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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팀에 없는 류현진" 가을야구 꿈꾸는 한화의 자신감

개막전 선발로 류현진 내세운 한화... 기대하는 성과낼 수 있을까

24.03.23 11:06최종업데이트24.03.2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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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부산 동래구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롯데 자이언츠 시범경기. 한화 선발 투수 류현진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에이스' 류현진이 돌아온 한화 이글스가 가을야구에 도전장을 던진다. 3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한화는 예상대로 류현진을 선발로 낙점했다. 상대는 지난 시즌 디펜딩챔피언이자 올시즌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LG 트윈스다.
 
류현진의 한국프로야구 시즌 개막전 선발 등판은 미국 진출 직전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2년 이후 무려 12년 만이다. 류현진은 한화 1기 시절 통산 98승 52패 1세이브 1238탈삼진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하며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의 기록을 남겼다.
 
류현진은 지난 2차례 시범 경기에서는 9이닝 9피안타 3실점 9탈삼진,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고 4사구는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시범경기라서 아직 전력을 다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위력적이었다. 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12년간 메이저리거들을 상대하면서 원래 장기인 제구가 더 정교해졌고 구사할 수 있는 레퍼토리가 더 다양해졌다고 호평했다.

LG 상대로 강한 모습 보였던 류현진
 

▲ 역투하는 류현진 1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시범 경기. 1회초 한화 선발 류현진이 공을 던지고 있다. ⓒ 연합뉴스

 
류현진은 LG를 상대로는 통산 35경기에 등판하여 22승 8패 평균자책점 2.36으로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이 신인이던 2006년 4월 12일, 'KBO리그 데뷔 첫 승'을 거둔 것도 잠실 원정에서 LG를 상대로 7.1이닝 3피안타 무실점 10탈삼진을 기록한 경기였다. 2010년 5월 11일에는 류현진의 한 경기 개인 최다인 17개의 삼진을 LG 타자들을 상대로 잡아내기도 했다.
 
다만 당시는 LG가 한창 가을야구와 인연이 없었던 암흑기 시절이었다면, 현재는 리그 우승팀으로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류현진에 맞서는 LG는 새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를 낙점했다. 올시즌도 강력한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는 LG를 상대로 류현진이 어느 정도의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올시즌 류현진과 한화의 성적도 가늠해볼수 있을 전망이다.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와 부상 전력이 변수이기는 하지만, 류현진은 건강하다면 KBO리그에서 여전히 10승-15승 이상의 성적을 보장해줄 수 있는 에이스로 기대되고 있다. 한화가 올시즌 5강 이상의 전력으로 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바로 류현진의 존재 때문이다.
 
한화는 프로야구 역사상 손꼽힐 정도로 긴 암흑기를 보냈다. 최근 5년간 팀순위는 전체 10개 구단 중 '9, 10, 10, 10, 9위'였다. 범위를 넓히면 최근 16시즌 동안 가을야구에 나간 것은 단 1번(2018년) 뿐이고, 꼴찌는 무려 8번이나 기록했다. 심지어 암흑기가 시작된 초기인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류현진이 한화 유니폼을 입고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이었다.
 
우승에 대한 한은 더욱 깊다. 한화는 1986년 전신인 빙그레로 창단한 이래 통산 38시즌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9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20세기의 기록이다.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도 류현진의 데뷔시즌이던 2006년으로 벌써 18년 전이다.
 
구단의 일관성 없는 운영 정책과 세대교체 실패, 부실한 육성 시스템, 잘못된 감독 선임 등 여러 가지 구조적인 문제가 겹치면서 암흑기가 길어졌다. 21세기 최약체라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팀을 성원하는 한화 팬들을 가리켜 '보살'이라는 웃지 못할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한화는 최근 몇 년간 길고 험난한 리빌딩의 시간을 거치며 팀을 재정비했다. 비록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는 했지만 다행히 성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한화가 공들여 키운 노시환-문동주가 국가대표이자 리그 올스타급 선수로 성장했다. FA로 채은성-안치홍 등 즉시전력감 선수들을 꾸준히 보강하며 공수 뎁스가 두터워졌다.
 
지난 시즌 준수한 활약을 보여준 두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와 펠릭스 페냐가 건재하고, 여기에 새롭게 가세한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가 기대에 부응해준다면 어느 팀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전력을 구축하게 된다. 또한 암흑기 동안 착실하게 끌어모은 유망주 김서현과 황준서 등 미래 자원들의 성장도 기대를 모은다. 올시즌 류현진의 컴백이 없었더라도, 이미 한화의 전력은 충분히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이다.

팬들과 전문가들 모두 이제 한화가 올시즌에는 더 이상 경험이 아닌 성과를 내야 할 시기라고 전망하고 있다. 2024시즌 판도는 LG와 KT, KIA가 나란히 '3강'으로 꼽히는 가운데 한화가 두산-NC-롯데 등과 함께 5강을 다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류현진과 함께하게 된 한화는 더 나아가 이제 '가을야구 그 이상'도 꿈꾸고 있다. 류현진은 화려한 개인 커리어에 비하여 의외로 우승복이 없었다. KBO리그 한화와 메이저리그 LA다저스-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을 모두 합쳐서 프로에서는 단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그나마 국가대표팀에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류현진은 올시즌 한화로 복귀하면서 무려 8년이라는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사실상 한화와의 종신계약이라는 평가다. 류현진의 궁극적인 목표는 은퇴하기 전에 21세기 한화의 첫 우승을 이끄는 것이다.

"우리 개막전 선발투수는 '다른 팀에 없는' 류현진입니다."

최원호 감독이 미디어데이에서 류현진을 개막전 선발로 발표하며 사용한 표현이다. 류현진이라는 투수가 한국야구에서 차지하는 특별한 위상과, 달라진 한화의 자신감을 동시에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연 류현진이 한화의 암흑기를 청산한 영웅으로 화려하게 금의환향할 수 있을지, 그리고 다시한번 KBO리그를 평정하는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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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한화이글스 프로야구 개막전 2024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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