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사이어인변신
드래곤볼
그리고 <드래곤볼>에는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료가 되는 화해와 연대의 서사가 녹아있다. 피콜로도 처음에는 적이었지만 나중에는 오공의 든든한 동료이자, 결국엔 아들인 손오반의 대부 혹은 삼촌격이 된다. 베지터는 적이었지만, 최고의 라이벌로, 후에는 최고의 노후 동반자(?)가 된다.
인조인간들도 꽤나 무시무시한 적이었지만 그들 중 하나는 나중에 크리링의 아내가 된다. 마인부우 역시 최고의 적이었지만 끝내는 동료가 되는 꽤나 아름다운 전개를 담고 있다. 아마 이런 설정들이 후에 <나루토>의 스토리 라인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여겨진다.
이 <드래곤볼>이라는 세계는 나의 세계에, 그리고 나 뿐만이 아닌 '우리'의 세계에 알게 모르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믿는다. 우리는 마치 일곱 개를 모으면 소원을 이루어지는 것 같은 '드래곤볼'을 찾는 듯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나. 그 드래곤볼은 각자 다르겠지만, 이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꿈을 꿀 수 있었다.
손오공은 우리 마음속의 히어로다. 우리는 그를 보면서 선한 마음을 가지고, 선하게 살고 싶어했다. 그리고 그가 강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성장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걸 할 수 있었고, 한계를 초월할 때 마다 눈물 나는 듯한 대리만족을 경험했고, 우리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옆에 있는 친구들을 사랑하고 생각하는 마음들 뿐만 아니라, 한때는 적이었어도 다 각자의 사정이 있는 법이고, 어떤 상황에서는 가장 든든한 동료가 될 수도 있다는 큰 가능성을 우리에게 알게 해줬다. 그것은 어린 마음에나, 지금의 어른이 된 마음에나 단단하게 심겨진 여전히 아름다운 마음이지 않은가.
특별히 <드래곤볼>에서 가장 강력한 적들은 모두 주인공들 개인의 힘이 아니라 항상 모두의 기를 받아서 만든 '원기옥'으로 이겼다. 이것이야 말로 결국 이 세계의 '악'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연대'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 시절부터 우리에게 알려준 완벽한 메타포가 아닌가.

▲ 드래곤볼 주요인물들
드래곤볼GT
문득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에, 오랜만에 만화책 방에 가서 <드래곤볼>을 아주 천천히 꼭 정주행하고 싶은 마음이다. <드래곤볼>이 그리운건지, 아니면 <드래곤볼>을 처음 알고, 보고, 꿈을 꾸며, 그리며 자라왔던 그때의 내가 그리운지 잘 모르겠다.
토리야마 선생님 고맙습니다. 드래곤볼이 있어서, 오공이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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