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첫날의 기록입니다. 현장소장님이 보내주신 첫 번째 사진입니다. 공사 현장을 확인하신 후, 건축물이 앉힐 자리에 파란색 라커로 표시를 해 주셨어요. 사진 보면서,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릅니다!
하규하
마침내! 공사가 시작되었다. 2023년 3월의 봄날 시공사를 선택하며 시작된 공사는 열 번이 넘는 설계 수정, 인테리어 미팅과 가구 미팅까지 거친 후, 드디어 12월 3일의 현장 미팅으로 이어졌다.
계획은 9월 착공이 목표였지만, 세상은 참 계획대로 되지 않는 걸 또 한 번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인생은 예측불허라서 삶은 그 의미를 갖는다는, 순정만화의 가르침이 없었다면(<아르미안의 네 딸들> 신일숙), 여기서 또 좌절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다행히도 좌절의 바닥에서 끌어올려 준 구원의 손길이 있었다. 현장소장님, 감사합니다!
엄마와 현장 미팅을 마친 후, 곧바로 현장 측량 및 건물이 놓일 위치를 확인하고는, 기초공사가 시작되었다. 첫날의 공사장이 여전히 생생하다. 기다려왔던 날이었지만, 생업의 압박과 35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사무실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는데 저녁 즈음 문자가 왔다. 현장소장님이었다.
예전의 집이 철거되고 새 집이 앉힐 자리를 파란색 라커로 표시한 몇 장의 사진들이었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드디어 시작이구나. 나는 이제 더 이상 가족들에게 의심받지 않아도 되는구나.
그 파란색 선 안으로 8개월 넘게 고민했던 우리 가족의 새 집이 올려지게 되겠구나, 하는 수많은 생각이 한꺼번에 몰아쳤다. 집을 짓기로 결심한 이후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다.
겨울에 철근 콘크리트 공사 괜찮을까?
"12월 13일에 기초 타설 예정입니다. 건축물 현황측량 신청 부탁드립니다. 건축사사무소에 여쭤보시면, 경계측량업체를 알려주실 거예요."
공사가 시작되자 모든 것이 일사천리였다. 집을 짓기로 결심한 이후, 공사에 대해서는 끝없이 상상해왔다고 자부해 왔지만, 직접 보고 만지고 확인하는 세상은 전혀 달랐다. 현장소장님은 결정이 필요하거나, 상의가 필요한 일들에 대해 계속 의견을 물어보셨지만, 반대로 내가 제대로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일 뿐이었다.

▲첫 번째 현장 방문의 날입니다. 기초공사는 벌써 진행되어 있었고, 단열재가 올라간 기초를 보는 순간부터 완전히 반했답니다. 이날부터 제 눈에는, 건물이 지어진 풍경이 계속 보였어요. 얼마나 행복했다구요!
이창희
"소장님, 저 멍청한 질문 하나 있어요. 철근 콘크리트 건물은 겨울 공사를 하면 안 된다던데, 괜찮을까요?"
"요즘엔 관련 법규가 강화되어서,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현장의 온도가 일정 온도 이하로 계속되면 현장 작업에 제한이 있고요, 영하 5도 이하로 떨어지면 레미콘이 콘크리트를 공급하지 못합니다. 양생 중에도 영하의 온도가 우려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할 테니 너무 걱정 마세요."
사람이란 것이 원래부터 간사하다지만,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는 언제 시작하는지가 가장 큰 걱정이더니, 현장이 열리고 나니 또 다른 것들이 계속 신경 쓰인다. 제일 먼저 신경을 거스른 것은 겨울에 진행하는 철근 콘크리트 공사였다. 예전부터 겨울 공사는 하면 안 된다거나, 영하의 날씨에는 콘크리트 양생에 문제가 있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인지, 걱정이라며 질문을 했더니 우문에 현답이다. 바로 안심이 된다.

▲서산시청 건축물 착공신고 현황 겨울에도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건물 공사가 꽤나 많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겨울공사라고 걱정했더니, 괜찮다며 안심하라고 하시네요.
이창희
나중에 서산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유사한 규모의 착공신고 건을 확인한 결과도 동일했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건물의 착공이 가장 많은 달은 5월과 9월이었지만, 겨울인 11월부터 2월까지도 꽤나 많은 건수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데이터가 말해주는 주의해야 하는 날씨는, 겨울의 추위보다는 여름의 무더위나 장마인 모양이었다. 실제로도 6월과 7월의 공사 건수가 겨울보다 적었다.
드디어, 공사가 시작되었다. 불안하고 걱정스럽던 10월과 11월의 가시방석은 이제 끝이다. 든든한 현장소장님과 시공사의 팀들이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며, 집을 짓기 시작하셨다. 두려움보다 기대가 훨씬 커진 채 12월을 맞이했다. 지금부터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 좋은 떨림이다.

▲올해의 크리스마스 카드도 공사장 풍경! 현장소장님이 보내주신 눈쌓인 풍경으로 올해의 크리스마스 카드를 대신했습니다. 올해 가장 좋은 일도 공사를 시작한 것이었으니까요! 친구가 올해의 인물을 뽑아보라는데, 당당하게 '현장소장님!'을 외쳤으니 얼마나 좋았는지 아시겠죠?
하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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