식축구 NFL 중계 때나 봐왔던 경기장으로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다.  

​2000년대 후반 JYP의 수장 박진영 PD와 작곡가 방시혁, 그리고 원더걸스가 고생하면서 도전했던 미국 시장의 벽은 당시만 해도 철옹성 그 자체였지만 그때의 고생과 흘린 땀은 결국 수년이 흘러 좋은 결실로 이어졌다. 스트레이키즈(2022년)가 JYP의 못 다 이룬 꿈을 처음 채워 넣었고 이제 그룹 트와이스가 또 한번 큰 일을 해냈다.   

​이러한 트와이스의 승승장구에는 단 한 명의 이탈 없이 지속중인 멤버들의 끈끈한 결속력도 한몫을 차지한다. 여타 팀 대비 개인 활동이 많지 않았다지만 트와이스는 성공적인 솔로 데뷔를 이룬 나연을 비롯해서 일본에서 선전한 유닛 미사모(미나-사나-모모) 등 능력 많은 구성원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각자 욕심을 내려 놓고 트와이스라는 이름에 대해 여전히 끈끈한 우애를 드러내면서 데뷔 10년 차가 된 지금 비로소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트와이스 빌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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